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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대화, 트럼프-김정은 입장 나와야 재개 여부 결정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지 한 달이 됐지만 협상 재개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있기 전에는 만남 자체가 여의치 않을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 지난 한 달 새 꽤 많은 일이 있었지요?

기자) 네. 우선 부정적인 면을 보면, 미국은 하노이 회담 이후 처음이자 올 들어 첫 대북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대화를 유지할 뜻을 밝히면서도 압박에 강조점을 두는 조치였습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 미사일 실험의 재개를 위협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을 앞으로도 계속 협상 상대로 인정할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행보였습니다.

진행자)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었지요?

기자) 양측 모두 협상의 판을 깰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추가 제재 취소를 지시했고,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더 이상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때마침 북한은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인원을 철수한 지 이틀 만에 상황을 원상으로 되돌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은 추가 제재가 아니라, 재무부가 이미 발표한 제재의 철회를 지시한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던데요?

기자) `블룸버그’ 통신과 `ABC’ 방송 등이 그런 보도를 했는데요, 보도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 됩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행정부 내 강경파들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미-북 어느 쪽에서도 대화 재개와 관련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지요?

기자) 네. 하노이 회담 직후 폼페오 장관이 `몇 주 안에’ 평양에 실무 협상팀을 파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적이 있지만, 후속 움직임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대화가 재개되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다음 단계 비핵화 협상에 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미 여러 차례 강온 양면의 구상을 밝혔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 외에 달리 기대할 게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두 정상의 입장 표명이 대화냐 대치냐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과 관련한 언급이 크게 줄었습니다. 비교적 긴 침묵 끝에 나온 게 바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한 지난 22일자 트위터 글이었는데요, 이후 다시 일주일째 북한과 관련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행정부 내부의 대북 메시지 조율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도 하노이 회담 이후 공개적인 움직임이 드문 상태지요?

기자)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나선 것이 첫 활동이었고, 어제(27일) 두 번째 공개 행보가 있었습니다. 군 관련 행사였는데요, 수 천 명의 군인이 모인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북한은 다음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그리고 4월11일에는 최고인민회의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계기에 주요 정책과 노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곤 했는데요, 이번에 대미 관계와 비핵화 협상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미-북 협상에 관한 미국과 한국의 협의도 관심사가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내일(29일) 워싱턴에서 폼페오 장관과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이 하노이 회담 이후 처음으로 만납니다. 두 장관은 하노이 회담 이후 상황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한국 정부는 비핵화 일괄타결을 위한 단계적 이행을 중재안으로 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정부의 중재안이 미국과 북한 모두를 설득해 협상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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