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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 수립 71주년…“미-북 협상 막힌 상황에서 대규모 행사 부담 됐을 것”


북한 정권 수립 71주년을 맞은 9일 평양 거리에 인공기가 걸려있다.

북한은 오늘(9일)로 정권 수립 71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큰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인데요, 미-북 협상이 꽉 막힌 상황에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 71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이 축전에서 양국의 친선협조 관계를 더욱 더 계승, 발전시켜 두 나라 인민들을 보다 행복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김 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과 자신의 지난 6월 평양 방문을 언급하고, 북-중 사이에 이룩된 공동 인식이 적극적으로 관철되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정권 수립 이후 71년 간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아래 사회주의혁명과 건설 위업을 끊임없이 진전시켜 왔다며 북한의 사회주의 위업이 반드시 새롭고 위대한 성과를 이룩할 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축전도 소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관계는 친선적이고 건설적이라며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이 이를 완전히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러 양국의 대화와 협력이 두 나라 인민들의 근본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공고히 하는데 이바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총서기와 모하마드 압둘 하미드 방글라데시 대통령 등도 축전을 보내 북한의 정권 수립 71주년을 축하했습니다.

북한은 1948년 김일성을 내각 수상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9월 9일을 정권수립일, 일명 9.9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올해 9.9절을 큰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모양새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9.9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보내기는 했지만 관련 행사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비롯해 조선노동당 창건일과 9.9절 등 국가기념일에 대규모 군 열병식을 거행해왔습니다.

특히 김정일 시대에는 꺾어지는 해, 즉 정주년을 대외적인 무력시위와 대내적인 주민 결속을 강화하는 데 활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핵 개발에 집중하면서 정주년이 아닌 해에도 군사무기 공개와 함께 상당한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낸 김진무 숙명여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2017년은 정주년이 아닌데 그 당시의 미국과 북한의 어떤 관계 악화, 그들이 6차 핵실험을 하면서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압박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대규모 열병식 통해 그들이 개발한 무기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장을 만들었죠. 일종의 무력시위죠.”

김 교수는 올해의 경우 미-북 협상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 등을 의식해 대규모 군 열병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7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도 미-북 협상과 남북관계 개선 등을 고려해 대외적인 무기 공개가 아닌 행사를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70주년에 대외적인 미사일 공개가 아닌,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등 고위급 외빈을 초청해 성대한 기념행사를 치렀습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9.9절을 맞아 특별한 메시지를 낼 게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비핵화를 위한 미-북 간 실무 협상이 전혀 진척되지 않는 현 상황이 북한에게는 부담이라는 겁니다.

[녹취: 임재천 교수] “(북한이) 일단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고 미국이 셈법을 바꾸라고 이야기했는데 바꾸지도 않고 그래서 지금 메시지를 내기 좀 어정쩡한 시기 같아요. 협상을 하기로 했는데 지금 안 하고 있잖아요. 김정은 위원장 본인이 협상을 계속 할지 안할지 이야기 하기도 그렇고 어떤 식의 메시지를 내더라도 부담이 되는 형국인 것 같습니다.”

태풍 ‘링링’이 남기고 간 상황에서 화려한 행사보다는 피해를 복구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올 여름 무더위에 이은 강력한 태풍으로 북한 내부적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경희 대표] “같은 강도의 태풍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북한의 피해가 훨씬 더 심각하겠죠, 남한보다는.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한데다 모든 것이 태풍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피해가 많을 것 같습니다.”

최 대표는 태풍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큰 상황에서 북한이 유엔이나 세계식량계획 WFP 등에 지원 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식량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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