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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니 '탄핵조사' 소환...미 강력범죄 2년 연속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전 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전 시장.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하원 정보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미 전역에서 2년 연속 강력범죄가 줄었다고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했고요.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 기업으로 유명한 ‘포에버21’이 파산 절차에 돌입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가 의회 소환장을 받았군요?

기자) 네. 하원 정보위원회가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를 상대로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정보위는 이날 외교위원회, 정부개혁감독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줄리아니 변호사에게 오는 15일까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자료를 내라는 겁니까?

기자) 정보위는 소환장에서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을 증진하려는 계획에 귀하(줄리아니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행동했다는 믿을 만한 혐의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원 정보위는 ‘우크라이나 추문’ 관련해서 대통령 탄핵 조사를 주관하고 있는 곳인데요. 관련 정황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겁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는 것, 무슨 이야기인지 짚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의 현지 행적을 조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년 대선에 나갈 민주당 유력 경선주자 중 한명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서, 정치적 경쟁자를 곤경에 몰아넣으려고 했다는 비판이 고조됐고요. 이에 따라 하원에서 지난달 24일 탄핵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진행자) 줄리아니 변호사가 이 추문에 어떤 연관이 있길래, 소환장을 받은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요청하면서, 실무 협의를 하라고 지정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실제로, 양국 정상 간 통화 이후 우크라이나 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고요. 따라서, 일이 어떻게 흘러간 건지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줄리아니 변호사,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유명한 변호사이자 정치인입니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 시장을 지냈는데요. 지난 2016년 대선 운동 기간에 트럼프 당시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왔고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치적인 고비마다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해왔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 대상이 트럼프 대통령 주변인들로 구체화되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밖에 여러 이름이 언론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미국 외교를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은 이 문제에 어떻게 관련 있나요?

기자) 통화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통화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내부고발자’는 고발 문건에서 “10여 명의 당국자가 전화 통화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 중에 폼페오 장관도 포함돼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람들을 조사해서,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탄핵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은 말 그대로 탄핵 ‘조사’ 단계일 뿐이고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원이 탄핵안을 발의할 수 있습니다. 이 탄핵안을 표결해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됩니다. 하원 435석 중에 야당인 민주당이 235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과반 기준인 218석을 넘습니다. 그래서 무더기 이탈표가 없는 한 하원 처리는 어렵지 않을 전망인데요. 이후에도 상원에 넘기는 절차가 남습니다.

진행자) 결국 상원의 입장이 관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어서, 탄핵이 실현 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가 30일 CNBC 인터뷰에서,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 상원에서도 “규칙에 따라 처리하는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주목받고 있는데요. 당초 일각에서는, 상원이 관련 규칙을 바꿔서 탄핵 심판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한쪽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탄핵 조사에 관한 대통령의 대응이 “혐오스러운 정도를 넘어섰다”는 글을 최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어떻길래, 그렇게 주장하는 거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며칠간, 트위터에 수차례 강한 표현으로 탄핵 조사를 비난 하는 글을 올렸는데요.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상대로 ‘반역죄’ 체포를 거론하기도 했고요, 대통령이 탄핵되면 ‘내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종교인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지난 2016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순회법원에 도착했다. (자료사진)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지난 2016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순회법원에 도착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에서 강력범죄가 줄었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30일 ‘2018년 미국의 범죄’ 현황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살인과 강간, 폭행 같은 강력 범죄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이 같은 강력 사건은 2017년에 비해 3.3% 줄었습니다. 2017년에는 전년(2016년)보다 0.2% 감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작년 강력범죄 수치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기자) 전체적으로 약 120만 건이 집계됐는데요. 주민 10만 명당 370건꼴입니다. 특히 살인율은 지난해 2년 연속으로 떨어져 10만 명당 약 5건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2017년보다 6.8% 떨어진 수치입니다.

진행자) 다른 범죄 유형은 어떤가요?

기자) 절도나 주거침입 같은 재산 범죄도 크게 줄었습니다. 전년(2017년)보다 6.3% 감소했는데요. 특히 재산 범죄는 16년 연속 감소 추세라 눈에 띕니다.

진행자) 줄어든 재산 범죄를 규모로 따지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약 720만 건이 집계됐는데요. 이로 인한 재산상 피해액은 약 164억 달러 정도입니다. 한편 이 기간 성폭행은 2.1% 상승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실제 범죄가 늘었다기보다는 피해 신고 횟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자료는 어떻게 구성한 건가요?

기자) 미국은 경찰이 각 지역별로 독립 운영됩니다. 그래서 종합적인 통계를 내기 위해, FBI가 ‘통합범죄보고(UCR)’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요. 각 지역 경찰 당국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사건 자료와 체포자 수 집계 등으로 연례 보고서를 작성한 겁니다.

진행자) 지역 경찰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라면, 참가율이 낮으면 통계 의미가 없을 텐데요?

기자) 참가율이 꽤 높습니다. FBI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연방과 주 단위, 카운티, 시, 그리고 학교 경찰까지 포함해서 미국 전역에 1만8천500여 개 사법기관이 있는데요. 이 중에 1만6천600여 곳이 자료를 냈습니다.

진행자) 사법기관이 그렇게 많으면, 거기서 근무하는 경찰관 수도 상당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미국 전역의 사법기관에서 총 68만6천여 명이 경찰관으로 근무중인 것으로 나타났고요. 민간인 직원은 28만8천 명 정도로 파악됐습니다. 이 숫자를 합치면, 인구 1천명 당 사법요원 3.4명이 배정된 비율입니다.

중국 베이징의 '포에버21' 매장.
중국 베이징의 '포에버21' 매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성공한 한인 기업으로 유명한 ‘포에버21’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한인이 세운 미국 유명 의류업체 ‘포에버21’이 최근 법원에 파산 신청을 접수했습니다. ‘민텔’이라는 시장조사 기관이 살펴본 바로는 빚이 5억 달러에 달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포에버21’이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미국 주요 도시의 웬만한 대형 상가마다 매장이 있는데요. 1980년대 한국에서 이민 온 장도원 씨와 부인 장진숙 씨가 설립하고 직접 운영해온 회사입니다. ‘포에버21(Forever 21)’이라는 회사 이름은 ‘영원히 21살 시절을 간직한다’는 의미인데요. 중·저가 의류 주요 수요층인 20~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면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수백 개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민자가 그렇게 큰 기업을 일구기까지 사연도 많았을 텐데요.

기자) 처음에는 작은 옷 가게였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 ‘자바 시장’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의류 도매상이나, 중간 가공업체들이 몰려있는 지역입니다. 서울의 동대문 시장 비슷한 곳인데요. 중심지인 ‘피게로아’ 길목에 장 씨 부부가 1980년대 중반 ‘패션21(Fashion 21)’이라는 상점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옷이 예쁘고 품질도 좋다는 입소문이 한인 2~3세들 사이에 퍼졌습니다. 이후 30여 년 만에 유수의 패션 기업이 된 겁니다.

진행자) 장 씨 부부의 사업 수완이 대단했나 보네요.

기자) 네, 설립자 장도원 씨는 처음에 가게를 열기 위해, 매일 3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다고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이렇게 회사를 키우면서 장 씨 부부는 LA에서 손꼽히는 부호가 됐고요. 2016년에는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400대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리며 표지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작은 가게를 대형 기업으로 키운 배경이 뭘까요?

기자)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라는 업계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게 성공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패스트패션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음식을 빠르게 조리해서 저렴한 가격에 파는 ‘패스트푸드(fast food)’, 속성음식의 원리를 의류에 적용한 개념인데요. 디자인이나 원단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서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고, 낮은 가격에 다양한 옷가지들을 공급하는 겁니다.

진행자) 유행하는 옷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한 게, 성공 비결이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패스트패션 매장에 가보면 5달러짜리 셔츠나 15달러 정도 하는 드레스를 볼 수도 있는데요. 다른 기성복 매장보다 훨씬 싼 겁니다. 부담 없이 입다가 버릴 수 있는 옷을 쉽게 살 수 있는 건데요. ‘포에버21’ 외에, ‘H&M’이나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같은 회사들이 이런 식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쩌다가 파산 신청하는 상황에 온 걸까요?

기자) 언론이 여러 가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 상거래 기업들이 커지면서, 옷도 인터넷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포에버21’은 매장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느라, 온라인 사업에는 한발 늦었던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자 상거래 확장 문제는 ‘포에버21’만 맞고 있는 게 아닐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때문에 이미 의류업계에서도 여러 회사가 타격을 받았는데요. ‘아메리칸어패럴(American Apparel)’이나 ‘에어로포스테일(Aéropostale)’ 같은 유명 업체가 앞서 파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포에버21’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포에버21’이 접수한 파산 신청은 ‘챕터 11’이라는 제도에 따른 건데요. 회사가 당장 망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파산법원의 감독을 받으면서 회생을 시도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회생을 시도하나요?

기자) 채권단에서 빌린 돈은 지원금으로 전환되고요, 추가 자금 지원 등을 받으면서, 일단 숨통을 트게 됩니다. 하지만 채권단과 법원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데요. 당장 미국 내에서만 178개 매장을 닫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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