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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경제 ‘고난의 행군' 이래 최악...내년께 외환위기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심 사업으로 강원도 원산에 건설 중인 갈마관광지구 완공 시기가 내년 4월로 6개월 늦춰졌다.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경제가 ‘고난의 행군’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관측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제재로 인해 북한 경제가 2년 연속 크게 후퇴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이 내년께 외환외기를 맞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북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1%로 뒷걸음쳤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경제가 2년 연속 크게 후퇴한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 된 지난 2017년 마이너스 3.5%의 경제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겁니다.

이같은 성장률은 홍수와 흉작으로 어려움을 겪던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7년(-6.5%) 이후 20년 만에 최악이라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한국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병연] “2년 연속 북한 경제성장률이 2017년 -3.5%, 작년에 -4.1%였기 때문에 2년 간 GDP가 8%가량 감소했는데, 상당한 충격이었을 겁니다.”

북한 경제가 이렇게 악화된 1차적 이유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때문입니다.

안보리는 북한이 2016년에 2차례의 핵실험과 22차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돈줄 차단에 나섰습니다.

안보리는 이듬해 8월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인 석탄의 수출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도에 마이너스 11%를 기록했던 북한의 광업은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7.8%로 2년 연속 크게 후퇴했습니다.

북한은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광물 수출 비중이 큽니다. 석탄과 철광석은 총 수출의 40%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석탄 수출로 번 돈이 노동당과 군부, 국영기업, 돈주, 장마당, 광부 호주머니에 들어가야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석탄 수출이 하루아침에 중단되면서 탄광을 운영하던 국영기업과 돈주는 물론 군부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민 장진성 씨는 말합니다.

[녹취: 장진성] ”군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왜냐면 군에 석탄독점권을 줬는데, 석탄을 팔아야 외화로 군복이나 군수물품을 사올 수 있는데, 이게 끊기니까, 군 경제가 망가졌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함경도에 무산광산과 검덕광업연합기업소 등 700여개의 광산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노동신문'에는 이들 광산의 성과에 관한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광업에 이어 지난해 마이너스 12.4%를 기록한 분야는 철강과 비료, 정유 등 중화학공업입니다. 김책제철소 같은 중공업 설비가 돌아가려면 철강 생산에 필요한 코크스 등 원,부자재가 충분히 공급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자재 공급이 원활치 못했다고 김병연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병연] ”광물은 무역 제재 효과로, 무역 제재로 광물 수출을 못하기 때문에 중화학공업도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북한 당국은 김책제철소와 황해제철소에서는 코크스를 쓰지 않는 이른바 ‘주체철’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생산한 주체철은 품질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종 물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기업소 등 제조업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은 마이너스 9.1%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공장이 잘 돌지 않는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서도 확인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평안북도 신의주 방직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만 한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녹취: 중방] “이 공장에서는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고 건물 보수를 땜때기식으로 하고 있으며…”

북한의 건설업도 지난해 제재로 인해 마이너스 4.4%로 뒷걸음쳤습니다.

북한은 2017년 4월 평양 려명거리 완공 이후 새로운 대규모 주택건설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부터 추진해온 주요 국책사업인 강원도 원산의 갈마관광지구 공사 완공 시기도 내년 4월로 늦췄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 기간을 6개월 간 연장해 다음해 태양절까지 내놓자…”

그밖에 섬유와 의류 수출을 담당하던 경공업(-2.6%)과 농림어업(-1.8%) 분야도 1-2%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북한 산업계에서 지난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분야는 전기가스수도업(5.7%)입니다.

한국은행의 이번 발표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작동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유엔은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3대 수출품인 석탄, 섬유, 수산물 수출을 모두 틀어 막았습니다.

그 결과 북한과 중국의 무역이 크게 줄었습니다. 북한 무역의 90%는 중국과의 거래에서 이뤄지는데 북한의 대중 수출은 거의 붕괴됐다고 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은 2억2천만 달러로, 전년도(16억5천만 달러)에 비해 87%나 줄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도 33%가 감소한 22억 4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북한의 돈줄이 거의 끊어진데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20억 달러의 적자를 본 것을 의미한다고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Most of China’s import or export plummeted almost 90%..."

게다가 북한은 불법 해상 환적으로 휘발유 같은 정제유를 들여오느라 매년 2-3억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출이 제대로 될 경우 이 정도 외화는 큰 문제가 안됩니다. 북한은 과거 석탄 수출을 통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안보리는 대북 제재를 통해 석탄 수출과 무기, 해외 노동자 파견, 임가공 등 북한의 모든 외화벌이 수단을 차단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외화난이 한층 가중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외환 보유고입니다. 만일 북한이 충분한 외화가 있다면 지금처럼 해상 환적 등을 해가며 그럭저럭 2-3년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환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낼 경우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병연 교수입니다.

[녹취: 김병연] ”외환 보유고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언제 외화가 바닥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또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밀수로 수출한 것도 꽤 되기 때문에, 공식 무역적자보다는 적은 폭으로 외환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되면 외환이 감소하고, 꼭 내년 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년 말이 되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지고..”

대북 제재는 미-북 관계에서도 핵심 쟁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테니 5개의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입니다.

[녹취: 리용호]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인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까지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전면적인 핵 폐기를 요구해 회담은 결렬로 끝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재를 풀려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 아니라 미-북 실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미-북 실무 협상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포괄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만들고, 그에 발맞춰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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