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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실무협상 의지 없어...핵 문제 해결 난항 겪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무 협상 재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장기적으로 북 핵 문제 해결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에 따라 해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무 협상’이 아닌 정상회담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30일 VOA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일종의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he has some magic...”

따라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실무 협상보단 정상회담에 훨씬 더 큰 의지가 있는 상태라고 와일더 전 보좌관은 지적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30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직후, 실무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등을 문제 삼으며 대화를 거부했고, 훈련이 종료된 지 열흘이 넘은 현재까지 실무 협상 재개와 관련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은 언제나 대화 회피를 위한 변명거리를 찾아낸다"며, 계속해서 실무 협상을 회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현 시점에 질문해야 할 건 “북한이 실무 협상에 진지한지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실무 협상에 대해 어떤 진지함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that Kim Jong Un, really thinks that he can only deal directly with President Trump...”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서만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실무 협상을 피하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군사훈련 등을 문제 삼은 건 실무 협상 회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He knows that those exercises are purely...”

미-한 연합훈련이 순수한 방어 목적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다는 건 김 위원장도 알았다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이 실무 협상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입장에선 현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they have no will to show up...”

북한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된 사실과, 고체연료를 사용한 (북한의) 미사일, 즉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만족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실무 협상에 나서지 않고서도 이미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힐 전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 최대한 빨리 복귀해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지체는 비관론자들에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시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무 협상 재개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일 행보에도 주목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원하는 ‘정상회담’을 선뜻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that President Trump needs to...”

트럼프 대통령은 방법을 약간 달리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또 다른 정상회담에 대한 진정한 논의에 앞서 실무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북한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과거에도 긴장을 높인 뒤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어떤 것도 제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김 위원장에 대한 끊임 없는 압박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역내 정치적 여건 속에서도 동맹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실무 협상 재개를 위해 미국이 먼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f the United States were to...”

고스 국장은 미국은 김 위원장이 압박을 받으면 대화에 나설 것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김 위원장은 자신이 원할 때만 관여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 외에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중대한 제재 완화와 같은 방안을 내놓는다면 북한은 기꺼이 관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만이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나 비건 대표 등과의 대화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 위원장 스스로 실무 협상 재개에 합의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어느 시점 미국이 새로운 것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아무 것도 제안하지 않는 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고스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외교는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is isn't a normal diplomatic engagement...”

다른 나라와 달리 북한은 먼저 테이블에 미국이 양보할 수 있는 사안들을 올려놓길 원하고, 이를 토대로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적 협상이 진행된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북한으로부터 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북 핵 문제 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don’t t think President Trump wants...”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어떤 성과도 얻을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고, 오히려 무언가를 시도할 때마다 상황이 더 나빠진다는 걸 감지했다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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