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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협상 결렬로 ‘트럼프 외교 무능론’ 심화…민주·공화 엇갈린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계기로 워싱턴 조야에서 제기돼 온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무능론’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국무부 역할 축소와 동맹국과의 공조 결여를 지적해 온 민주당 측의 비판과 맞물립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외교적 접근법을 ‘해볼 만 한 시도’라고 평가하며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북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이 전 세계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루벤 가예고 하원의원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미-북 협상 결렬과 관련해 “세상이 훨씬 더 위험한 곳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함 때문”이라며, 북한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유 없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함으로써 이란에 힘을 실어줬고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음으로써 러시아를 대담하게 만들었으며, 중국은 아시아에서 약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은 핵 보유국일 뿐만 아니라 그 규모와 도달 범위도 늘리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력과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국무부를 정치와 무관한 전문 인력으로 채우고 김정은을 돕는 중국의 조력자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재무부에 지시할 것"을 백악관에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력에 관한 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은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내년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해 중순 VOA 기자와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독재자와의 사진촬영과 러브레터 교환에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원칙에 입각한 외교”와 “현명한 외교”를,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경험 많은 보좌관과 전문가들의 외교”를 촉구해왔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 대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트럼프 쇼”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의원은 정상급 외교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진정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이런 비판의 구체적 근거로는 주로 국무부의 역할과 재원 축소가 꼽힙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무부 속을 도려냈다”고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주장”이 아닌 “현명한 대북 협상을 위한 국무부 전문 인력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교는 무엇을 밀고 당기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행정부는 외교에 관여하기 위한 도구를 재건시켜 이를 현명한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마키 의원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예산과 인력 감축 등 국무부 개편을 우려하며, 특히 “최대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 집행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국무부 예산의 약 30% 축소를 계획했고, 제재 업무 담당 부서인 제재 정책 조정관실을 폐지했으며 북한인권특사 직을 민간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이 겸임하는 등 대북 정책 집행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입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도 외교위 민주당 간사 시절 “국무부의 역할을 약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에 화가 나고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동맹국과 파트너국과들의 공조 결여도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며 내세우는 근거입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일본, 그리고 어느 정도는 중국과도 공조를 강화해 다자간의 일관된 외교적 접근 방식을 취하지 않는 한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은 관세 등 다른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금은 북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중국이 미국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돕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정보 당국의 역할 축소도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를 사는 대목입니다.

민주당의 탐 우달 상원의원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보 당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비핵화 할 의사가 없다고 평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평가를 무시했다는 주장입니다.

행정부의 외교 현황에 관한 투명성 결여, 즉 의회와의 소통 부족은 대북 외교와 관련해서도 거듭 지적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며 외교위원장으로 임명된 엥겔 위원장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취한 첫 조치로서, 의회 브리핑 정례화 등 의회에 대북 정보 공유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문제와 관련해 전임 대통령들이 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뤄내고 있다며, 민주당 측의 비판은 '워싱턴 기성제도에 갇힌 생각'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주장했듯이, 행정부 내 숨어있는 '딥스테이트', 즉 기득권세력들이 민주당 정권 출범 시 이란 핵 합의를 즉각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세력들의 힘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야 할 때’라며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식의 논리가 일반적입니다.

뛰어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외교적 협상을 믿어도 좋다는 논리도 있는데,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이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북 협상, 특히 정상회담과 관련해 “계속 시도한다고 해서 불리한 건 없다”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은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존 코닌 상원의원도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는 이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미-북 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북한이 연달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기존과 다른 공화당 의원들의 목소리도 종종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초기 국면보다 협상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다소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는 유지하되 보다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부터 회의적 시각을 보여온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 코리 가드너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 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남은 옵션은 최대 압박을 계속하는 것이지만, “외교적 발판은 크게 축소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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