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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의 무기 도입과 연합훈련 비난했지만...F-35 도입은 5년 전 결정, 훈련도 대부분 축소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 중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 중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북한은 최근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의 공격 무기 도입과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문제 삼고 있는 두 사안이 어떻게 진행돼 왔고, 또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오택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77일 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사일 발사 이유를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 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한국의 공격형 무기 도입과 미국과의 연합훈련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는 겁니다.

북한이 언급한 최신 공격형 무기는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스텔스 전투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 전투기가 레이더나 적외선탐지기 등 장비에 포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목표물만 정해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침투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의 성능 때문에 북한이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국 군 당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대한 북한의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1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담화에서 한국 정부의 F-35A 도입에 대해, “조선반도 유사시 북침의 '대문'을 열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에도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를 통해, “한국 군의 스텔스기 도입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적대 행위이자 노골적인 도전”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은 5년 전 결정된 내용입니다.

한국 군은 2014년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7조 4천억 원을 투입해 스텔스 전투기 F-35A 40대를 들여오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에 인수된 F-25A는 모두 8대로, 이 가운데 4대는 미국에서 조종사들이 훈련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F-35A 2대가 한국에 도착했고, 이어 7월에 또 다시 2대가 추가로 인수돼 현재 한국에는 모두 4대가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 군은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북한이 비난하는 또 다른 사안인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이미 폐지됐거나 축소돼 실시 중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매년 8월 한반도 우발 상황 발생 시 미-한 연합군의 협조 절차 등을 숙지하는 합동군사연습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을 진행해 왔습니다.

1976년부터 실시돼 온 이 훈련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중단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Under the circumstance that we’re negotiating a very comprehensive and complete deal. I think it’s inappropriate to be having war-games.”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위해 협상하는 환경에서 전쟁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이후 미-한 군 당국이 2019년부터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 가운데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 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을 통합해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할 방침을 밝히면서, 이 훈련은 43년 만에 폐지됐습니다.

‘동맹 19-2’라는 명칭으로 진행될 미-한 연합훈련은 다음달 5일부터 20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약 12일 동안 진행됩니다.

연습은 실제 병력과 장비는 투입되지 않고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게다가, 미국과 한국은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는 등 대부분 훈련을 크게 축소하거나 중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난이 한국을 향했지만 사실상 미국도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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