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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하루 멀다고 ‘대미 성명’ 발표...’연말시한’ 앞두고 “적대시 정책 철회” 집요한 요구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확대정상회담에 북한측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확대정상회담에 북한측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최근 북한이 하루가 멀다고 대미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성명의 방점은 대부분 ‘적대시 정책 철회’에 찍혀 있는데, ‘연말 시한’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조건으로 구체적인 ‘제재 완화’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북한은 19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기자문답 형식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김 대사는 이 담화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 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사의 이번 문답은 최근 북한이 하루가 멀다고 내놓고 있는 담화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김 대사에 앞서 18일에는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각각 담화를 내는 등 하루 두 차례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나온 북한의 담화는 한결같이 미국에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는 ‘적대시 정책’이란 대북 제재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달 들어서 비핵화 협상 관련 대미 담화를 9번이나 발표했는데 특히 최근 발표한 담화를 보면 북한의 요구는 ‘제재 완화’에 맞춰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를 명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4일 나온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담화입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종전 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이 아닌 ‘생존권과 발전을 저해하는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책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17일 나온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안’을 비난하며 ‘적대시 정책 철회’ 논의 없이는 핵 문제가 논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촉구’ 트윗에도 북한의 반응은 ‘적대시 정책 철회’였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최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요구가 무엇인지 더욱 명확해졌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t’s consistent with what Foreign minister said right after the failure of the Hanoi talk. That they’re looking for specific sanctions relief.”

경제적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조치’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며, 지금 북한이 필요한 것은 제재 완화라는 겁니다.

현재 북한에 가해진 제재는 미국 독자 제재와 유럽연합 재재, 유엔 제재 등입니다.

이 가운데 북한이 집요하게 지목하고 있는 ‘적대시 정책’은 주로 유엔 대북 제재입니다.

북한 리영호 외무상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이를 직접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리용호 회무상(지난 2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지가 아니라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총 11건 가운데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에서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 입니다.”

앞서 유엔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총 5개의 결의안을 통해 대북 제재를 채택했습니다.

2016년 3월 채택된 결의 2270호는 민생 목적 외 석탄과 철, 금, 희토류 수출 등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듬해 5월,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71호를 채택하며 민생 목적을 포함한 모든 목적의 석탄과, 철, 철광석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며 제재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어 같은해 11월 채택한 결의 2375호를 통해선 대북 유류 공급을 30% 감축했으며, 가장 최근 결의인 2397호를 통해 정제유 공급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15일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게 오는 22일까지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모두 송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히면서 각 국의 성실한 유엔 대북 제재 이행을 당부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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