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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끈 이어주는 미-북 ‘친서외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두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 실무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달됐습니다. 실무 협상 재개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됩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받았다고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또 다시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시점에 나왔습니다.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2~3주 안에 실무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협상에 나서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2주 간 무려 네 차례 신형 발사체 시험을 단행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같은 신형 무기 시험으로 양국이 대화와는 거리가 점차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 전달됐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그동안 반복적으로 ‘친서외교’를 통해 관계를 이어왔는데, 하노이 회담 이후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2월 결렬로 끝난 하노이 회담 이후 양국은 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가운데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북한의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며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맞은 지난 6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같은 달 23일, 북한은 관영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양국 사이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정상 간 ‘친서’가 미국과 북한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겁니다.

이처럼 정상 간 친서가 계속해서 오간 뒤 결국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작 회동’이 성사됐습니다.

때문에 이번 친서 이후에도 양국 사이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받은 뒤 그 내용 일부를 공개한 것이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한 연합훈련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고 친서에 썼다며, 이에 대해 자신도 비용이 많이 들어 싫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 종료 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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