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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원 20여명 1년전 인도네시아에 억류…사망자도 발생”


유엔 전문가패널의 대북제재보고서에 실린 북한 선박 '외이즈 어네스트' 호의 위성사진. 지난해 3월 11일(왼쪽)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적재한 후 4월 4일 인도네시아 부근 해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에 억류됐으며, 9일(오른쪽) 발리크판판 항구 주변에 정박한 모습이다.

1년 전 인도네시아 당국이 북한의 석탄 운반선을 나포하면서 북한 선원 20여명이 수개월 동안 현지에 억류됐던 사실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선원 1명이 억류 중 사망하고 다른 선원들은 심각한 질병에 시달렸는데 송환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3월31일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북한 선박이 자국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다른 나라로부터 전달받습니다.

이후 인도네시아 당국은 북한산 석탄 2만6천500t을 실은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발견했고, 곧바로 조사에 착수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보고서가 첨부돼 당시 상황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와이즈 어네스트’ 호는 인도네시아 해역에 진입할 당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운항 중이었고, 북한과 시에라리온에 선박을 2중으로 등록시킨 내용의 서류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어떤 항구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결국 인도네시아 해군은 4월4일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억류를 결정합니다.

이에 따라 북한 선원 25명도 억류됐으며, 이들은 선박과 함께 인도네시아 칼리만탄티무르 주의 스마양 항구로 옮겨졌다는 게 인도네시아 당국의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이들 선원들이 이후에도 수개월 간 억류상태로 남아 있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와 다수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억류 약 3개월 후인 7월21일 선원 1명이 당뇨로 인한 심부전증으로 사망해 인근 병원에 시신이 안치됐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7월28일에는 또 다른 선원이 외상 시신경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선원은 이후 간병을 맡은 또 다른 선원 1명과 함께 자카르타의 병원으로 옮겨졌고, 자카르타주재 북한 대사관이 이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또 다른 선원 3명이 뇌종양으로 인한 급성 건강문제가 발생해 추방됐다는 사실도 담겼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초 억류된 25명 중 19명이 선박에 남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이 지난해 9월인점을 감안하면 이들 선원들은 최소 5개월 동안 억류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본국 송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현 시점까지 억류가 이어지고 있다면 병원으로 옮겨진 2명을 포함해 총 21명의 북한 국적자가 1년 가까이 인도네시아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VOA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자카르타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도 15일 선원들과 관련된 VOA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선원들이 인도네시아에 남아 있는지, 혹은 본국에 송환됐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선원들은 건강하게 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선원의 사망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현재 전문가패널은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보고서를 통해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2만5천500t의 석탄이 압류돼야 하며, 브로커들도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실린) 석탄을 판매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통지했다”고 명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패널은 해당 석탄이 선박에서 하역됐다는 어떤 확인도 받지 못했다며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측도 인도네시아 정부에 형사사법공조(MLA in Criminal Matters)를 요청하는 등 이번 사안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선원들이 제 3국에 대거 억류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3년 쿠바에서 선적한 무기 등을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된 청천강 호의 선원 32명은 7개월간 파나마에 억류됐으며, 이후 선장과 항해사에겐 징역 12년형이 선고됐었습니다.

2014년 멕시코 해역에서 좌초됐던 북한 화물선 무두봉 호 사건 당시에도 선원 33명이 억류된 기록이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이후 이들 선원들을 북한으로 송환했지만, 무두봉 호에 대해선 몰수와 폐선 처리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7년엔 러시아 수역에서 불법어업 행위를 한 북한 선원 5명이 체포돼 이중 4명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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