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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한국, 핵무장해도 동맹 벗어나면 소용없어”


지난 2017년 7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군과 한국군이 동해안에서 실시한 합동 미사일 타격훈련에서 한국군 현무-2A 탄도미사일(왼쪽)과 주한미군 에이태킴스(ATACMS) 전술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됐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VOA는 한국 핵무장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였던 두 전문가의 주장을,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군사 부차관보를 김영교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국의 핵무장 논의는 사실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건데요. 한국의 핵무장을 찬성하십니까?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부차관보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부차관보

콜비 전 부차관보) 현 상황에서는 반대입니다. 한국이 핵 무기를 보유함으로써 지금 직면한 문제를 푸는 것이, 한국이 핵 무기 보유를 통해 얻을 결과보다 더 좋은가,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현재로서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 NPT을 지키는 것이 더 엄중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고정적이거나 영구적이지는 않고요. 현재의 전략적 상황을 평가했을 때의 얘깁니다. 미래에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어떨 경우에 그런 전략적 상황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을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북한을 놓고 봤을 때 현재의 전략적 상황을 뒤집을 만한 변수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개발하고, 또 잠재적으로 수중에서 발사하는 핵 공격 시스템을 갖췄을 때입니다.

기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그리고 중거리 미사일까지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는 지금은 왜 아닌가요?

콜비 전 부차관보) 이런 판단은, 미국인들의 생명이 한국인들의 생명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서가 아닙니다. 우리는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핵 무기를 써서 한국을 지킬 의지가 있느냐는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미국 본토, 그러니까 미국의 50개 주를 쏠 수 있게 되면, 그건 미국이 한국을 지킬 수 있는 역량에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많은 일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오기 전까지 한국은 핵 무장을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가요?

콜비 전 부차관보) 한국은 핵 무장을 결정 내리기 전까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핵확산금지조약 때문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핵 무장은 북한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에 큰 변화와 불확실성을 가져오게 될 겁니다.

기자) 어떤 불확실성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콜비 전 부차관보) 제가 늘 인상 깊게 보는 건, 한반도를 둘러싼 이슈를 논의할 때 얼마나 북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하는 겁니다. 물론 이해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더 큰 그림에서 스스로를 봐야 합니다. 한국만 역내에서 떨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핵 무장과 관련한 논의는 한반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한국도 그걸 알아야 하고요. 한반도를 따로 진공 포장되어 있는 물건처럼 떼놓고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기자) 한국의 핵 무장 필요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미한 동맹의 균열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핵 우산에 온전히 의지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저는 그런 우려를 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미국 국방부에서도 그런 조짐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핵우산에 대해 우려할 만한 일은 없다고 봅니다. 미국은 한반도의 핵 문제와 관련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분석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의 핵 무기가 한국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려면,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그 무기를 쓸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자) 만약 어쩔 수 없이 한국이 핵 무장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 되면, 미국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만약 위기로 여길만한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우리는 다른 방도를 고민해야 되겠죠.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함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 따로 있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그게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그 새로운 아이디어는, 한국이 완전히 따로 핵 무기를 가지는 방법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자) 한국이 핵 무기를 가지더라도, 완전히 독립적인 형태의 핵 무기여서는 안된다는 말씀인가요?

콜비 전 부차관보) 제 생각에 한국은 현실적으로 홀로 서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역내에서 중국이,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인도 등과 경쟁을 벌일 겁니다. 상황이 더 격해질 것이라 봅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려고 한다면, 아마 가운데 끼이는 상황이 올 겁니다. 만약 한국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려고 한다면, 미국은 그런 한국을 멀리하게 될 겁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동맹으로서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립적인 움직임을 하려는 건 한국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고, 미국을 아마 불쾌하게 할 수도 있겠죠. 그러면, 중국은 그런 한국에 대해 힘을 행사하려고 할 겁니다.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놓으려고 하겠죠. 저는 이것이 핵 무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봅니다.

기자) 미한동맹의 울타리 안에서 한국이 핵 무장 결정을 해야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미한동맹은 결코 재고 대상이 아닙니다. 미한동맹은 미국이나 한국 모두에게 합리적입니다. 전략적으로 봤을 때, 한국이 독립적인 길을 걸으려고 하면, 아마 거의 확실하게 중국의 패권 하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한국이 훌륭하게 성공한 나라이긴 하지만, 그 지역에서 독립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작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도구는 핵 무기보다도 오히려 미국과의 연대입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군사 부차관보로부터 한국의 핵 무장 가능성이 대북 억지력과 미한 동맹에 미치는 영향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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