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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관리들 “북 외교관들, 외부세계 경험하며 탈북 유혹 느낄 것”


3일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입구.
3일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대사관 입구.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이탈리아 주재 북한 외교관의 잠적 소식과 관련해, 외부세계에 계속 노출되는 직업적 특성상 탈북 기회를 엿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 외교관들의 속내를 알기 어렵다며, 정권의 안전성 여부와 성급히 결론 짓기 어렵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탈북 기회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Most diplomats who have seen life outside North Korea realized how much more free outside North Korea. I believe that if they have had chance, they would try to defect.”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 때문에 그런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것일 뿐, 외부 세계에 눈뜬 많은 외교관들이 자유로운 북한 밖의 세상을 경험하면 탈북을 꿈꾸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외교관 자녀들의 해외 교육이 정권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북한이 자녀 가운데 1명을 북한에 남겨둬야 한다는 정책에 변화를 줬다면서 사실상 외교관들의 탈북 유혹이 커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North Korean government changed the policy. Previously they had required the diplomats leave one child behind, but they thought if they could have the diplomats educated their children overseas, the country would get benefit.”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가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임기 만료를 몇 주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외교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의 탈북은 주기적으로 이뤄져 왔다며, 이번 사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re’s always been a periodic defection of senior officials including diplomats. So I see it as a pretty consistent drip of defection by senior people. I wouldn’t see too much into it in terms of what it says about stability of North Korea or anything like that.”

북한 대사대리의 ‘잠적’ 사유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를 북한 정권의 안정성 여부 등과 결부 짓지 않겠다는 설명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최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이번 조 대사대리뿐 아니라,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결정은 개인적 여러 동기에서 비롯된다며 정권과의 문제, 이념적 충돌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처할 상황을 알고도 내려야 하는 매우 어려운 결정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Depends on the individual, depends on the circumstances. Do they have trouble with the government? Or do they have ideological problem? There are so many factors and it is very difficult decision because they are leaving their family back in North Korea.”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외교관들이 주로 해외에 파견되지만, 그들의 실제 생각을 알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I am sure they kind of the most hardline people of the ones who get the assign abroad, but you never know what they are thinking.”

힐 전 차관보는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시절, 베를린과 제네바, 싱가포르에서 만난 북한 외교관들은 자신 또는 어떤 외국인들과의 대화도 꺼렸다고 회고했습니다.

특히 당시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북한에서 온 다른 관리가 함께 자리했을 때는 더욱 그랬다며, 그들의 속내를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re’s very little you can tell about these diplomats. I met them in Berlin, Geneva, and Singapore. And believe me, they were very quiet and made no efforts to talk to me or any foreigners.”

힐 전 차관보는 또 2016년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 지난해 만났다며 그의 국제 정세 파악 능력과 폭넓은 식견에 놀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 같은 북한 외교관들이 임기가 끝난 뒤 복귀해 폐쇄된 북한의 삶을 다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met Tae Yong Ho last year, after he defected and he had very sophisticate view on the world, he understands things very well.”

아직 조성길 대사대리의 정확한 향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대사대리가 미국을 포함한 ‘제3의 서방국가’로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탈북외교관을 받아들인다면 북한 정권으로부터의 이탈을 장려한다는 신호로 작용해 가장 효과적인 대북 압박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It may be the most effective form of pressure on North Korea that US is encouraging people to defect from the regime. In the long term, the more defections there are from North Korea, the more likely it is that the North Korean regime will collapse and the unification would be closer. So as a long term objective, It is in US government’s interest.”

아울러 이는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고위급 탈북자들이 미국이나 한국, 어느 나라에 정착해도 두 나라는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면서, 탈북 전 이들의 지위와 활동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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