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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구체적 비핵화 조치 있어야 종전선언 가능”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한반도의 평화 매커니즘 구축 방안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평화체제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종전선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미-북 협상 국면에서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종전선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안보·평화 메커니즘’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 달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 나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됐다면서 북한에 대한 공격도, 정권 전복도 없을 것이라며 ‘종전’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비건 대표] “President Trump is ready to end this war. It is over. It is done. We are not going to invade North Korea. We are not seeking to topple the North Korean regime.”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폼페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동력을 잃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과정 중 하나인 ‘종전선언’은 한반도 정전 상황을 종식하자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법적 전환 없이 가능하다며, 미·한 또는 미·북 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상징적 선언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End of Korean war declaration is just a symbolic statement really, the one can declare it into the war symbolically without changing the legal status at all. Declaring it into the War that can be done unilaterally by the US and South Korea, or by the US and North Korea. So it is just political.”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기술적으로는 한국전 참전국인 중국이 포함돼야 진정한 종전 선언이 되겠지만 그런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공개적으로 종전을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echnically, a true end of the war statement or document would have to involve the Chinese but you could declare publicly without going through the official process. You know, if you were being very legalistic about this, you would say that it would be the best to have everybody there to sign the document. But if they were to make a statement together that it is time to end the war you know, it doesn’t have a lot of legal power behind it but as a gesture of good will between the parties it would be a good thing if under the right circumstances.”

모든 당사국이 서명하는 형태의 종전선언이 최선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올바르기만 하다면 법적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선의의 제스처로서 그런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상징적, 정치적 성명에 그치는 종전선언이라도 국제법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노정호 컬럼비아 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입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예를 들어 남북한만이 종전선언을 만든다고 해서 이 자체가 정전 협정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이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만들 때, 한국 입지가 약간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이 정전협정의 서명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법적 문제가 있습니다.”

종전선언을 가능하게 할 여건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주로 거론되지만, 해당 조치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나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에게 공짜로 종전선언을 내어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신고서’와 ‘비핵화 시간표’ 제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wouldn’t give it away for free. If we give them an end of the war declaration, I think we need a full declaration and the time table for dismantlement. I don’t know how you can declare the end of the war officially when the North Koreans are not complying with what they promised at the first summit, you know the goal denuclearization of the Peninsula?”

북한이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약속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어떻게 종전을 공식 선언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종전선언은 법적 합의를 통해 문서화하는 평화협정과 달리 ‘상징적 선언’인 만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단의 검증을 종전선언과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A declaration to end of the War, since it’s only a symbolic statement, is it pretty easy. And that could be done in exchange for say a North Korean dismantling of Yongbyun and inviting inspectors, but Peace treaty is more complicated and would require more steps by North Korea.”

종전선언 체결을 북한의 ‘미래 핵’과 연관지은 전문가도 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종전선언의 적절한 조건으로 핵물질 생산 시설 폐기를 들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 중국, 북한 등 4개국 간 협의가 필요한 평화협정은 비핵화가 마무리 돼야 가능하다며, 향후 수년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a declaration to the end of Korean war would make sense if North Korea agrees to dismantle facilities to produce fissile material. And an actual Peace Treaty which would have to be negotiated among four parties, I would not conclude a peace treaty until denuclearization has been completed which means that a peace treaty is not likely to be finished for many years.”

종전선언 체결이 유엔사령부와 주한미군의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도 관심사입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정전협정이 종전으로 전환되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사라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정전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많은 기술적 이슈가 생긴다며, 이런 문제를 다룰 유엔 결의안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힐 전 차관보] “Regards to replace the armistice, there’s a lot of technical issues, UN mandates continues, so they would probably need so kind of parallel resolution of UN.”

와일더 전 보좌관은 종전선언 이후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며, 전시작전을 수행하는 역할에서 평화유지군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t can turn into a peacekeeping man, as opposed to a wartime command which is what it is now.

특히 주한미군은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만큼, 종전선언과는 별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미군 주둔을 필요로 하는 잠재적 안보 위협이 있다고 판단하면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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