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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원, 조지아주 구형 투표기 사용 제동..."트럼프, 그린란드 매입 검토"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내년 선거의 보안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 법원이 조지아주 정부에 내년부터 새로운 투표기를 사용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현재 조지아주가 쓰고 있는 투표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들이는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연방 통신위원회(FCC)가 자살방지 상담 전화번호를 ‘988’로 할 것을 권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내년에 치를 선거의 보안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15일 연방 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조지아주 소재 연방 지법에서 나온 판결입니다. 이 법원의 에이미 토텐버그 판사는 조지아주가 현재 쓰고 있는 투표기를 2020년부터 일절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주가 현재 쓰는 투표기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소송 대상이 된 투표기는 화면에 기표하는 전자식 투표기입니다. 조지아주가 지난 2002년부터 사용하는 투표기인데, 소송을 낸 원고 측은 이 기계가 보안에 취약하고 투표 결과를 재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투표기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말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해킹(hacking)’ 당할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해킹은 남의 전산망에 들어가서 정보를 훔치거나 전산망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전자식 투표기는 ‘네트워크’, 즉 전산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해킹 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투표기 해킹 문제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문제가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중에 조사해보니까 러시아 정보기관이 당시 각 정당과 지역 정부 선거 관리 전산망에 해킹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미국 선거 전산망을 해킹하려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개표 결과를 조작하거나 관련 정보를 훔치고 선거 자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내년 대선에서도 러시아가 선거 전산망을 해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조지아주 판결에서 토텐버그 판사는 주 정부가 쓰는 투표기의 보안성에 대한 원고 측 우려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이 재검표 여부도 문제 삼았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중에 개표 결과에 이의가 나오면 재검표를 해야 하는데, 조지아주가 쓰는 기계는 재검표 결과를 입증할 ‘백업(back-up)’, 즉 ‘예비자료’가 없답니다. 전자식 투표기 경우엔 만일을 대비해서 종이 투표지에도 기록을 남겨둘 수 있는데 조지아주 투표기에는 이런 장치가 없습니다.

진행자) 재검표를 해도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으니까 이걸 쓰면 안 된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원고 측은 소송에서 기존 전자식 투표기를 폐기하고 직접 손으로 기표할 수 있는 종이 투표지를 즉각 도입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판결로 조지아주가 올해부터 종이 투표지를 써야 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토텐버그 판사는 기존 전자식 투표기를 올해까지만 쓰고 내년부터는 새 투표기를 사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새 투표기라면 뭘 말하나요?

기자) 조지아주가 새로운 투표기 구매 계약을 맺었습니다. 전자식 투표기로 종이에도 기표 기록이 남는 새 투표기인데, 이 기계를 말합니다. 조지아주 정부는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3월 24일 전까지 새 기계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토텐버그 판사는 만일 이때까지 새 기계를 쓸 수 없으면 그때는 종이 투표지를 쓰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원고 측은 당장 올해부터 종이 투표지를 쓰게해달라고 했는데,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판결은 소송을 낸 측과 주 정부에 각각 절반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주에서는 지난해 치른 중간선거에서 개표 결과를 두고 논란이 있었죠?

기자) 네. 주지사 선거 개표 결과가 아주 박빙이어서 재검표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결국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표기나 유권자 등록 등 조지아주 선거 관리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주 소송을 계기로 지역 정부가 보유한 투표기의 취약성이 새삼 거론되고 있는데, 최근에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대학 법과대학원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었죠?

기자) 네. 내년에 많은 유권자가 종이가 없는 투표기를 쓸 텐데, 기계들이 여전히 해킹에 취약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2016년 대선 때의 교훈을 바탕으로 해서 지금까지 투표기 보안 문제를 강화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많은 지역이 10년 이상 된 투표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낡은 운영체제가 들어가 있는 이런 오래된 투표기를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선거에서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종이가 없는 투표기를 사용하는 겁니까?

기자) 뉴욕대학 추산으로는 전체 유권자의 약 12%, 그러니까 1천600만 명 정도 됩니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는 이 비율이 20%였으니까 그나마 개선된 겁니다. 보안 전문가들은 보안을 위해서 종이 기록이 없는 완전 전자식보다는 종이 투표지를 기반으로 하는 투표기를 쓸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타실라크 마을. (자료사진)
그린란드 타실라크 마을.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언급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식사하거나 만나는 자리에서 그린란드를 미국이 사들이는 문제를 물었다는 내용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문의에,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린란드는 얼음으로 뒤덮인 거대한 섬이죠?

기자) 네. 북대서양과 북극 사이에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진행자) 그린란드가 지금 어느 나라 땅인가요?

기자) 유럽에 있는 덴마크 땅입니다. 주민이 5만6천여 명이고 대부분 해안가에 사는데, 90%가 이누이트 원주민들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현지 의회와 자치 정부를 허용하는 등 주민들의 광범위한 자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린란드가 땅이 커도 북극에 가까워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곳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보인 걸까요?

기자) 언론 보도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원, 그리고 안보적 가치입니다. 그린란드는 대부분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불모지이지만 석탄, 아연, 철 등 자원이 풍부하게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자원 외에 그린란드의 안보적 가치라면 뭘 말하나요?

기자) 북극하고 러시아와 가까워서 전략적,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은 냉전 시기 그린란드에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꺼낸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지난 1946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1억 달러에 팔라고 덴마크 정부에 제안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미국이 외국으로부터 땅을 사들인 적이 있었죠?

기자) 네. 19세기에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지역, 그리고 러시아로부터는 알래스카를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1917년에는 덴마크로부터 지금의 버진아일랜드 군도를 매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린란드 매입 보도에 대해 덴마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덴마크 정치권은 그린란드에서 미국과 사업을 할 수는 있어도 팔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살 방지 긴급전화.
자살 방지 긴급전화.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자살하는 사람이 늘면서 많은 나라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긴급 상담전화(핫라인)’를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자살 방지 상담 전화번호를 새로 만들라는 권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통신위원회(FCC)가 최근 연방 의회에 권고한 내용입니다. FCC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이 핫라인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핫라인 전화번호를 ‘988’로 만들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세 자릿수 번호인데 기존 번호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현재 운용되는 ‘전국 자살방지 생명의 전화(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 번호가 800-273-8255입니다. 모두 10자리로 상당히 긴데 이걸 대폭 줄여서 ‘988’로 하라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는 ‘9’로 시작하는 대표적인 긴급 번호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재나 범죄 등 비상 상황에서 신고하는 전화 ‘911’이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있는 상담 전화는 누가 운용하는 겁니까?

기자) 네. 연방 보건후생부 산하 ‘약물남용-정신보건국’과 ‘생동하는 정신건강’이라는 비영리 조직이 지난 2005년에 출범시켰습니다. 현재 미 전역에 상담센터가 163개 이상 있는데, 핫라인에 전화를 걸면 가장 가까운 상담센터로 연결됩니다.

진행자) FCC가 어떻게 새로운 핫라인 번호를 권고하게 됐나요?

기자) 네. 지난해 연방 의회가 만든 ‘전국 자살 핫라인 개선법’에 따른 겁니다. 이 법은 FCC에 보건후생부, 그리고 보훈부와 협력해서 새 긴급번호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가 이런 법을 만들 만큼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건후생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에 성인 140만 명 이상이 자살을 시도했는데, 이 가운데 4만7천 명 이상이 결국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 시간에도 한 번 전해 드린 기억이 있는데, 미국의 자살률이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로는 지난 1999년과 2016년 사이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늘었고요. 이 가운데 절반 이상 지역에서는 자살률이 20% 이상 올랐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2017년엔 전년도와 비교해서 자살률이 3.7%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특히 퇴역한 군인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언론 보도를 본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일 퇴역 군인 2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2008년과 2016년 사이에 자살자가 매년 6천 명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퇴역 군인뿐만 아니라 젊은 성 소수자들 자살률도 높습니다.

진행자) 성 소수자라면 영어 줄임말로 ‘LGBT’라고 부르죠?

기자) 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그리고 성전환자를 뜻하는데, 젊은 성 소수자들의 자살률이 이성애자들보다 3배가 높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긴급 상담 전화번호를 새로 만들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기존 긴급 상담전화는 지난해 약 220만 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매달 약 18만3천 건입니다. ‘전국 자살방지 생명의 전화’는 인터넷에서 연중무휴로 실시간 상담도 하는데요. 지난해 약 10만 건을 처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FCC 권고는 앞으로 어떻게 처리되나요?

기자) 네, 연방 의회나 대통령 승인은 필요 없고요.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에 FCC 이사회가 표결로 통과시키면 채택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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