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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다트머스대학교 (2)


상공에서 바라본 다트머스 대학교. 제공: dartmouth college.
상공에서 바라본 다트머스 대학교. 제공: dartmouth college.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 동부의 명문 사립 아이비리그 시리즈 7번째, 뉴햄프셔주에 있는 '다트머스대학교(Dartmouth College)'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디오] 다트머스대학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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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대학"

다트머스대학교는 미국의 동부 명문 사립 8개 대학, 즉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대학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학교육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학교기도 한데요. 영국과의 독립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 정부는 이 다트머스대학을 주립대학으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다트머스대학 케이스(Dartmouth College Case)'라는 법정 소송이 벌어졌는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816년, 소위 말하는 '다트머스대학 케이스(Dartmouth College Case)'라고 하는 법정 소송이 제기되면서 다트머스대학이 뉴햄프셔주 정부에 귀속돼 뉴햄프셔 주립대학이 될 위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영국과의 독립 전쟁에서 이긴 후, 뉴햄프셔주 정부는 영국의 조지 3세가 땅을 내놓아 세운 이 대학은 마땅히 미국 정부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증언에서 이 학교 졸업생이자, 두 번이나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대니얼 웹스터는 사립 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학문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웹스터의 명연설에 힘입어 1819년, 다트머스대학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후 다트머스는 뉴햄프셔주의 통제를 받는 주립대학, 즉 Dartmouth University가 되지 않고 오늘에 이르는 아이비리그 소속 사립 명문으로 남아 주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학문의 꽃을 피우는 세계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랑스럽게 존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다트머스는 오늘날까지 설립 당시의 이름인 '다트머스칼리지'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1769년 식민지 시대 지역 원주민들이었던 인디언 교육과 계몽을 위해 설립됐던 작은 대학, 다트머스대학교는 이후 200년 넘는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계속되는 변화와 도전, 적응을 통해 최고의 지성을 갖춘 인재들을 배출하고, 끊임없이 연구에 정진하는 대표적인 연구대학의 하나로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습니다.

"다트머스만의 특징"

다트머스대학에 들어가면, 학생들은 어떤 것들을 경험하게 될까요? 또는 다트머스만의 특징은 뭘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항상 따라오는 대답이 있다고 하는데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로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첫째, '빅그린(Big Green)'입니다. 캠퍼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대학 별명이 빅그린인 만큼 초록색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둘째, '야외활동', 대학이 소유한 2만7천ac의 산악부지에서 수많은 야외 오락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대학의 표어인 '자연 속에서 한목소리로 외칩시다!'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셋째, '건강', 10월부터 두꺼운 겉옷을 입기 시작해 이듬해 4월에야 겨우 벗을 수 있는데, 이 정도만 되면 몸이 단련돼 어지간하면 반소매, 반바지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넷째, '외국어', 대학 4년 동안 한 한기는 국내외에서 의무적으로 인턴쉽을 다녀와야 하며, 적어도 외국어 하나는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재정', 되도록 많은 학생에게 풍성한 장학금 혜택을 아끼지 않는다. 여섯째, '인간관계', 다트머스 동문의 모교 사랑이 지극해 동문 후배들의 취업, 자문, 인턴 훈련 등의 지원을 아낌없이 베푼다는 것입니다."

다트머스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다트머스 재학생들] "저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왔는데요. 생물학 석사 과정을 마칠 때 지도교수가 여러 학교를 소개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이 다트머스를 최종적으로 선택했어요.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암 연구를 할 수 있는 최상의 대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중동에서 보기 힘든 눈을 마음껏 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트머스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교육 시스템을 갖춘,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부모님이 어린 자녀와 멀리 떨어져 지내면 걱정들이 많을 텐데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부 과정인데요. 다트머스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며, 어떻게 그 책임을 져야 하는지 가르치죠. 그래서 졸업할 때쯤에는 학생들은 매우 강하고 폭넓은 인격을 갖춘 지도자로 대학 문을 나설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트머스 대학교 내 교정.
다트머스 대학교 내 교정.

"다트머스 야외 클럽"

다트머스대학교의 상징색인 녹색과 하얀색은 다트머스의 별명인 'Big Green'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하는데요. 빅그린이라는 이 별명은 넓고도 광활한 캠퍼스의 주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다트머스대학교는 이런 풍성한 자연 활동을 학생들이 맘껏 누릴 수 있도록 야외활동을 위한 클럽이 매우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 교육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다트머스는 시즌에 따라 스키, 하이킹 코스로도 이름난 관광명소이기 때문에 평소 캠핑이나 스키, 낚시 등을 즐기는 학생들에게는 낙원이지만, 도시 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에게는 다소 따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학교에서 1909년에 세워진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인기 있는 클럽이 '다트머스야외클럽(Dartmouth Outing Club, DOC)'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이킹, 캠핑, 승마, 스키 등 활동적인 레크리에이션 활동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에도 적극 참여하고 지역사회에서 의료와 안전교육,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학과 공부를 지도하는 일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다트머스 그릭라이프(Dartmouth Greek life)"

다트머스대학을 소개할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학생 활동 조직을 일컫는 '그릭라이프(Greek life)'입니다. 그릭라이프, 말뜻 그대로 보면 그리스식 생활이라는 건데요.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지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한국의 대학을 생각해서 흔히 '동아리'나 '사교 클럽'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다트머스의 그릭라이프는 그런 의미 이상의 대학 공동체가 되기 때문에 그냥 원어대로 '그릭라이프(Greek Life)'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왜냐하면 그릭라이프에 속한 각 기관들은 캠퍼스 안에 그들만의 독자적인 건물들을 소유하고 있고, 소속 학생들 대부분은 그 안에서 함께 숙식하고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남학생들만의 단체는 '프래터너티(fraternities)', 여학생들만의 단체는 소로러티(Sororities)'라고 부르는데요. 각 단체는 그리스어 알파벳 2~3개를 사용해 '알파 차이 알파(Alpha Chi Alpha)'라든가 '알파 데타(Alpha Theta)' 또는 '파이 델타 알파 (Phi Delta Alpha)' 이런 식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다트머스 재학생들은 그릭시스템을 통해 형제, 자매 같은 끈끈한 인맥을 맺게 된다고 합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각 그릭라이프안에는 지도교수진과 전문 교직원들이 속해있고, 그릭라이프에 속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 동안 6개의 원칙에 근거한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즉, 평생 함께하는 형제애, 지도력, 서로 다른 계층과 사상을 포용하고 융화하는 포괄성, 재능의 사회 환원, 최고의 학문적 우수성,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지는 삶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제로 그릭라이프에 속한 동문 간의 끈끈한 인맥 관계는 졸업 후 평생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수재들의 학문발전소"

계속해서 다트머스대학교의 학풍은 어떤지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에게 들어볼까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다트머스대학교는 독립적이고 모험심이 강하며 학문적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선호하는 대학입니다. 재학생들 사이에 경쟁적이라기보다는 상호 협력하에 서로 배움과 가르침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생의 약 25%가 바로 대학원에 들어가 학문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각 고등학교에서 수재 중의 수재들이 모여 공부벌레들의 집결체라는 측면도 있지만, 훌륭한 대학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학생활동 기관과 각종 스포츠, 연극, 음악제, 저명한 교수들의 세미나가 늘 캠퍼스에서 이뤄지고 있고요. 하노버시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학생들의 4년이 꿈같이 가꿔지는 멋진 대학이기도 합니다."

"재정 지원 정책 "

다트머스대학교 역시 다른 아이비리그대학들처럼 재정 지원은 '니드블라인드 정책(Need-Blind Policy)'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다트머스의 수업료와 기숙사 등 제반 경비를 합치면 7만3천 달러가 넘을 정도로 재정부담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가계 소득이 연간 10만 달러 미만이면 학비를 전액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또 입학 사정에서 지원 학생의 재정 지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니드블라인드 정책(Need Blind Policy)'을 실시하는데요.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undocumented students in the U.S.)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력과 소양을 겸비한 학생이라면 가정 형편을 전혀 개의치 않고 지원할 수 있는 대학입니다."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늘도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마지막 학교인 코넬 대학교 소개해드리겠고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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