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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다트머스 대학교 (1)


미국 뉴햄프셔주에 소재한 '다트머스대학교(Dartmouth College)'의 베이커-베리 도서관 앞에서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에 소재한 '다트머스대학교(Dartmouth College)'의 베이커-베리 도서관 앞에서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 동부 명문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 시리즈 7번째 시간으로, 미국 동북부 뉴햄프셔주에 있는 '다트머스대학교(Dartmouth College)'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디오] 다트머스 대학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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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부족들을 위해 세워진 학교"

250년의 역사를 가진 다트머스대학교는 8개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는 규모는 가장 작지만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학문적 명성이 드높은 명문 사립대학의 하나입니다.

1776년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기 전, 신대륙에는 영국 왕실의 인가를 받은 '9개의 대학(The nine colonial colleges)'이 있었는데요. 다트머스대학교는 이 중 가장 나중에 세워진 학교입니다. 1769년 뉴햄프셔주에 설립됐는데요. 독특하게도 당시 미 대륙에 살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 즉 인디언 부족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로 출발했다고 해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 신대륙으로 다양한 계층의 이민자들이 계속 밀려들어 오지만, 자원이나 일자리 부족 등으로 사회적으로 무질서와 부패가 만연했던 시기인 1730년대, 조너선 에드워즈 목사의 설교를 통해 영적 대각성 운동이 뉴잉글랜드 식민지 전 지역에 불고 있었는데요. 당시, 실천적 행동가로서,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모든 인간은 신 앞에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회중 교회 목회자로 30여 년간 코네티컷 지역에서 목회를 하고 있던 '일리에이저 윌록(Eleazar Wheelock)' 목사였는데요. 윌록 목사는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깊은 오지를 다니며 기독교를 전파하고 계몽하는 일에 앞장섰으며, 모히건 부족의 도움으로 1754년 코네티컷주 뉴런던에 '무어스인디언학교(Moor's Indian Charity School)'을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코네티컷으로 파견된 총독의 반대가 만만치 않자, 식민지 정착민이 늘면서 고등교육 기관의 설립이 매우 필요했던 뉴햄프셔주로 1769년 학교를 옮긴 게, 오늘날의 다트머스대학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당시 뉴햄프셔 총독이었던 존 웬워스(John Wentworth)로부터 학교부지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게 됐고, 영국 조지 3세 국왕이 이 대학을 윌록 목사의 교육 신념대로 '이 땅에 거주하는 인디언 부족 젊은이들과 영국 본토에서 건너온 청년들에게 바른 교육을 시켜주는 훌륭한 고등교육 기관이 될 것'을 요망하면서, 1769년 정식으로 대학 설립을 인준하는 칙령을 내주게 됩니다."

이후 다트머스대학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교육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유능한 미국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발전하면서 미국의 전통 명문 사학, 아이비리그 대학의 하나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다트머스대학 이름의 유래"

'다트머스'라는 이름은 윌록 목사의 사역에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당시 식민지 총괄 국무장관, 윌리엄 레기 다트머스 백작 2세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윌록 목사는 다트머스대학의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일생을 다트머스대학에 바쳤는데요.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어려운 시절에도 학교 문을 닫지 않고 꾸준히 졸업생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실천주의 정신이 투철했던 윌록 목사의 헌신과 지도력 덕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윌록 목사의 묘는 다트머스대학교 교정에 있습니다.

다트머스 대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걷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걷고 있다.

"천혜의 환경을 가진 학교"

다트머스대학교는 8개 아이비리그대학 중에서는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절경으로 이름난 버몬트주와 뉴햄프셔주를 가로지르는 코네티컷강의 상류에 있는 '하노버(Hanover)'라는 작은 도시에 캠퍼스가 있는데요. 학교 별명이 'The Big Green', '커다란 초록색'이라고 할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학교라는 평을 받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가 소개하는 다트머스대학교 풍경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웅장한 산세를 지닌 뉴햄프셔주 '화이트마운틴(White Mountains)' 산맥과 절경으로 소문난 버몬트주의 '그린마운틴(Green Mountains)' 산맥에 둘러싸인 다트머스대학교는 1953년,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이 대학을 방문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졸업식 연설에서 "다트머스야말로 대학다운 천혜의 환경을 가진 대학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훌륭한 자연환경과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2시간 정도 북쪽으로 운전하고 가노라면, 아름다운 숲과 계곡을 계속해서 지나게 됩니다. 이같은 첩첩산중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생각할 때 즈음 되면, 어느덧 고풍이 서린 캠퍼스가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미국 식민지 시대와 건국 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하노버(Hanover)시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하노버시는 2019년 기준, 인구가 1만 명도 안 되는 아주 작고 아담한 도시인데요. 다트머스대학교는 약 270ac의 메인캠퍼스와 2만7천ac의 산림지대를 별도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고색창연하지만 생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하노버시와 함께 있는 아늑한 도시형 캠퍼스에 들어서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기숙사 건물들이며, 강의실 건물들이 아이비 넝쿨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또 캠퍼스 정중앙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베이커베리도서관(Baker-Berry Library)' 시계탑에서는 매일 저녁 6시가 되면 전통적으로 다양한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데요. 그 앞에 서 있으면 대도시와 동떨어져 비밀리에 세워진 고급 두뇌 양성기지를 연상시킨다는 대학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트머스대학교 현황"

다트머스대학교는 2017년 기준, 학부생이 약 4천400명, 대학원생이 2천100명가량 재학하고 있습니다. 다트머스는 이미 1900년대 초부터 약 4천 명의 재학생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도 이 수는 별로 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적은 수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다는데요. 이 정도의 학생 수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에 적절하다는 학교 측의 결론, 또 여기에 이 정도의 재학생을 유지해야 동문 선배들이 뒤를 돌보아주기가 알맞다는 동창회 측의 의견이 맞아떨어져서라고 하네요.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에서 늦깎이 졸업생이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에서 늦깎이 졸업생이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다트머스의 위상"

다트머스대학교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2019년 미국 대학 순위에서 12위에 올라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다트머스는 브라운대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이 7명으로 아주 소규모 학급이며, 학부생들이 좀체 상상할 수 없는 석학 교수들의 강의를 받을 수 있는 특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형 종합대학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전문 연구기관 활동에도 참여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학부 학생들에게 우수한 학술연구환경을 제공하는 다트머스대학의 2018년 지원자는 2만2천여 명에 달했는데요. 이 중 1천169명만 최종 등록하면서, 8.7%의 합격률로 2009년 이래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합격자의 46% 정도가 각 고등학교에서 수석이나 차석 졸업자들이고요. 97% 이상이 각 고등학교 졸업자들 중 상위 10%에 속할 만큼 뛰어난 학생들입니다."

다트머스대학은 긴 역사를 통해 변치 않는 교육 원칙이 있는데요. 대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침으로써 그 가치가 있다는 인식입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학문적인 큰 업적을 거둔 교수라 할지라도 강의 시간은 갓 취임한 젊은 교수와 똑같이 책임을 진다고 하네요.

"다트머스대학의 구성"

다트머스대학교의 학부는 크게 문리학부와 사회학부, 과학학부로 구분하는데요. 학부생들에게는 복수 전공과 특별 전공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 더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학부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심도 있는 분석 능력을 배우게 하고, 광범위한 리버럴아츠(Liberal Arts), 즉 교양학부 과정에서 다양하게 견문을 넓히는 공부를 하게 합니다. 50여 개가 넘는 표준 학사과정 전공이 있지만, 복수 전공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특별 전공을 만들어 이를 실시할 수 있는 특혜도 주어집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전공은 경제학과 행정학을 필두로 역사학, 컴퓨터공학 등입니다."

다트머스대학교는 또 미 대륙에 거주했던 인디언 부족의 자녀들을 교육하기 위해 세워진 대학인만큼, 저명한 미국 원주민 인디언 연구소를 비롯해, 유대인연구소, 중동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 프로그램이 있고요. 대학원 과정은 인문대학원과 의과대학원, 공과대학원, 경영대학원 등 4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트머스 플랜(Dartmouth Plan)"

다트머스대학교는 다른 아이비리그대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다트머스 플랜 (Dartmouth Plan)'이라는 독특한 학기 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설명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대부분의 대학은 1년을 봄과 가을 두 학기로 나누는데요. '다트머스 플랜 (Dartmouth Plan)' 또는 '디-플랜(D-Plan)'이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1년을 4학기로 나누고, '쿼터(Quarter)'라고 불리는 각 학기를 10주로 구성해 여름에도 정규 수업이 계속됩니다.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1학년과 4학년 때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수업을 하게 되어 있지만, 2학년과 3학년 기간 동안은 학생들이 각자의 계획에 따라 교과과정을 짜서 한 학기는 쉴 수도 있고, 또는 외국의 대학이나 정부 기관, 각종 연구기관에 나가 인턴십 훈련을 받고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융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다트머스만의 독특한 학제를 통해, 다트머스 학생들은 전공에 정진하는 것이 강의실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사회에 나가 몸으로 경험하게 됨으로써 졸업과 동시에 실무사회에 적응도가 가장 높은 대학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트머스대학교는 아이비리그 8개 대학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아시아계 총장을 선출해 화제가 된 학교기도 한데요. 바로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한국계 김용 전 총장입니다. 김용 전 총장은 2009년부터 2012년, 세계은행 12대 총장에 선출될 때까지 다트머스대학을 이끌었습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늘도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 시간에 다트머스대학의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들려드리겠고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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