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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들, 트럼프 대북 관여 지지 속 ‘톱 다운’ 방식 비판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지난달 1일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지난달 1일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정책에 대해 대체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톱 다운’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많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내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24명의 후보 가운데 선두 주자로 꼽히는 인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입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지율 38%로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이라고 지칭하며, 김 위원장과의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방식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18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미국이 푸틴이나 김정은 같은 독재자나 폭군을 포용하는 나라인가?’라고 반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멍청이’라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성명에서 “같은 미국인이자 전직 부통령에 맞서 잔인한 독재자 편을 반복적으로 드는 것 자체가 모든 걸 다 말해준다”면서 “대통령직 품위를 저버린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지율 20%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는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

샌더스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달 초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는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는 유일한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마주 앉겠다고 생각한 것은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또 “중국과 환태평양 지역민들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계속 행동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톱 다운’ 방식과, 최대 압박을 통해 비핵화를 유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겁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4월 트위터에서 “남북 간 평화협정 체결은 미국과 역내 안보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를 지지하면서도, 관여 방식에 대해선 샌더스 의원과 달리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방문 중 김 위원장을 두둔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주자인 털시 개바드 하원의원과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선택한 것은 옳았다면서도, 관여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의미를 축소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의 유대관계가 협상을 성공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믿는 것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털시 개바드 민주당 하원의원.
털시 개바드 민주당 하원의원.

개바드 의원은 또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사례와 이란 핵 합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이후에도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개바드 의원은 의회 내 진보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진보코커스 소속으로, 이들이 주도하는 하원의 ‘한국전쟁 종전 촉구’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를 지지하면서, “현명한 외교”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지난 26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는 “김정은에 정당성만 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역내 평화를 위해선 비핵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관념이 팽배했는데, 평화와 비핵화가 동시에 서로를 돕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관념으로 옮겨간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가 얻은 유일한 긍정적 효과”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내년 대선 레이스는 오는 18일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을 계기로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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