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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협상 교착 속 미 언론의 `화제 인물’ 떠오른 볼튼 보좌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북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언론의 `화제 인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의 신념과 태도를 조명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계기가 됐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에 대해 어떤 언론 보도가 나온 건가요?

기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요커’가 최신호에서 `전쟁으로 가는 볼튼’이란 제목의 특집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잡지는 볼튼 보좌관 본인과 전현직 정부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볼튼 보좌관의 정책적, 이념적 성향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볼튼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볼튼 보좌관이 즉각 반박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다르다는 건가요?

기자) 백악관 합류 전 북 핵 문제와 관련해 “핵을 보유한 북한을 감수하든가, 군사력을 동원하든가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주장했던 볼튼 보좌관이, 지금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북한과의 협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핵심 참모가 실현 불가능한 일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핵심 관심사는 군사 행동에 대한 볼튼 보좌관의 입장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볼튼 보좌관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선제공격을 주장했던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문제는 볼튼 보좌관의 생각을 잘 안다는 인사를 인용해 `뉴요커’가 보도한 대목입니다. “볼튼이 여전히 대북 공격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는 겁니다. 잡지는 특히 볼튼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쳐 정책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볼튼 보좌관은 트위터 글을 통해 보도 내용을 즉각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어떤 입장을 밝힌 건가요?

기자) `뉴요커’ 잡지가 인용한 인사는 “수 년 간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는, 내게 적의를 품은 전직 직원”이라면서, 이 직원은 자신의 생각을 알지 못하며, 그의 발언은 “내 견해와 배치된다”는 겁니다. `뉴요커’의 보도에 따른 파장을 조기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볼튼 보좌관이 전면에서 대북 메시지를 주도하는 상황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언론은 하노이 회담 결렬에 볼튼 보좌관이 핵심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요커’에 따르면 국가안보 분야의 한 전직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성 발언을 하는 매파인 볼튼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볼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교착 국면에서는 늘 강경파인 볼튼 보좌관을 전면에 내세워왔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그런 만큼, 볼튼 보좌관에 대한 미 언론의 관심도 크다고 할 수 있지요?

기자) 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볼튼 보좌관을 집중 공격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볼튼 보좌관을 `멍청하다’고 깍아내리고, 그가 폼페오 국무장관과 함께 하노이에서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협상에 장애를 조성”했다는 등의 비난입니다. `리비아식’ 북 핵 해법을 주장하는 등 대북 강경론을 주도해온 볼튼 보좌관에 대한 반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뉴요커’에 앞서 지난달 `애틀란틱’ 잡지도 볼튼 보좌관을 4월호 표지인물로 소개하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볼튼의 시대가 왔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언론들의 평가에 대한 볼튼 보좌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볼튼 보좌관을 묘사하는 상징어는 `호전적 강경론자’ 입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이라크 침공을 주장한 `네오콘’의 핵심이라는 꼬리표도 늘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볼튼 보좌관은 스스로를 ‘친미주의자’ (pro-American)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간의 자유를 위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희망이며, 따라서 미국의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전 세계를 위한 최고의, 유일한 전략”이라는 주장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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