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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전 장관 “지소미아 중단은 오판...대미외교 험난”


한승주 전 한국 외교부 장관.
한승주 전 한국 외교부 장관.

일본의 보복 조치로 한국 정부가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를 중단한 것은 대미 외교를 어렵게 만든 잘못된 선택이라고 한승주 전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적했습니다. 또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유리하지 않아도, 북한과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한승주 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반한조치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소미아를 중단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전 장관은 19일, 한국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한 동맹과 진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일본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결정은 이해하지만, 지소미아 유지가 국익에 위배된다는 명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소미아는 한국에게도 필요한 장치로, 일본의 위성 정보는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또한 일본의 대잠수함 정보 수집 시설은 세계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유용한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북한과 중국이나 환영할 만한 일이지, 미국과의 관계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 전 장관] “미국에는 상당히 부정적 메시지를 준 결정입니다. 미국이 볼 때 일본은 ‘굿 보이’이고 한국은 ‘트러블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이것을 한국의 대중 경사로 오해할 소지도 있습니다.”

한 전 장관은 이어 지소미아가 미국을 개입시키고 일본의 양보를 얻어내는 지렛대를 쓴다는 판단은 오판이며 오히려 역효과만 크다고 말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 간의 불신과 오해, 서로의 믿음에 장애가 될 요인이라는 겁니다.

또한 조만간 있을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분담금 증액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은 지소미아 중단이 주한미군의 위협을 증대했다고 보고 불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날 세미나는 주미한국대사로 내정된 이수혁 한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안보포럼 회장직을 그만두면서 주최한 행사입니다.

2003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를 지낸 한 전 장관은 이 의원이 주미 대사 역할을 생산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고민 끝에 지소미아 관련 발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후배 격인 이 내정자를 향한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녹취: 한 전 장관] “주미 대사의 대미 외교가 그만큼 험난해질 것이 우려됩니다. 우리 대사가 능력 있는 분인 것을 알고 잘 대처하고 극복하시리라 기대합니다만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의 오해와 분노를 풀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해 학계에 있는 전문가들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세미나에서 한 전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과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북 협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그 대신 무엇을 얻어내겠다고 결정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한 가운데, 미국은 ‘빅 딜’을 북한은 ‘스몰딜’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또 북한의 비핵화에 유리한 방향이 아니더라도 북한과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한 전 장관] “빅딜 속에 둘 또는 세 가지의 스몰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첫 단계는 예를 들어 북한의 현재 핵 현상, 지금 가지고 있는 핵은 수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고.”

북한이 영변 핵 시설과 플러스 알파 시설로 2~3곳 정도를 포함해 폐기할 수 있는 상황이며, 동시에 북한은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그다음 단계에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시설들의 핵 물질을 좀 더 줄이고, 마지막 단계에서 최종 검증과 완전 해체를 언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방안과 관련해 마지막 단계를, 김정은은 첫 번째 단계를 강조할 것이지만 이 방안이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승주 전 장관] “소위 CVID는 아니고 불완전한 반쪽 협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트럼프가 2020년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딜이고, 또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딜인 동시에 북한도 선호하지 않는 딜이 아니어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한 전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한 전 장관은 한국 정부가 어떤 경우에도 핵무장 결정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장에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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