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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고위급 회담 임박”…비핵화·상응조치 접점 모색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7월 평양에서 회담했다.

제2차 미-북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양측이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는 지금, 북한의 최대 관심사는 '제재완화'로 모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재 문제 해결 없이는 비핵화 진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수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수 없게 될수도 있습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15일에도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에 상응 조치를 촉구하며 제재 완화를 또다시 압박했습니다.

지난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서로에게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먼저 취할 것을 요구하며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은 상응 조치로 '종전 선언'에 관심을 보이는 듯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이 3차 방북에서 "강도 같은 요구"를 했다고 비난한 지난해 7월 외무성 담화에서도 북한은 미국이 이미 합의된 종전 선언에 소극적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10월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을 계기로 종전 선언 대신 제재 완화를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그달 말 현장시찰에서 직접 대북 제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는 적대세력이 우리 인민의 복리와 발전을 가로막고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매달려 있지만…”

이어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핵-경제 병진 노선을 다시 추구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제재 완화에 집중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건설' 노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도 지난해 11월 '뉴욕 고위급' 회담이 돌연 취소된 것도 제재 문제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1990년대 미-북 제네바 핵 협상을 담당했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VOA에 당시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오 장관을 만나더라도 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 don’t think North sees any possibility of progress in a meeting with the US..."

또 'CNN'은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북한이 "정말로 화가 났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제재 완화지만, 워싱턴은 제재를 가장 강력한 대북 지렛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must enforce existing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til denuclearization occurs.”

더불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만 9차례에 걸쳐 대북 독자제재를 발표하면서 이런 기조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협상에 소극적인 북한에 대한 '유화 제스처'로 해석될 수 있는 일부 조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난 연말 남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 착공식에 필요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예외 조치에 협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 내 대북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하겠다는 미 정부 발표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화적 움직임들이 미국이 바라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곧 발표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와 관련해 “매우 확실한 증거를 볼 때까지" 제재는 완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But the sanctions remain in full force, in effect. And they will until we have some very positive proof.”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라는 말 대신 "확실한 증거"라는 표현을 쓴 것을 놓고 입장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VOA에, 제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손튼 전 차관보 대행] “And the way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does that is by maintaining the sanctions regime until it's clear that denuclearization is indeed the decision that the North Koreans have made and that they've taken steps that are clear to everybody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at they will denuclearize. ”

그러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 결심을 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명확하게 보여주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즉 완전한 제재 해제가 아닌 일부 완화는 미국이 인정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겁니다.

미국이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는 북한의 조치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실질적이고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이에 대한 생산라인의 폐기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녹취 : 문재인 한국 대통령] “대북 제재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다 좀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북한이 그런 조치를 취하는 대로 계속해서 북한의 계속된 비핵화를, 말하자면 촉진하고 독려하기 위해서 그에 대하는 상응 조치들도 함께 강구되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 신고와 폐기, 사찰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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