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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회사, 라진항 통한 석탄 수출 시도...'제재위반' 우려 선박 수배 어려움


러시아 접경 북한 라진항의 지난달 위성사진.
러시아 접경 북한 라진항의 지난달 위성사진.

북한 라진 항에 러시아산 석탄 4만t이 수출을 위해 하역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라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아 불법은 아니지만, 불이익을 염려한 선박업계로부터 사실상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수출의 성사 여부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출을 시도 중인 러시아산 석탄의 목적지는 중국입니다.

VOA가 최근 확인한 선박 수배 안내문, 즉 화주가 선박을 찾기 위해 낸 문건에는 러시아 회사가 보유한 석탄 4만t이 라진 항에서 적재돼 중국 랴오닝 성 판진 시와 광시 좡족자치구의 팡청강 시로 향하게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건을 작성한 러시아 사업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을 의식한 듯 유엔의 제재는 라진 항에서 실린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선 해당 사항이 없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안보리는 북한과 관련한 결의를 채택할 때마다 러시아산 석탄이 라진 항을 통해 수출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켜 왔습니다.

이번 수출 시도 또한 이 같은 안보리 결의의 예외조항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선박업계 관계자는 대북 제재 위반 논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 화물을 맡을 선박이 나타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진 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운반이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불이익 때문에 선뜻 나서는 선박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라진 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수출 시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가 확인한 결과, 라진 항에서의 러시아산 석탄 수출 시도는 지난 7월 이후 약 3개월 만입니다.

당시 선박업계에는 매월 2만5천t에서 최대 8만t에 달하는 석탄이 라진 항에서 베트남으로 운송된다는 내용의 선박 수배 안내문이 뜬 바 있습니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3개월 만에 이런 내용이 게시됐다는 건, 그만큼 라진 항에서의 운송이 뜸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석탄이 실제 베트남으로 운송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3개월 간 일부 소형 선박 외에 대형 선박이 입출항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만약 러시아산 석탄의 베트남 수출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면, 이는 마땅한 선박 찾기에 실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선박업계가 위험부담을 떠안길 원치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problem for North Korea and shippers...”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비밀리에, 불법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합법적인 일마저도 문제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러시아 회사가 석탄의 가격을 낮추거나 운임을 높이는 방식으로 궁극적으론 석탄 수출이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운 교수는 러시아 회사가 이번 수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에서 라진 항으로 석탄을 옮기고, 이를 또 다시 선박으로 싣는 과정에 적지 않은 돈이 들 수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겨울의 경우 블라디보스토크 일대 항구에 얼음이 얼기 때문에 부동항인 라진 항을 이용하는 게 이득이고, 이 과정에서 이용되는 노동력도 북한이 더 저렴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당초 라진 항을 통한 러시아 석탄 수출은 한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시작됐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13년 11월 러시아 광물을 라진 항으로 운송한 뒤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독자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정박한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를 결정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중단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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