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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모친 “북한 정권은 지구상의 암적 존재”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가 3일 워싱턴에서 열린 납북자 관련 토론회에서 증언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가 3일 워싱턴에서 열린 납북자 관련 토론회에서 증언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의 납북자 가족들이 워싱턴에 모여 사랑하는 가족의 송환을 위해 북한 정권을 계속 압박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는 북한 정권을 ‘암’으로 묘사하며, 이를 무시하면 아픔을 계속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말할 때는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지만,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단호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North Korea to me is a cancer on the earth. And if we ignore this cancer, it’s not going to go away. It’s going to kill all of us.”

북한(정권)은 자신에게 “지구의 ‘암’”이며 “우리가 이 암을 무시한다면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모두를 죽일 것”이란 겁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채 애써 감정을 절제하려는 신디 웜비어 씨 옆에 앉은 한국과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이 눈시울을 적시며 공감을 표시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3일 워싱턴에서 납북자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북한 정권에 납치된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열린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3일 워싱턴에서 납북자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3일 워싱턴에서 납북자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신디 웜비어 씨는 평생 한 번도 싸우거나 말썽부리지 않았던 아들을 살해한 북한 정권은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가려는 “악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찬성하지만, “진실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 누군가와 어떻게 외교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How can you have diplomacy with someone who never tells the truth? That’s what I want to know. I’m all for it, but I’m very skeptical. He lies, he lies, he lies, all for himself.”

김정은은 자기 자신 만을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정권도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등 주민들을 돌보지 않은 채 자신들만 챙기기 때문에 외교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란 겁니다.

또 김정은과 히틀러의 유일한 차이는 그가 강제수용소 운영의 대상을 다른 나라 국민뿐 아니라 자국민 모두에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신디 씨는 이런 북한 정권을 압박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할 수 있는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69년 북한 정권의 대한항공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도 “언제까지 북한 정부의 야만적 행위를 그저 지켜만 볼 것이냐”며 행동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씨] “Until when are you going to simply watch the barbaric behavior of the North Korean government? Please take action!”

북한 정부는 당시 납치한 승무원 4명과 승객 46명 가운데 승객 39명만을 부분 송환했습니다.

황 씨는 자신을 비롯해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납북자 가족의 아픔은 “너무도 통탄스럽고 잔인한 고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 생전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모든 납북자의 송환을 북한 정권에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씨] “I want to meet my father before he dies. All the victims should be allowed to meet their families before they die. Please help us.”

한국 통일부는 6·25한국전쟁 때 북한에 납치된 전시 납북자는 10만여 명, 전후 납북자 3천 835명 중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계속 억류 중인 납북자는 516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13살 때 북한 요원에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요코타 타구야 씨 등 일본인 납북자 가족도 “납치는 인류에 반하는 범죄”라며 북한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요코타 타구야 씨는 아버지가 86살로 누나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납북자 문제는 비핵화와 함께 다뤄져야 하고 대북 경제지원은 모든 납북자가 송환된 뒤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과거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뒤 사망자 8명을 제외한 5명과 가족을 일본에 보냈고, 이후 이 문제는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 일본인 납북자가 17명,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수 백 명에 달하며, 북한 정부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생사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날 토론회를 진행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라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납북자 문제는 “정부가 조직적으로 주도한 범죄”라며, “설명할 수 없는 비극이 아니란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남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포괄적인 결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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