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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방북 이력자 무비자 입국 불허...관광 통한 외화벌이 겨냥”


지난 2015년 6월 북한 평양 공항에서 고려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지난 2015년 6월 북한 평양 공항에서 고려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무비자 미국 입국을 제한한 미국의 조치는 관광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6일 VOA에,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무비자 혜택을 금지한 미 정부의 조치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이 조치를 미 정부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던 스탠튼 변호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재에 맞서 생존전략으로 적극 추진하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등 주요 관광사업에 이번 조치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What this does is it says that the United States has the power to discourage visits to those places by anyone who might also want to come to the United States.”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미국에 오길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북한의 주요 관광지 방문을 단념시킬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이런 조치가 북한 정권의 제재 회피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양덕온천지구 건설, 삼지연군 건설 등 `3대 사업’에 큰 관심을 두고 조기 완공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제재 국면에서 김 씨 가족의 성지인 삼지연군 건설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사상교양을 강화하고 다른 두 관광사업으로 부족한 외화를 메우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미국은 테러지원국인 북한에 대해 안보 우려가 있다”며, 북한 정권에 동정심을 품는 사람들의 입국을 국가안보 상 이유로 조사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보호와 인도주의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Number two, enslaving people to do hard labor under hard and unsafe conditions and three, from taking laborers away from the farms. Those people should be growing food not building tourist resorts that no one wants to go.”

북한 정권이 군인과 학생, 여성 등 수 십만 명을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은 관광리조트 건설에 강제동원하는 상황을 중단시키고, 이들이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농장 등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언론 간담회에서 북한이 김 위원장의 관심 사업인 3대 건설사업에 자원과 재원을 집중하면서 다른 민생 분야의 사업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원 등 나라를 포함한 7개국 방문자에게 비자면제 프로그램 적용을 제한하는 조치에 북한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을 포함해 2011년 이후 북한을 방문한 미 비자면제국 외국인들은 비자를 별도로 받아야 미국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미 정부가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완전히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새 조치가 비자면제국 시민들의 방북을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합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교류를 적극 추진 중인 한국 정부에 북한 비핵화 집중을 위해 속도조절을 압박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압박전술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My guess is that's our tactic and if the North Koreans then come to this. If it works you know if the North Koreans do come to the table and these are kind of easy things for us to let go much easier than trade sanctions.

앞으로 미-북 협상이 재개될 경우 무역 제재보다 해제가 훨씬 쉽기 때문에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그러나 이번 조치가 북한의 주요 관광사업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과거 마식령스키장을 비롯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등의 사업은 경제와 투자 셈법으로 볼 때 성공 가능성이 적어 파급효과가 적을 것이란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대북 관광의 90% 이상이 이번 조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인들이고, 북한 당국이 입국 외국인들의 여권에 출입국 사증과 스탬프를 찍지 않는 한 미국 정부가 북한 체류 증거를 확인하기 힘들어 새 조치를 이행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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