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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김영철 교체, 미-북 비핵화 협상에 영향 불가피


지난 1월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지난 1월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전격 교체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북 비핵화 협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나면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도 손을 뗀 건가요?

기자) 북한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미 협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전선부장 자격으로 대미 협상을 맡아왔기 때문입니다. 김영철은 통전부의 대화 상대인 미 중앙정보국 CIA 국장이던 마이크 폼페오 현 국무장관과 물밑접촉을 시작했고, 이후 폼페오 국장이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역할을 유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왜 김영철 통전부장을 교체한 건가요?

기자) 김영철 교체를 확인한 한국 국가정보원도 교체 이유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결과에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과의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찍부터 북한이 김영철을 협상 상대에서 교체하기를 바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요?

기자) 한국의 일부 언론들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런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군 출신인 김영철의 경직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부담스러워 하면서, 교체를 희망했습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북한이 김영철 교체를 통해 미국도 폼페오 장관을 미-북 대화에서 배제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하던데요?

기자) 북한은 최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기자문답 형식으로 폼페오 장관의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이런 요구를 일축했지만, 김영철이 대미 협상에서 손을 뗀 것이 확인되고, 새로운 협상 책임자가 결정되면 그에 맞춰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장금철은 대남 사업에 관여해온 인물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통일전선부가 아니라면, 어느 기관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맡게 될까요?

기자) 한국 언론들은 외무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열린 북-러 정상 간 확대회담과 이어진 만찬에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이 참석한 것으로 미뤄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이들에게 대미 협상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통전부가 비핵화 협상을 맡았던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강성으로 알려졌던 김영철이 물러나고 외무성이 전면에 나서면 비핵화 협상이 좀더 원활하게 될까요?

기자) 리용호 외무상이나 최선희 제1부상이 김영철에 비해 덜 강성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두 사람은 오랫동안 미국을 상대해 핵 문제를 다루면서 상당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이 김영철과 다릅니다. 두 사람은 특히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영어도 능숙해 미국과의 의사 소통이 좀더 원활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외무성 소속 인물로 협상 책임자를 바꾼다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피인물로 지목해온 폼페오 장관의 교체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을 겁니다. 아울러, 앞으로 비핵화 협상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것임을 알리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선희 제1부상은 그동안 여러 차례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적나라하게 표출해온 인물입니다. 지난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난하는 개인 담화에 이어, 최근에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인신공격성 비난을 가한 강경파 관료입니다.

진행자) 김영철 통전부장은 아예 실각한 건가요?

기자) 한국 국정원은 그렇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철이 통전부장에서만 물러났을 뿐, 당 부위원장과 국무위원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2기 출범에 맞춰 공개한 사진 속에서 김영철은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 11명의 일원으로, 김 위원장 뒷줄 정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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