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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미북협상 난항 우려…3차회담 어려울 수도”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VOA와 인터뷰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후속회담이 순조롭게 이어지기 매우 어려워졌으며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한국의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내다봤습니다. 러시아주재 한국 대사를 지낸 위 전 본부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북 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협상을 주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진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성락 전 본부장을 안소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위 전 대사) 톱다운 방식으로 정상차원에서 담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통상적으로 이렇게 하려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서 정상이 마지막에 ‘꼭지’만 따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벌어진 미국과 북한 간의 정상 담판은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준비가 거의 없이 정상 간 ‘깜깜이’ 식으로 하는 담판입니다. 아마 외교 역사 상 거의 전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그러한 방식으로 일을 해 온 겁니다. 그런 톱다운 방식, '에고'가 강한 두 정상이 승부를 보는 식으로 담판한다. 그건 좀 위험한 겁니다. 언제나 결렬 위험성을 안고 있었죠. 싱가포르에서 뭔가 길을 열어준 것이 아니라 미·북 간의 이견만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 이후 협의가 순항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상 교착상태였죠, 잠시 해 보다가 북한이 실무협의를 안 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막히니까 또 정상회담 담판을 해보자 이렇게 된 거죠. 준비해서 해야 할 정상담판이 막히면 뚫는 말하자면 약간 요행수 바라보는 계기처럼 활용이 된 거죠.

기자) 정상회담에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눈앞에 보이는 성과보다 ‘큰 틀’안에서 합의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큰 틀의 범위, 어디까지를 염두 하신 건가요?

위 전 대사) 비핵화 개념, 비핵화 우선순위, 접근방법 등입니다. 정상들은 예컨대 비핵화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줘야 합니다. 서로 같은 얘기를 해야지만, ‘네고’가 되지 않겠습니까? 다음에 또, 비핵화를 할 때 비핵화부터 하느냐 신뢰를 구축해 비핵화 여건을 조성 하느냐 인데,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당연히 신뢰 구축을 통한 비핵화를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그렇게 써주는데 동의했지만, 미국이 그렇게 하려고 거기에 사인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싱가포르의 문제점입니다. 싱가포르 합의문은 북한에게 굉장히 좋은 내용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지금 북한에 핵무기, 핵 물질, 탄도미사일 다 있다. 그러니까 미국은 이것보다 제거하길 원하는 거죠. 그러니까 전체 ‘그림’을 달라” 그게 바로 핵 신고죠. 그리고 난 후에는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단계에서 핵 무기나 탄도미사일을 반출하자 이런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프론트-로딩’이죠. 하지만 북한은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개념, 비핵화 우선순위, 그 다음 접근 방법. 이런 것들을 정하고 나면 하기 쉬어지는 거죠. 하지만 이런 것들이 논쟁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속 협상을 하면 안되겠죠. 그래서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이런 것들을 정리했어야 하는데, 다시 북한은 ‘영변 대 제재해제’ 이렇게 된 거죠.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전체 핵, 미사일, 생화학 무기까지 말하자면 전체를 한꺼번에 가장 큰 ‘딜’을 요구 한 거죠.

기자) 미국이 제시한 ‘빅딜’로 실무협상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위 전 대사) 실무협상, 당장에는 아주 어렵다고 봐야죠. 우선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고 더군다나 결렬이 됐다는 상황입니다. 두 정상이 만나서 그냥 ‘walk away’ 했어요. 정상이 만나서 그냥 ‘walk away’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예사 일이 아니죠. 톱 다운이 갖는 위험성 중에 가장 위험한 일이 발생한 겁니다.

기자) 쟁점은 제재였습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가장 이견이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데요.

위전 대사) 북한은 민수용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 주요 제재를 전부 해제해달라 했다고 봐야죠. 2016년부터 가해진 강한 제재들을 다 해제해달라는 것이 북한의 주문이었던 것이죠.

기자) 그렇다면 북한이 전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미국 측 입장이 옳다고 봐야겠군요.

약간의 표현상의 차이고, 그 논쟁을 계속 한다는 것은 말꼬리 잡기 밖에 안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요구한 것은 제재의 주요 부분을 다 해제해달라는 것이었다는 점에서는 미국의 말도, 북한의 말도 틀리지 않습니다.

기자) 합의 없이 2차 정상회담이 끝났는데, 미국과 한국은 직후 연합훈련에 대한 축소 변경을 결정했습니다. 시의 적절한 조치로 보시나요?

위 전 대사) 우선 연합훈련에 대한 조정입니다. 군사훈련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죠. 훈련 자체는 지속하는 겁니다. 하노이에서 결렬된 직후 나온 이 ‘신호’는 전술적으로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괜찮은 ‘시그널’로 인정합니다. 왜냐면 모두 하노이에서의 결렬 상황을 예사롭게 봐서는 안됩니다. 이미 북한은 연초부터 공지한 것이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에 계속 매달리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거의 도발을 말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에 북 측의 대표들은 신년사 내용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줬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그 점을 묵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상황이 어디로 갈 지는 아주 가변적입니다.

기자) 미·북간 접점을 찾지 못해 한동안 냉각기가 지속될텐데,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위 전 대사) 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황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일단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합니다. 대화와 협상 트랙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1차적 목표가 되겠죠. 또 동시에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가령 미국과 북한이 조만간 또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쉽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연구하는 데 장애가 됩니다. 또 한국 정부 입장에서 염두 해야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북한 문제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상황이죠. 지금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외교에 가담했기 때문에 1차, 2차 미·북 정상회담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2차는 결렬됐고, 만약 접점을 계속 찾지 못하면 3차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와 동시에 실무협상에서 접점이 찾아지지 않으면 서서히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줄어들 겁니다. 협상의 진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긴데, 한국 정부는 워싱턴의 기류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 공화 양당의 의회 등 다양한 ‘액터들’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정부도 이런 다양한 ‘액터들’과 다방면에서 소통해야 합니다.

기자) 한반도 상황에 대해 마지막으로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위 전 대사) 지난 1년간 남북 정상회담 3차례, 미·북 정상회담은 2차례 열렸는데, 이번에 결렬됐습니다. 이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큰 덫에 걸렸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어떻게 관리해서 다시 대화 궤도에 올리고 순항시키느냐는 아주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한 역사적 의미를 잘 새겨야 하고 거기에 맞는 역할, 방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가령, 결렬된 상황을 놓고 그 동안 북한, 미국, 한국이 해온 일에 대한 재조정 부분은 없는지 복귀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 상황에 대한 양상이 ‘하드웨어’라면 어떤 정책 방안을 갖고 대처할지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를 충분히 개발하지 않고 ‘하드웨어’를 바로 가동시키는 것은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 전망을 갖고 대처 방안을 정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의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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