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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새로운 길, ‘핵 무력 통한 강성대국 건설’...미국 대신 중·러 협력 강화 의미”


미-한 연합연습 이틀째인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관련 속보가 나오고 있다.
미-한 연합연습 이틀째인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관련 속보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연습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핵무기를 보유한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는 의미와 중국, 러시아 등과의 협력 도모를 뜻했다는 겁니다. 향후 미국과의 협상을 고려한 압박용 메시지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을 자위적 핵 무력을 구축하고 자력갱생 경제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자기들이 핵 보유를 하고 핵 능력 하에서 국가를 보위하고 자력갱생 경제를 통해서 경제를 건설하는 그러한 국가의 모습을 구축하는 것을 새로운 길이라고 하는 것이죠.”

신 센터장은 6일 VOA에, 북한의 이 같은 근본은 정치사상과 군사,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강성대국 건설에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재 벌이고 있는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호응이 없다면, 과거 자신들이 지향해 온 본래의 길로 되돌아 가겠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그 개념은 (북한이) 정치사상 강국은 완성했다고 했고, 군사강국은 핵 보유국으로서 완성하고, 자력갱생에 기초한 경제 건설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핵 무력을 통한 자의적 억제 역량을 키우며, 다시 미국과 대결구도로 맞서도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절대 보검인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조성렬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이 말한 새로운 길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조성렬 위원] “지난 4월 12일, 김정은이 얘기한 것으로는 군사력을 강화하고 자력갱생을 지속하겠다.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들과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 이렇게 말했어요.”

미국과의 협상 구도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는 겁니다.

조 위원은 이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2017년의 상황을 답습하는 ‘옛 길’이 되는 만큼,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미-북 실무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보장 등 미국에 전향적 자세를 가져오라는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새로운 길’을 언급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력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실무 협상을 앞둔 전략으로 크게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담화를 보면 여전히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향후 있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북한도 자기들은 협상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잖아요. 그리고 김정은이 연말까지 또 미국에게 시간을 주었고.”

그러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모라토리움도 무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로 봤습니다.

실제로 미-한 연합훈련을 시행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의 공표가 있었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반발은 예상된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큰 틀에서 미국과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전제를 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의 외무성 담화 내용은 출처와 방식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기호 교수] ”(리용호 외무상이나) 최선희 부상이 직접 나와서 했다거나 그러면 강도를 좀 세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대변인이 아나운서와 대담 형식으로 나왔다거나 하면 좀 겁주기 위한 것이 많아요.”

한편 김 교수는 미-한 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북한의 추가 도발은 이어질 것이며,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와 같은 발사체 발사 외에 사이버 공격, 또는 한국을 목표로 하는 국지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미-한 훈련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과 한국을 함께 비난하며 새로운 길까지 언급했지만, 이 같은 주장과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의 본질은 내부통치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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