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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지원 모금, 목표액 10% 그쳐…“모니터링이 관건”


북한 휘천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된 곡물을 저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휘천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된 곡물을 저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식량기구들이 긴급 대북식량 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지만 반응은 냉랭합니다. 식량 지원은 목표액의 2.4%, 영양 지원은 23% 등으로 전체 인도적 지원이 목표액의 10%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원 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 더 많은 공여국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갱신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현황 자료에서 지금까지 받은 모금액이 목표액의 10.3%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전체 목표액 1억 2천 34만 달러 가운데 모금한 금액은 1천 238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4개 지원 분야 가운데 식량 안보 모금액은70만 달러로 목표액 2천 850만 달러의 2.4%에 불과했습니다.

또 영양 지원은 목표액 5천 50만 달러 가운데 23.2%인 1천 17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보건과 식수·위생 분야는 지원이 전무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영양 지원에 598만 달러, 러시아가 영양 지원으로 4백만 달러, 스웨덴이 영양지원과 식량 안보에 각각 1백 7만 달러와 49만 달러 등 총 157만 달러, 캐나다가 56만 9천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나머지 프랑스(14만 달러)와 아일랜드(11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6개 나라만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동참한 겁니다.

유엔 식량기구들은 앞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10년 사이 최악이라며 국제사회에 부족분 136만t에 대한 긴급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유엔 대변인이 지난 3월 초에 식량 지원을 공개적으로 호소한 지 석 달이 돼 가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랭한 겁니다.

미 국무부와 유럽연합도 최근 VOA에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인도적 상황에 우려한다면서도 지원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에 미온적인 북한 정권이 최근 탄도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지원 명분에 스스로 흠집을 낸 것도 이유지만, 핵심 걸림돌은 식량 지원 분배의 투명성이 여전히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입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When the aid is given, the humanitarian groups must negotiate better term than they have. They have to make sure that they have prefer monitoring so that aid is not diverted.”

인도주의 단체들이 과거보다 더 나은 투명성 확보 조건을 위해 북한 정부와 협상해야 하고 지원이 다른 곳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분배 과정과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을 때 국제사회도 지원에 대한 부담과 우려를 덜 수 있다는 겁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측 선임 전문위원을 지낸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도 잠재적 공여국들은 충분한 분배 감시가 준비됐다고 자신할 때 지원에 대한 의지를 더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스 국장은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긴급 식량 지원에 대한 10가지 질문’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래 식량 지원이 의도한 수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분배 감시를 북한 당국에 요구할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이어 방문할 가구를 자유롭게 선택하는지, 북한인이 아닌 한국어 구사 요원이 분배와 감시 과정에 투입되는지, WFP가 영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북한의 군과 인구 규모를 물었습니다.

아울러 평양과 지방에 대한 식량 분배 비율, 북한 시장(장마당)에 대한 전문가들의 접근 요청 여부, 장마당 동향·가격을 반영한 기록을 북한 정부에 요청했는지도 물었습니다.

제임스 벨그레이브 WFP 아태 지역사무소 대변인은 이달 초 VOA에 북한의 식량 평가는 37개 군의 179개 가구를 방문하고 다양한 관계자와의 면담 등 전례 없는 북한의 지원 속에 이뤄졌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여전히 일부 지역에 대한 유엔 인도주의 기구들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규제한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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