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중국 은행 계좌로 석탄 수출대금 받아”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초상은행 로고.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초상은행 로고.

지난달 말 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은행의 벌금형을 확정한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중국 은행 3곳을 통해 석탄 등 자원 수출의 대금을 회수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 은행 3곳의 계좌에서 석탄 등 자원을 수출한 대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일 공개된 미 연방항소법원의 입장문에 따르면, 북한 유령회사가 이 계좌들을 통해 수 억 달러 가치의 석탄과 자원을 수출한 대금을 회수하고, 그 돈을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다른 자원을 확보하는데 이용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앞선 지난 4월, 워싱턴DC 연방지법은 이들 3개 중국 은행에 대해 대북 제재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대배심에 증인을 출석시키라고 명령했습니다.

연방지법은 중국 은행들이 명령에 응할 때까지 매일 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중국 은행들이 항소했지만, 결국 지난달 30일 벌금형이 확정됐습니다.

금융 컨설팅 회사인 스타우트의 제시 모튼 국장은, 중국 은행 3곳이 미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을 따르도록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모튼 국장] “US anti money laundering laws that date back to the Bank Secrecy Act and more recently the USA Patriot Act in 2001 require any bank and more broadly any financial institution that’s operating in the United States to respond to law-enforcement subpoenas.”

1970년 제정된 은행비밀법과 지금은 자유법으로 대체된 테러방지법, 즉 애국법이 그 근거가 된다는 겁니다.

이번 항소법원 입장문에는 북한이 이 중국 은행들을 통해 진행한 모든 거래는 미국 달러로만 이뤄진 것으로 기재됐습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자원이 주로 미국 달러로만 거래가 된다는 것과, 달러의 가치가 다른 외국 화폐에 비해 안정적인 것이 그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법원은, 이 북한 유령회사가 오로지 북한 정권의 미국 달러 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만 존재했다는 미국 정부의 조사 결과가 설득력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북한 유령회사는 중국 은행 계좌에서 2012년 10월에서 2015년 11월까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지불했고, 680건이 넘는 국제 금융거래가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법원은 덧붙였습니다.

법원은 중국 은행들에 2012년부터 2017년에 걸친 북한 유령회사와의 거래 자료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는데, 이들 중국 은행과 북한 간 거래가 적어도 5년 간 진행됐을 것으로 미국 정부가 의심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제출을 명령한 자료에는 서명 기록과 출납부, 회계장부, 그리고 예출금과 송금 기록이 포함됐습니다.

워싱턴의 민관 연구단체인 애틀란틱 카운슬의 브라이언 오툴 객원연구원은 2017년 미국 금융체계에서 퇴출된 중국 단둥은행과 달리, 이 은행 3곳이 북한 유령회사와 공모한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툴 국장] “Transactions can be initiated surreptitiously and routed under the radar, so the Chinese banks might have not known. So there’s a question of whether they are complicit or just being used. But Chinese banks know those are sanctions violations.”

금융 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지기가 쉬워 은행이 미처 관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거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이 은행들이 자신들이 대북 제재를 위반한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미국 정부가 아직 중국 은행 3곳에 대해 범법 행위가 있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북 제재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은행 3곳은 중국교통은행과 중국초상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두 중국 10대 은행에 들어갑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