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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하노이 정상회담부터 실무협상 재개까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뮈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미-북 실무협상이 5일 열릴 전망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후 8개월만에 다시 마주 앉는 것인데요. 그 동안의 우여곡절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텍스트: 미-북 관계가 깨진 것은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였습니다. 이날 오전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비밀 핵 시설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밀 농축 우라늄 시설을 지적하며 이 것을 폐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비밀 핵 시설을 거론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Uranium Enrichment Program, Exactly I think they were surprised..”

당시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대가로 유엔 안보리의 핵심 제재 5건을 해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비핵화와 제재 해제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회담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입니다.

[녹취: 리용호 외무상]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 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60 시간 이상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제재는 풀리지 않았고, 개성공단도 금강산 관광도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자연 김위원장의 정치적 위신도 땅에 떨어졌습니다.

평양으로 돌아온 김정은 위원장은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 한번 더 미-북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를 밝혔습니다.북한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미국이 옳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4월 미-북 협상을 담당했던 김영철 통전부장을 해임하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그리고 김명길 북미실무협상 수석대표 등을 대미협상팀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우군확보에 나섰습니다. 김위원장은 4월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만나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6월20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평양을 찾은시진핑 국가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중국 공산당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 동지와 감격적인 상봉을 하시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미-북 관계가 비핵화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미-북 정상 간에는 친서를 통한 소통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8월에 비공개 친서를 보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열자고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북 정상은 여러차례 친서를 주고받으며 실무협상, 비핵화,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놀라운 일은 6월30일 일어났습니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날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53분 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스런 회담을 했다며, 2~3주 안에 실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ext two or three weeks teams start to working..”

북한도 판문점 회동을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를 회복하는데 활용하려 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7월1일 공개한 기록영화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경애하는 최고지도자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 관계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하셨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실무협상 대신 5월에서 9월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수십발 발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0일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신뢰위반으로 보지 않으며 어느 시점엔 그럴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9월들어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 또는 정상회담을 결심한 것 같은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월9일 발표한 담화에서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 앉아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 쪽으로 선회한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함께 북한의 경제난을 꼽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고강도 대북 제재로 인해 탄광과 공장이 돌지 않으며 외화난이 가중되는 등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미-북 실무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9월 24일 국회에서 “2∼3주 안에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실무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 연내에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중재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조만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리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세계사적 대전환, 업적이 될 것 입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며 “(미국과 북한은) 매우 성공적이었던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날인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ve told Kim Jong-un, what I truly believe, that like Iran, his country is full of untapped potential. To realize that promise, North Korea must denuclearize.”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적이 아니라 동반자라면서, 미국은 어느 누구도 전쟁을 할 수 있지만 가장 용기 있는 자들만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10월1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미북)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습니다.

8개월간의 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북한이 다시 만날 전망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실무협상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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