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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인권법 서명...이라크 시위대, 이란 영사관 방화


28일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미국 성조기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에서 홍콩인권법에 서명했고, 중국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중국은 주중 미국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가 이란 영사관에 방화하면서 외교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볼리비아 임시정부가 10여 년만에 주미대사를 지명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전격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 법안은 효력을 발휘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흔히 줄여서 '홍콩 인권법'이라고 부르는데요. 무역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홍콩에 부여하고 있는 '특수지위'를 계속 누리게 할지 여부를 매년 미 국무부가 판단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또 고문과 구금 등 중대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특히 지난 며칠 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구해오지 않았습니까? 트럼프 대통령, 법안에 서명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안에 서명하고 별도의 성명을 내놨는데요. 홍콩인권법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들, 그리고 대표들이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하고 모두가 오래도록 평화와 번영을 누리기를 바라며 제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법 적용에 대해서는 일부 여지를 남겨 주목됩니다.

진행자) 여지를 남겼다는 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에서 이 법의 특정 조항들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 각각의 조항들에 대해 외교관계를 존중하면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에 부합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CNN'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대통령이 이를 이용해 제재 부과에 시간을 끌거나, 무역 협상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관측들이 나왔는데, 결국 의회의 편에 서긴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하원과 상원은 홍콩에서 시위가 장기화하자, 홍콩의 민주화와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들을 잇달아 상정했습니다. 지난달 하원은 홍콩인권법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요. 지난 19일 상원도 비슷한 내용의 홍콩인권법안을 구두표결에 부쳐 역시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상원의 이 법안은 다음날인 20일 하원에 보내져 찬성 417, 반대 1표,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돼 대통령의 서명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중국과의 무역 합의 서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측이 엇갈렸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일 법안을 거부하면 이 법안은 다시 의회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의회의 3분의 2 찬성을 받으면 다시 가결됩니다. 현재 하원뿐만 아니라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3분의 2 찬성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할 거라는 관측인데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서명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또 다른 홍콩 관련 법안에도 서명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미 의회는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에 사용하는 최루가스, 고무탄, 전기충격기 같은 시위 진압용품의 홍콩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도 가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법안도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간 홍콩은 중국의 일부로 미국의 조처는 엄연한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해왔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28일, 미국은 홍콩을 비롯해 중국의 다른 국내 문제에 대한 간섭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해로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주재 미국 고위 외교관들이 일주일 새 연거푸 중국 외교부로 초치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미국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키자,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의 외유에 따라 대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던 윌리엄 클레인 주중 미국대사관 공사 참사관을 불러 강하게 항의했는데요. 홍콩 구의원 선거 다음날에는 브랜스태드 대사를 불러 홍콩 문제에 대한 미국 개입을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28일, 브랜스태드 대사를 초치해 '노골적인 패권 행위'라며 홍콩 인권법은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됐을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0년 지기로 소개되기도 했었는데요. 브랜스태드 대사는 중국 외교부의 이같은 항의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미국은 홍콩의 민주주의 가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며 다소 험악한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나중에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은 반드시 홍콩 시민들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홍콩의 자치와 법치,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홍콩이 미국의 법에 따라 특별지위를 유지하는 핵심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27일 밤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질렀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27일 밤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질렀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1일 시작된 이라크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27일에는 이라크 중남부 나자프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의 방화로 불에 타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이라크 시위대가 이란 영사관을 방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달 초, 이라크 남부 카발라시의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불에 탔습니다. 카발라는 시아파 최대 성지인데요. 27일 카발라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군인과 경찰들이 이곳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라크 시위대가 왜 이렇게 이란 외교공관들을 공격하는 겁니까?

기자) 이란과 이라크는 중동 지역에서는 몇 안 되는 시아파 국가들입니다. 중동 국가들이 주로 믿는 이슬람교는 수니파와 시아파, 두 종파로 크게 나뉘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의 최대 종주국이고요.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입니다. 이라크는 그동안 시아파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은 줄곧 수니파가 잡아왔는데요.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에 의해 축출된 사담 후세인입니다. 후세인 축출 후 새로 들어선 정권이 시아파인데요. 하지만 정권이 무능하다는 이라크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시아파 최대 국가인 이란 외교공관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내각 사퇴도 요구하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대는 만성적인 실업난과 정부의 부정부패 등을 규탄하며 시아파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해왔는데요.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각료 교체, 공직자 급여 삭감, 실업 대책 등을 내놨지만 시위를 진정시키지 못했고요. 결국 이달 초 조건부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건부라는 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권력의 공백을 피하기 위해 후임자가 선정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겁니다. 현재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조기 총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잇따른 외교공관 피해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 외무부는 28일, 자국 영사관을 방화한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면서, 이라크 정부에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책임있는 지도력으로 이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라크 정부도 이라크 내 모든 외교공관들은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시위대의 방화는 결코 이라크 정부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시위로 인명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27일 나자프 시에서 발생한 시위로만 적어도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나자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있습니다. 또 이라크 동남부 나시리야에서도 27일 밤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75명 이상 다쳤는데요. 당시 보안군은 실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수도 바그다드에서도 군경의 발포로 시위에 참여한 시민 2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습니다.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350명 이상 숨지고 수 천 명이 다쳤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의 월터 세라테 주미대사 지명자가 28일 라파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볼리비아의 월터 세라테 주미대사 지명자가 28일 라파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볼리비아 임시 정부가 주미대사를 지명했다고요.

기자) 네, 볼리비아 임시 정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월터 오스카 세라테 쿠에야르 전 유엔주재 볼리비아 대표를 주미대사로 지명했습니다. 미국 주재 볼리비아 대사직은 지난 2008년 이후 지금까지 공석이었는데요. 이번 조처로 앞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리비아 정부가 왜 10년 넘게 미국에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겁니까?

기자)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사회주의 좌파 정치인인데요. 지난 2008년, 모랄레스 정부는 미국이 보수우파 야권의 쿠데타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습니다. 이에 맞서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행정부도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요. 'AP' 통신은 볼리비아 임시 정부가 10여 년 만에 주미대사를 지명한 건, 새로 들어선 우파 임시 정부가 모랄레스 정권의 외교 정책을 뒤집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났죠?

기자) 네, 지난달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 10일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2번의 임기만 볼리비아 헌법상, 이미 출마 자격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지난달, 다시 대권에 도전했고요. 투표 결과 10%의 격차로 상대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선관위의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야권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시위를 벌였고요. '국제미주기구(OAS)'도 선거에서 부정과 조작이 의심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의혹이 거세지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새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제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결국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사임을 발표한 다음날, 이웃 나라인 멕시코로 전격 망명했는데요. 이에 대해 '야반도주'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도주한 것이 아니라면서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볼리비아로 돌아갈 거라고 주장했는데요.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과의 최근 인터뷰에서도 남은 임기를 마치기 위해 볼리비아로 돌아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볼리비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고 새로운 후보로 새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볼리비아의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 사임 다음 날 성명을 내고,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은 서반구 민주화의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14년 집권하는 기간, 볼리비아 헌법을 무시했다면서, 국민들의 열망이 대통령 사퇴를 가져왔고 또 볼리비아의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축하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볼리비아는 정정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한 후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과도 정부를 출범시켰는데요. 볼리비아 임시정부는 대선을 다시 치르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아직 일정도 잡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극도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시위대가 행정수도인 라파스에 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공장을 봉쇄하고 1주일째 시위를 벌여 극심한 연료 부족 사태를 겪는 등 정치, 사회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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