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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2차 회담 앞둔 트럼프 "대내외적으로 더 취약…세심한 준비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보다 정치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양측이 핵,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과 제재 완화 등을 교환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섣부른 합의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허비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더 취약한 여건에서 2차 회담을 하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먼저 국내적으로 의회에서의 권한이 강화된 야당과 각종 스캔들 등과 싸우고 있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대외적으론 한국과 일본의 결속이 약화하고 있고,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지렛대 확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를 유보할 수 있으며, '최대압박' 작전이 위축될 수 있는 분위기를 언급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로 자랑할 수 있는 어떤 합의에든 동의할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금지를 맞바꿀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또 미국의 도전 과제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확인하고 동결시킨 뒤 결국 해체하는 계획 수립을 꼽으며, 이를 위해서는 "외교적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평화 협정과 비핵화에 각각 초점을 맞춰 이른바 '투 트랙'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의 양보는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 등과의 긴밀한 조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여러 국가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의 핵연료와 핵무기 생산 '동결(freeze)' 여부가 미국과 북한이 논의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관련 시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과거 검증 문제로 협상이 결렬돼 왔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폼페오 장관이 지난 10월 평양 방문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국제사찰단 수용을 약속했지만, 아직도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동결에만 북한과 합의한 채 일본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는 남겨 놓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또 다른 기사에서 2차 정상회담의 유력한 개최지로 꼽히는 베트남을 집중 조명하며, 미국과 북한, 한국 모두에게 매력적인 곳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한국과 과거 적국이었지만 지금은 강력한 전략적·경제적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북한의 경제 개방을 촉구하는 모델로서 베트남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지난 여름 베트남 방문에서 "북한도 베트남과 같은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보다는 아시아의 물류·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는 싱가포르 모델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두 가지 과제에 놓여 있다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한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내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협상이 결렬되면 주한미군 철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은 북한에 "간접적인 선물"을 주는 격이며, 무엇보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가장 긴요한 카드 중 하나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이전 방위비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면 위험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는 지난해 12월 31일 효력이 끝났지만, 양측은 아직 새로운 SMA를 체결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AP 통신은 싱가포르에서 비핵화에 대한 모호한 합의 이후 미-북 협상이 교착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는 가운데 2차 미-북 정상회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의 어떤 대화도 긍정적인 발전이지만, 합의를 위한 힘든 협상이 막 시작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첫 단계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제재 완화, 혹은 종전 선언과의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21일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을 인용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습니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통신에 양측이 신뢰 구축과 경제 발전, 장기적 관여 등 한반도의 최근 상황과 관련된 주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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