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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공개청문회 돌입...‘불체청소년 구제’ 대법원 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11일 뉴욕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11일 뉴욕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가 이번 주 공개 청문회로 전환됩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표적 이민정책인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다카)’ 제도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하고요. 재향 군인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는 연방 기념일, 11월 11일 ‘베터런스데이(Veterans Day)’ 관련 소식 함께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이번 주부터 대통령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가 열리는군요?

기자) 네. 하원이 지난 9월 24일 대통령 탄핵 조사 개시 선언 이후, 비공개 증언과 자료 소환 등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번 주부터 공개 청문회를 엽니다. 지난달 말 본회의에서 채택한 ‘탄핵 조사 공식화’ 결의안에 따른 건데요. 증인들의 발언이 텔레비전으로도 중계되고, 언론은 이 내용을 가감 없이 보도할 예정이어서, 탄핵 정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누가 공개 증언에 나서게 됩니까?

기자) 우선 13일에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와 조지 켄트 국무부 부차관보가 출석하고요.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증언합니다. 이 밖에 트럼프 행정부 주요 전·현직 관계자들의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같은 공개 청문회 일정 전반은 민주당 소속인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개 청문회를 맞게 된, 트럼프 대통령 쪽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가 계속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패한 정치인인 애덤 쉬프는 그와 (낸시) 펠로시(하원의장)의 수치스러운 마녀사냥에 백악관 사람들이 나와 증언하길 바란다”고 10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 (법률팀) 변호사들이나, 우리 쪽에서 요구하는 증인들의 증언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일은 미 의회에서 사상 초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쉬프 정보위원장이 최근 속속 공개하고 있는 비공개 증언 발언록에 대해 “손을 본(doctored) 문서들”이라며, 왜곡된 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개 청문회가 불공평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도 잇따라 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추문을 촉발시킨 ‘내부고발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청문회를 비롯한 탄핵 조사 전반에 “효력이 없다(invalid)”고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원이 탄핵안을 처리하고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도착 즉시 사망(dead on arrival)”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와 별도로, 대통령이 탄핵당할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대통령 측에선 전혀 잘못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문제가 된 지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완벽했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아무것도 잘못된 일이 없다”면서, 녹취록을 읽어보라고 대중에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도 이 같은 입장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책을 새로 내면서 CBS와 인터뷰했는데요. 탄핵은 고위 공직자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형당할 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록을 아무리 살펴봐도, 탄핵 사유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통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다시 짚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부자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통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에게, 4억 달러 가까운 대우크라이나 군사원조금 집행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정치적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곤경에 몰기 위해 대통령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는 민주당 측 주장이 탄핵 조사의 발단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통화가 “완벽했다”고 반박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정상 간 대화를 통해 원조를 보류했다 집행하는 일이 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의회가 승인한 대외 원조를, 상대국이 제공하는 조건에 따라 보류했던 적이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현지의 부패 실태를 우려하고 조사를 요구하면서, 관련 상황에 따라 원조를 보류한 것은 아무 잘못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우크라이나 원조를 보류하는 과정에 관여했던, 당국자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대리 대사와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대사 등이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취지로 비공개 증언한 내용이 알려졌고요.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의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하원의 소환이 적법한지 여부를 따져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공개 청문회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기자) 공화당은 추가 증인을 신청했습니다. ‘내부고발자’와 함께,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인 헌터 바이든 씨를 청문회에 부를 것을 9일 요청했는데요. 쉬프 정보위원장은 곧바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정책 및 '임시보호지위'(TPS) 존속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10일 미 워싱턴 DC 대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정책 및 '임시보호지위'(TPS) 존속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10일 미 워싱턴 DC 대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다카)’ 제도를 대법원이 심리하는군요?

기자)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시작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제도의 존치 여부를 12일 대법원이 심리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이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폐지에 반대하는 이민단체 등의 소송이 잇따르면서 대법원까지 올라간 겁니다. 소송 진행 중에는 이 제도 대상자들의 추방을 집행하지 않도록 법원이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다카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말 그대로, 불법체류 청년들을 구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서, 불체 상태가 된 경우가 많은데요. 이민법에 따라 추방 대상이 된 것을, 이 제도를 통해 유예해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 경우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66만 명 정도로 파악됩니다. 그 중에 16세부터 20세까지가 약 10만 명이고요. 21세부터 30세까지가 약 40만 명, 31세부터 38세까지가 10만 명 조금 넘는 것으로 올해 6월 이민국 통계에 나왔습니다. 이민 사회에서는 흔히 이들을 ‘꿈꾸는 사람’, 드리머(Dreame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제도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헌법에 위배되는 사면 조치”라는 주장입니다. 불법체류는 이민법 위반이어서, 추방을 비롯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면하게 해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미 헌법에 규정한 사면 근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카’ 폐지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돼 왔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정치적 공방이 벌어졌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인 멕시코 접경 장벽 건설을 추진했는데요.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을 승인해주면, ‘다카’를 일시 연장하겠다고 제안했는데요. 민주당은 ‘다카’를 확실히 지켜야 한다면서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를 대법원이 어떻게 판결할까요?

기자) 대법원의 판단을 미리 전망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민단체들은 ‘다카’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최근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 제동을 건 사례가 잇따른 점에, 이민단체들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제동을 사례로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신규 이민자들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이달 3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는데요. 연방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보류됐습니다. 앞서 이민 당국은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영주권과 비자 발급을 대폭 제한하는 정책을 집행하려고 했는데요. 역시 법원이 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11일, 뉴욕에서 열린 '베테런스데이' 기념 행사에 참석한 재향 군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 치고 있다.
11일, 뉴욕에서 열린 '베테런스데이' 기념 행사에 참석한 재향 군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 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11일이 미국의 연방기념일 하나인베터런스데이(Veterans Day)’였죠?

기자) 네. 미국에서는 재향 군인을 ‘베테랑(veteran)’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는 날이 ‘베터런스데이’, 11월 11일입니다. 미 전역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는데요. 각급 학교에서 군인들에게 감사하는 글과 그림 등을 저마다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고요. 주요 상점들이 다양한 무료 행사도 열었습니다.

진행자) 미 전역에서 진행된 기념식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기자) 제복을 입은 장병들이 주요 도시에서 행진했습니다. 뉴욕 시내에서 벌어진 행진은 올해로 100번째를 맞았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행사에 참석해, 행진 종료 지점인 ‘매디슨스퀘어공원(Madison Square Park)’에서 전몰 군인들에 헌화하고 연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참석 직전, 트위터에 “행복한 베터런스데이 되시길!”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행사에서 뭐라고 연설했습니까?

기자) 재향 군인들을 올바르게 대우하는 것은 모든 미국인의 몫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베테랑들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웠기 때문에, 이제 그들을 섬기고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 매일 살아가면서 실천해야 할 의무”라는 겁니다.

진행자) 베테랑들을 미국에서 어떻게 섬기고 보호하나요?

기자) 민·관을 통틀어 다양한 재향 군인 지원 프로그램과 제도가 있습니다. 특히 매년 ‘베터런스데이’에 눈에 띄는 것은, 상점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감사 행사인데요. ‘스타벅스’나 ‘올리브가든’ 같은 유명 식음료점에서 전·현직 군인 신분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음식과 음료수를 대접합니다. 이 밖에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거나, 자동차 정비를 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현역이나 제대한 군인들이 하루 동안 다양한 무료 혜택을 누리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전역의 웬만한 곳에는 ‘골든코랄(Golden Corral)’이라는 뷔페 식당이 있는데요.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매년 ‘베터런스데이’에 베테랑들에게 무료로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 때문에, 인근 제대 군인들이 이 식당에 모여 복무 당시를 회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도 이런 행사를 하나요?

기자) 군인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 나라마다 있지만, 미국이 유별납니다. 미국에선 사회 전반에 군인들을 우대하는 풍토가 자리 잡아 있는데요. 사후에도 장병들의 상당수를 알링턴 국립묘역에 안장합니다. 알링턴 묘역은 군인 외에 역대 대통령·부통령을 비롯해, 미국 역사에 중요한 인물들이 영면한 곳인데요. 최근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서, 당국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링턴 묘역이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전·현직 장병을 통틀어 2천200만 명 정도가 알링턴 묘역에 안장 자격을 가졌는데요. 현재 신규 수용 가능한 묘소는 9만5천 개에 못 미친다고 관리 책임자가 최근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확장 공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장하면, 대상자를 모두 받을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확장하더라도 묘소가 6만 개 정도만 늘어나는 건데요. 그 정도만 돼도 당장은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장을 하더라도 공간이 턱없이 모자라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안장 대상을 줄이는 방안을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데요. 사후에 알링턴 묘역에 묻힐 자격을 지금보다 엄격히 만드는 계획을 최근 마련했습니다. 미국 최대 제대군인 단체인 ‘미국베테랑협회(AMVETS)’ 측은, 자격 규정이 바뀌면 회원 중에 40% 정도 제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군인 출신 중에 어떤 사람들이 안장 대상에 남고, 어떤 사람들이 제외됩니까?

기자) 전사자와 전쟁포로로 잡혔던 사람, 그리고 ‘퍼플하트(Purple Heart)’ 기장을 받은 사람 등은 그대로 남습니다. ‘퍼플하트’는 임무수행 중 부상당한 장병들에게 주는 상훈인데요. 전투 중에 숨졌거나, 전투 중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서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만 알링턴 묘역에 묻힐 자격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전투에 관련 없는 사망은, 규정 변경 후에는 안장 대상이 아닌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역 복무 중에 숨졌더라도, 전투와 관련 없는 사망이면 알링턴 묘역 안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상자를 제한하면, 알링턴 묘역에 얼마나 여유가 확보됩니까?

기자) 향후 150년 정도는 신규 안장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포화될 우려를 안 해도 되는 건데요. 미 의회는 최근 예산안을 짜면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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