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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대화 의향 있어"...일본 "예정대로 한국 백색국가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기 전에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일본이 예정대로 28일부터 한국을 '백색국가'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미국이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인 희토류 처리 시설 건설을 추진중이라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내놨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대화 실현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된다면 만남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란은 지금의 상황을 바로 잡길 원하고 있고, 자신을 만나고자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이란은 정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은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되면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만약 미국의 국익에 도전한다면 "진정한 폭력적인 힘"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올바른 여건'이란 뭘 말하는 걸까요?

기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제거하길 원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핵 개발,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유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주요 서방국가들과 함께 이란 핵 합의를 체결했는데요. 2025년까지 10년에 걸쳐 이란이 단계적으로 핵물질 생산을 감축하고, 그 대가로 합의국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고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이 이 합의를 위반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핵 합의에서 탈퇴했는데요. 이후 양국 관계는 군사적 긴장 위기와 함께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이런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 의장이었는데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G7 정상회의 장소인 비아리츠로 깜짝 초청을 하는 등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중재 역할을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26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란과 새로운 핵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미국과 이란 대통령 간의 만남이 몇 주 안에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란도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긍정적이라는 거군요.

기자)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다음날인 27일, 이란 국영 TV를 통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모두 풀어주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미국과의 대화 의향을 밝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이란은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먼저 이란에 대한 모든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G7 자리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6일) 이란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양보 조치로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꿀 핵심 열쇠를 가지고 있다면서 먼저 조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아무런 조처가 없다면 이 자물쇠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 간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양국이 국교를 단절한 지 약 40년 만에 이뤄지는 게 되겠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79년 이란이 이슬람 혁명으로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조가 전복되면서 미국은 이듬해 국교를 단절했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약 40년 만의 역사적인 회담이 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양국이 서로 조건을 내세우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성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정부가 예정대로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가 28일부터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이른바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2일 각의를 통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의결했고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한-일 군사 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가 26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처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조치가 원상회복되면 한국도 지소미아를 재검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수출 규제 조처와 지소미아는 별개 문제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 제외 결정에 지소미아 연장 종료로 강하게 맞섰는데요.

기자) 네, 지소미아는 지난 2016년 양국이 서로 주요 군사정보기밀을 공유하기 위해 맺은 군사협정인데요. 어느 한쪽이 파기를 선언하지 않으면 매년 자동 연장됩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하자, 신뢰할 수 없는 나라와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요. 지소미아 연장 검토 시한을 이틀 앞두고 지난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통해 지소미아 연장 종료를 전격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28일부터 한국이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앞으로는 1천 개가 넘는 품목에 대해 일본 수출업체가 한국에 상품을 수출할 때 원칙적으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일본 수출업체가 스스로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특별일반 포괄허가’라는 제도를 통해 포괄적 허가를 내줄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군사적 운용의 위험성 등 수출 규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불확실성이 훨씬 커지게 됩니다.

진행자)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조용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코 산업상은 또, 이번 조처는 수출 관리의 적절한 실시를 위한 것이며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일본은 이번 조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처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금 양국 간 갈등과 함께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네, 한국과 일본은 지난 1965년에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한-일 청구권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동시에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도 시작되었는데요. 하지만 협정 문구를 놓고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면서 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일본 최대 스테인리스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신일철주금)’에 2차대전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직접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하지만 일본은 1965년의 협정으로 일단락됐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후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들인 한국과 일본 간 갈등 수위가 점점 고조돼 왔는데요. 미국도 두 우방국의 관계를 우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은 앞서 양국 간에 수출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촉발되자 중재에 나설 움직임도 보였는데요. 하지만 당사국 간의 문제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특히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처음부터 지소미아를 강력히 지지해왔는데요. 앞서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소미아는 북한의 핵, 미사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이 일정 부분 밀어붙여 성사된 협정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희토류 광산.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희토류 광산.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이 자체적인 희토류 처리 시설을 짓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 있어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체적인 희토류 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엘렌 로드 미 국방부 획득운영군수 담당 차관은 26일, 미국과 동맹국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호주와 함께 자체 처리 시설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토류가 뭡니까?

기자) ‘희귀한 흙’이라는 뜻을 가진 광물의 일종으로 17개의 화학 원소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의 매장량은 적지 않지만, 광물 형태로 존재하는 양은 적고 또 채굴이 어려워 희토류 생산에 나서는 나라는 많지 않은데요. 현재 중국과 호주, 미국, 인도, 미얀마 등이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희토류 확보를 위해 왜 많은 나라가 나서고 있는 걸까요?

기자) 희토류는 첨단 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원재료이기 때문입니다. 기능형 손전화인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액정표시장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요. 특히 위성과 레이저 등 방위산업 물자 생산에도 필수적인 재료입니다. 현재 미국의 방산업체들도 정교한 미사일 유도 장치나 야간 감시 장치 등에 이 희토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토류의 공급망을 중국이 쥐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 국가인데요.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1%를 차지하고 있고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약 80%가 바로 중국산입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하지만 이제 미국도 희토류의 공급처가 되도록 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드 차관은 희토류 처리와 처리 시설이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중국은 다른 지역에서 채굴한 희토류를 중국에 들여와 처리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드 차관은 하지만 적성국이 공급을 통제할 때 공급망의 취약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로드 차관이 언급한 적성국, 바로 중국을 말하는 거겠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반격 수단으로 희토류 수출 제한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불쾌할 것이라며, 희토류 수출 제한을 암시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희토류는 중국의 중요한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희토류가 무역 전쟁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미군이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또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자체 개발에 나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로드 차관이 26일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산 소형 무인기 개발을 위한 투자자들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최근 혁신적인 국방 기술을 가진 신생기업들과 신뢰할 만한 자금원을 연결해주는 ‘트러스트 캐피탈 마켓플레이스(Trust Capital Marketplace)’라는 프로그램을 발족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제일 먼저 투자할 산업으로 소형 무인기가 선정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소형 무인기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4개의 작은 회전날개로 부상하는 드론, 즉 무인기를 말하는데요. 현재 중국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로드 차관은 소형 무인기 시장에서 중국이 저가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제 미국을 기반으로 한 생산과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은 이미 무인기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사용하는 무인기는 대부분 크기가 크고 기술적으로도 정교한 제품들입니다. 공군이나 해군이 운용하는 군용 무인기는 대당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데요. 그러니까 큰 비용과 기술이 있어야 개발이 가능한 거죠. 하지만 상업용 소형 무인기는 제작 비용이 수천 달러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군대에서 바로 이런 소형 무인기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가 보군요?

기자) 네, 로드 차관은 최근 정찰 활동 등에 소형 무인기 운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을 사용할 경우 중국으로 정보가 흘러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안상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로드 차관은 따라서 앞으로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소형 무인기 산업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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