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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문가들 “11월 김정은 답방, 실현 가능성 매우 낮아...북한 호응 안 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방한설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일 뿐,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한국의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미-북 간 큰 합의가 이뤄져야 고려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일 대남 비난을 이어가는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올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2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은의 답방 가능성을 묻는 정보위원들 질문에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부산에 오지 않겠느냐고 답한 겁니다.

하지만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상당히 비현실적 제안이라는데 입을 모았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5일 VOA에 한국과 아세안 정상 간 회담에 김 위원장을 불러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취지 차제는 의미가 있지만, 일단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은 경제적 보상이 담보돼야 한국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타결돼서 제재가 완화될 때 한국에 올 것으로 보고요. 또 11월 25일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쉽지 않아 보여요.”

신 센터장은 미-북 협상이 성공해야 제재가 완화되고, 남북 간 경제협력 기회가 생기는데 김 위원장이 답방하려면 적어도 10월 초 미-북 실무협상이 타결되고 11월 초에는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촉박해 보이는 일정이라는 게 신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조성렬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김 위원장의 답방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위원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윤곽이 나와야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미-북 관계가 타개되지 않고 남-북 정상이 먼저 만날 일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방한 조건으로 제재 완화보다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제재 문제는 미국의 결정이 절대적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녹취: 조성렬 위원] “대표적으로 한미연합 훈련, 또 우리의(한국의) 국방계획에 대해 사전에 요구사항이 있을 겁니다. 북한이 양해하든, 아니면 우리가 다른 해결책을 내놓던 그런 진전이 있어야 북한이 (방한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정원에서 나온 ‘김정은 방한설’은 미-북 협상에 동력을 제공하려는 한국 정부의 일반적 시나리오일 뿐, 사실상 지금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비밀 동선’을 중요시하는 김 위원장이 예상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리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연구원] “(김정은은) 사전에 본인의 행보가 노출되는 행동은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사전에 부산에 온다는 것이 노출되면 안 올 가능성이 훨씬 높은 거죠. 그러니까 국정원의 이야기는 모든 상황이 순조로우면 11월에 중요한 회의니까 올 수도 있다는 개연성을 말한 것이지, 다시 말해 모든 상황이 순조로울 때를 말한 일반적인 얘기에요.”

조 연구원은 반면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가시화한 김 위원장이 국정원의 언급처럼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늘 미-북 협상 이전, 혹은 이후에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를 통해 북-중 간 우의를 다지는 모습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과시할 것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또한 이 같은 행보는 ‘하노이 회담’ 이후 미국과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김 위원장에게는 내부 결속용이 될 좋은 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김정은 방한설’을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남성욱 교수] “북한 이벤트에 김정은이 오는 것만 한 게 없거든요. 그러니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것이 (김정은 방한설) 국내 정치와 맞물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유혹을 하는 거죠. 내려오면 환영 일색이다, 인기 폭발이다 하는 보고서를 써서 (북한에) 보냈겠죠. 그러니까 자꾸 북한 관련 이슈를 만드는 것이죠.”

남 교수는 이어 다자회담에 흥미가 없는 김 위원장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양자 회담에 더욱 관심이 있는 인물이라는 겁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국 방문 조건으로 최소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할 텐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서까지 부산을 찾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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