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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군 ‘테러 조직’ 지정…리비아 전면 내전 위기


이란혁명수비대원들이 테헤란에서 행진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합니다. 리비아에서 정부군과 군벌 간의 대립이 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병력을 일시 철수시켰습니다. 터키에서는 집권당이 얼마 전 치렀던 지방선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는 소식, 함께 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다고요?

기자) 네.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하는 계획을 공표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앞으로 1주일 안에, 지정 절차가 공식 발효되는 것으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기자들에게 설명했는데요.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성명 내용,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네. “이란은 테러 지원 국가일 뿐 아니라, 혁명수비대(IRGC)를 도구로 테러를 확산, 재정 지원하고, 적극 참가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특히 “혁명수비대는 이란이 펼치는 세계적 테러 활동의 최우선 수단”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다시 말해, 이란 정부가 중동 테러 단체들을 지원하는 정도가 아니라, 혁명수비대를 통해 직접,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테러를 벌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이란이 운용하는 정예 군사조직입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 군대나 정부 기구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앞서, 미 재무부 등이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조직이나 관계자들을 제재한 적은 있었지만, 혁명수비대 자체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무부 주도 아래, 전례 없는 절차(unprecedented step)를 밟은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란 정규군을 상대로 전례 없는 절차를 밟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이란을 정상국가(normal state)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뉴욕타임스는 풀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전면 복원했는데요. 이란의 핵 능력이 여전하고, 테러 지원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사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지적을 듣지 않았습니다. 제재 철회만을 꾸준히 요구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다음 달 핵 합의 탈퇴 1주년을 앞두고, 이란에 압박을 높이는 절차를 이번에 단행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란은 중동 주둔 미군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해 맞섰습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와 관련 단체들을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렸다고 최고국가안보회의가 같은 날(8일) 발표했는데요. “미군이 테러분자들뿐 아니라 수많은 양민도 학살했기 때문에” 테러 조직으로 볼 근거가 충분하다고, 이란 의회 관계자가 관영 ‘파스(FARS) 뉴스’ 인터뷰에서 주장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미군을, ‘IS’나 ‘알카에다’ 같은 급진 무장단체들과 똑같이 취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조치를 어떻게 보나요?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중동) 지역 수많은 나라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테러조직 지정을 자신이 요청했고, 미국 정부가 승낙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9일 총선을 실시하는데요. ‘대이란 압박 강화’를 내세운 네타냐후 정권의 득표에, 이번 조치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미국과 현지 언론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테러 조직으로 지정되는 이란혁명수비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금융 거래와 인적·물적 외부 교류를 미국 정부가 전면 봉쇄합니다. “세계 각지의 기업과 은행들은 이란혁명수비대와 어떤 방법으로도 거래를 말아야 할 의무를 갖게 됐다”고 폼페오 국무장관은 설명했는데요. 이번 조치로 “이란이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배경 설명에 나선 국무부 관계자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군대를 봉쇄한다고, 나라 전체가 고립될까요?

기자) 혁명수비대는 사실상 군대 이상의 조직입니다. 시아파 성직자 중심의 이슬람 통치 체제를 보호하는 게 근본적인 운영 목적인데요. 이를 통해 이란의 정치와 경제 전반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의 주요 외화벌이 경로인 석유 수출에도 관여하고요. 금융, 운송사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 1979년 혁명 이후 이란은, 이슬람 이념과 군사 조직, 두 축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 두 축이 만나는 교차점이 바로 혁명수비대라고 미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이란 관계가 계속 나빠지고 있네요?

기자) 미국과 이란 관계는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습니다. 2차대전 이후, 중동에서 이란이 미국의 최고 동맹이었던 적도 있는데요. 이슬람 혁명으로 친미 왕정이 축출된 뒤 급격하게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그 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사건이 벌어지면서 단교에 이르렀는데요. 지난 2015년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 극적으로 ‘이란 핵 합의’를 맺었고요. 관계 정상화 쪽으로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다시 방향이 바뀐 겁니다.

7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미군 철수 병력을 태운 공기부양선이 출발하고 있다.
7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미군 철수 병력을 태운 공기부양선이 출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리비아에서 병력을 철수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리비아에 주둔 중인 병력 일부를 철수시켰습니다. 토머스 발트하우저 미군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7일, 리비아의 안보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병력을 일시 철수시켰다고 밝혔는데요. 철수 병력의 규모나 기간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리비아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 국가인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중동 전역에 일던 민주화 운동 이른바 '아랍의 봄' 당시, 무아마르 가다피 독재 정권 축출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현재 리비아는 유엔이 지지하는 통합정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리비아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세력으로 양분돼 있는데요.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 총사령관이 지난 4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군과 리비아국민군 간에 무력 충돌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정부군(GNA)과 리비아국민군(LNA) 간의 군사적 충돌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통합정부군 보건 장관은 현지 매체에, 4일 전투가 시작된 이래, 의사를 포함해 21명이 사망하고, 30명 가까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리비아국민군 쪽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하프타르 사령관 대변인이 지난 6일 밝힌 바에 따르면 국민군 쪽은 1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하지만 8일 현재, 국민군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 근방 50km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고, 양측이 서로 공습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사상자는 훨씬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리비아국민군을 이끌고 있는 하프타르 사령관이라는 인물,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퇴역 장성으로, 지난 2011년 가다피 정권 축출에 앞장섰던 인물인데요. 하지만 이후 제헌의회에서 이슬람 정파의 목소리가 커지자 반기를 들고 나섰습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리비아가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2014년부터 비이슬람계 무장세력을 이끌고 이슬람주의 세력과 싸워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프타르 사령관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요.

기자) 네, 하프타르 사령관은 현재 동부를 거점으로 리비아 국토의 약 3분의 2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반면 통합정부는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 지역 일부를 통치하고 있고, 나머지는 다른 무장 세력들이 난립해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부에서 서부로 더 영역을 넓히면서, 명실상부 국가지도자로 나서겠다는 하프타르 사령관의 야심에서 비롯됐다고 주요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역 군벌의 한 명인 하프타르 사령관의 영향력이 어떻게 이렇게 커질 수 있었을까요?

기자) 하프타르 사령관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지역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가 많이 줄었고, 또 생활여건이 급속히 개선되면서 지지도가 상승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리비아통합정부는 이슬람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인사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데요.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슬람 테러 세력으로 리비아를 구하겠다"며 이번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건데요. 하프타르 사령관은 오래전부터 트리폴리 장악 계획을 세워왔으며, 그의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유엔이 지지하는 통합정부는 그만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가 보군요.

기자) 네, 2년 전 총선을 통해 제헌의회가 출범했는데요. 하지만 이슬람 정파와 세속적 민족주의 정파로 나뉘어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총리만 4번이나 바뀌었을 만큼 혼란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7일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프타르 사령관에게 트리폴리 진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지난 6일, 프랑스에서 가진 회의에서 성명을 채택했는데요. 하프타르 사령관의 행동은 리비아인들을 더 위험에 빠뜨리고 고통을 연장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인 만수르 야바스가 8일 터키 앙카라에서 앙카라 시장 임명장을 받은 후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인 만수르 야바스가 8일 터키 앙카라에서 앙카라 시장 임명장을 받은 후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터키에서 얼마 전 지방선거가 있었는데요. 집권당이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지난달 말 실시된 지방선거 결과에 불복하면서 7일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터키는 지난달 31일 80여 개 지역에서 시장과 단체장 등을 뽑는 지방선거를 치렀는데요. 지방선거이긴 하지만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한 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정의개발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는 성격이 더 짙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정의개발당(AKP)이 약 43%,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약 30%, 좋은당(IYI)이 약 7%로 정의개발당이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정의개발당은 수도 앙카라 시장 자리를 야당에 내줬고요. 또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자 최대도시인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도 공화인민당 후보에게 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스탄불은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1994년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주요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의개발당은 왜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이스탄불 시장 선거 개표 과정에서 부정과 오류를 발견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터키최고선거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요. 터키최고선거위원회는 이번 주 안으로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럼 이스탄불 전체 선거구 모두 재검표를 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탄불은 전체 39개 선거구가 있는데요. 정의개발당은 당초 이중 18개 선거구의 재검표만 요구했다가 이를 번복해 39개 선거구 모두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야당 후보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된 것으로 나타난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는 집권당이 패배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25년 만에 집권당이 패한 것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또 최고선관위가 집권당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임무를 다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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