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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이 북 핵 협상 맡아도, 관건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북 비핵화 협상에 북한 측에서 누가 나서든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종 결과는 김 위원장이 챙길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상대역으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1일 VOA와의 통화에서 “과거부터 최선희 제 1부상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 측 실무진은 최선희 제 1부상을 중심으로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등 대미 라인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 인선이 어떻게 되는 협상에 큰 동력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북한 측 협상기록관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Again I think the most important person on the North Korean delegation is the note taker. Because that is the person that would report the meeting back to Kim Jong Un. So I hope the Americans who ever it is will speak very slowly and clearly to the note taker so he can understand precisely what the American Delegation is saying”

향후 실무 협상에서도 `톱 다운’ 방식이 유효한 이상 실무진은 아무런 결정권도 갖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미국 측은 상대측 협상기록관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미국 측 실무 협상단 진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폼페오 장관 교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잘했지만, 실무급 협상인 만큼 폼페오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고 막후에서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통령과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의 불화설이 향후 미국 측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The National security advisor should not have his own policy. He should be supporting the President. Yeah Allison, she was on my delegation, sure she could be on that delegation but Bolton supports this and you have to work around your security advisor”

힐 전 차관보는 이 같은 불화가 실무협상 대표로 유력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 등 NSC 라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볼튼 보좌관은 정책결정자가 아닌 조언자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VOA에, 비건 대표의 상대역으로 최선희 제 1부상이 유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역관 출신에 실무 능력이 얕기 때문에 보다 외무성 부상급이나 유엔대표부 등에서 실무 경험을 많이 쌓은 고위급에서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 “I would not classify her as a better negotiator. She was mostly an interpreter and an advisor on previous negotiations to United States rather than a negotiator”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 담당 주요 실무자인 권정근 외무성 국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았지만, 북한 측에 핵무기 관련 실무자 배치 등 뚜렷한 변화가 없는 한 큰 진전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 측 협상팀에 핵과 직접 관련된 실무급이 포함된다면 다소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결국 협상의 최종 결과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Certainly it would be a difference. As I understand there hasn’t been anybody who had nuclear expertise to be able to talk about the details but to the end to me the key question is Kim’s decision”

베넷 선임연구원은 과거 협상 사례에 비춰볼 때 외무성도 하노이 회담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통일전선부와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며,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실무 협상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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