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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햄리 CSIS 소장] “향후 미-북 관계 냉각기 예상…주한미군은 돈 받고 한국 지키는 용병 아냐”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소장이 2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소장이 2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관여의 시기를 지나 대립의 시기를 향해 가고 있다고,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소장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지나면 장거리 미사일 혹은 핵 실험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햄리 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햄리 소장을 김카니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최근 미국이 북한에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한반도에서 외교의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햄리 소장) 북한이 지난 30년 간 해왔던 발언들과 같은 성격의 발언입니다. 전형적인 북한 정권의 선전 수단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인데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자) 북한은 최근 담화들을 통해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협상 태도는 국방부에 계실 때부터 익히 경험하셨을 텐데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햄리 소장)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의 수혜자는 미국이 아닌 북한입니다. 미국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고 북한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해결책을 찾는 것은 북한에 이득입니다. 북한에 더 이상 게임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기자)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제안을 하시겠습니까?

햄리 소장) 북한이 얼마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북한은 핵 시설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고, 양측은 아직 비핵화 정의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하려는 의도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내려면 몇 개 핵 시설이 있는지, 그리고 시설들에서 어떤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신고서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정보들을 우리도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VOA 뉴스] “미북 협상 재개 ‘부정적’…‘동맹 보호’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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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 전에 실무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햄리 소장) 낙관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스톡홀름에서 실무 회담이 끝난 후 북한은 미국을 비난하는데 급급했습니다. 북한은 실무 회담을 선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말 전에 실무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지나면 미-북 관계가 다시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햄리 소장) 또 하나의 사이클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관여의 사이클이 있고 그 정반대의 사이클이 있습니다. 우리는 대립의 사이클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2, 3개월 안에 북한이 굉장히 도발적인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했던 시기들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과 핵 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예측 가능한 사이클입니다.

기자) 미-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3차 회의가 결렬로 끝났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약 50억 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수준의 방위비 분담이 적정하다고 보십니까?

햄리 소장) 저는 주한미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굉장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닙니다. 미국 군대의 목적은 미국을 지키는 것입니다. 또, 아시아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주한미군은 중국, 북한, 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미국에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해선 안 됩니다.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의 금액이 적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현재 약 10억 달러를 분담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낼 수 있다면 환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국이 최소한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없습니다. 미국이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한국은 항상 군대를 보냈습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의 가치보다 ‘돈’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의 미-한 동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햄리 소장) 우선 미-한 동맹의 토대가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어떤 다른 나라 보다 한국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외세로부터 침략받은 오랜 역사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은 후 한국에 대한 외세의 침략은 없었습니다. 한국은 이를 이해하고 있으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기자) 미-한 동맹의 약화를 우려하십니까?

햄리 소장) 네, 우려됩니다. 미군이 왜 한국에 주둔해 있는지,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협상은 때때로 격앙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합니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발자국 물러나서 성패가 달려있는 근본적인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양국이 공유한 근본적인 사안들은 양국을 더 가깝게 할 것입니다.

기자) 한국 정부가 한-일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내렸지만 양국 간 긴장 상태는 여전합니다. 미국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햄리 소장)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중요한 동맹입니다. 양국 간 갈등이 주체할 수 없는 지경으로 가기 전에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미국은 양국에 관계 복원의 중요성을 촉구할 것입니다. 또, 미-한-일 삼각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한발 물러서서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한 것은 긍정적인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20년 가까이 CSIS 소장을 맡아오셨습니다. 싱크탱크의 역할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미 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까?

햄리 소장) 네.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정책 제안에 대해 열려있습니다. 행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미팅이 정례적으로 잡혀있진 않습니다. 행정부 관리가 오프더 레코드 혹은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할 때가 있고 해당 사안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는지 전화를 걸어올 때도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대북정책의 전통적 결정 라인이 와해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혹시 행정부와 싱크탱크 사이의 정책 제안이나 교류 빈도에도 변화가 있습니까?

햄리 소장) 그렇지 않습니다. 비공식 대화들은 항상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로의 순방과 관련해서 브리핑을 해주고 싶다는 등 교류는 자주 있습니다. 오바마와 부시 행정부 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자리가 공석이었을 때 국무부와의 교류는 조금 뜸했습니다. 차관보 대행이 아닌 정식으로 인준 받은 차관보가 있을 때 사안을 더 확신있게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존 햄리 CSIS 소장으로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과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한 동맹의 현 주소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카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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