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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트럼프 행정부, 단기간 내 비핵화 달성 못할 것…평화협정 체결 신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미북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했다.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간 내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대신 핵 미사일 역량을 제한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룰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평화협정 체결이 핵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지만, 미국의 반대가 자칫 한국 내 반발 기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11일 공개된 미 브루킹스 연구소 전문가들과의 대담에서 “신속하고,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협상 카드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북한이 안전보장과 경제적 혜택에 대한 대가로 핵과 미사일 역량을 제한하거나 약간 축소하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양보를 하기 전 구체적인 이득을 얻으려 하겠지만, 미국은 북한에 자신들의 요구를 강제할 만한 ‘지렛대’가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조만간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제한을 두는 거래에 합의하거나, ‘압박과 억제, 견제’라는 장기간 전략에 돌입해야 하는 두 가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을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는 매우 어려운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아인혼 전 특보는 밝혔습니다.

반면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인혼 전 특보가 언급한 이 같은 ‘부분적인 합의’가 큰 틀에서 볼 때 비확산의 역사와 규범에 들어맞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이 핵 탄두를 보유한 상황에서 생산시설만 제거하는 경우, 미국은 '완전한 유예'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제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다른 제재를 중단 혹은 완화하고, 또 일부 안전 보장을 제공하면서도 외교적 관여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둔다면, 이는 여전히 광범위한 비확산 체제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정 박 한국 석좌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보인 행동은 완전한 비핵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와 일부 미사일 엔진 실험장 해체, 한국전 참전 미군의 유해 송환 등은 지난 7년간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의 행동 때문에 확대 해석된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박 석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그저 허울뿐인 작은 조치들을 좋은 신뢰의 신호로 내세웠었다면서, 이런 조치들은 실제론 완전하지도, 검증 가능하지도, 불가역적이지도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관계를 끝내기만 하면 마치 김 위원장이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자신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 보유국이라는 국가적 정체성에 따라 핵 무기를 정권의 정당성을 위한 토대로 만들었고, 이는 사회와 문화 속에도 이미 스며들어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은 ‘평화협정’으로 포기될 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박 석좌는 거듭 주장했습니다.

다만 박 석좌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함과 동시에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싱가포르 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해 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들린 크리던 전 국방부 세계전략 담당 차관보는 성급한 평화 협정 체결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리던 전 차관보는 평화 협정이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은 추후 합의될 동시적 접근을 느리게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과 협상들은 자칫 외교적 대화를 핵과 상관이 없는 문제로 전환시킬 수 있다며, 이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크리던 전 차관보는 평화 협정을 통해 김 위원장이 얻는 이득이 더 크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35세 지도자에게 있어 할아버지나 아버지 시대에서 이루지 못한 핵무기를 완성하고, 여기에 한반도에 평화까지 가져왔다는 건 자신의 주민들에게 전달하기에 나쁘지 않은 메시지라는 겁니다.

반면 정 석좌는 평화 협정은 한국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라며, 미국이 통일을 가로 막는다는 인식 때문에 한국인들이나 한국 정부가 ‘불만의 씨앗’을 촉발시킬 지 여부를 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발생하는 긴장은 북한이 바라는 미-한 동맹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핵 문제에 대한 단합된 노력에 있어 나쁜 징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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