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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2018 북한] 5. 비핵화 협상 속 인권 소홀 지적…연말 인권 압박 재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소개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거듭 비판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인권 문제를 소홀히 다룬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비핵화 협상이라는 우선순위에 밀려 인권 개선 의지와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재무부와 국무부가 주도한 대북 인권 압박은 제재와 법안 등으로 구체화됐고 이런 움직임은 연말로 접어들면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VOA가 다섯 차례로 나눠 보내드리는 연말 기획, 오늘은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인권정책을 이연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국정연설에 특별한 손님들을 초대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are joined by one more witness to the ominous nature of this regime. His name is Mr. Ji Seong-ho.”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민 지성호 씨를 직접 소개하며, 북한 독재 체제보다 더 잔인하게 자국민을 억압한 사례는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2월 초에는 지성호 씨 등 탈북민 8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탈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탈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담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한국 평창에서 2월에 열린 동계올림픽에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면서,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 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와 동행했습니다.

또 서울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4명을 만나 환담하면서 북한은 감옥 국가이며 자국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독재 정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당시 면담에 참석했던 탈북민 지현아 씨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북한의 인권 개선과 주민들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데 관심을 두셨습니다. 아직도 억압받고, 인권 유린당하는 북한 주민, 굶주림에 허덕이는 주민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가 지난 2월 방한 기간 중 탈북자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도 참석했다. 왼쪽부터 탈북자 이현서 씨, 김혜숙 씨, 카렌 여사, 펜스 부통령, 웜비어 씨, 지성호 씨, 지현아 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부인 카렌 여사가 지난 2월 방한 기간 중 탈북자들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도 참석했다. 왼쪽부터 탈북자 이현서 씨, 김혜숙 씨, 카렌 여사, 펜스 부통령, 웜비어 씨, 지성호 씨, 지현아 씨.

그러나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에 초점에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도 논의했다고 말했지만, 정상회담 공동 선언에는 전쟁포로와 미군 유해 문제만 담겼을 뿐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민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등 북한 인권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지난 해와 달리 북한 인권 문제를 전혀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에 나서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회피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So far what we’ve seen is lower levels want talk about human rights, but Donald Trump doesn’t want to talk about human rights.”

하급 관리들은 인권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been criticized for focusing primarily, almost exclusively on denuclearization...”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만 거의 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외교 때문에 몇 달 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트럼프 행정부가) 2월말 까지만 해도 이전의 어떤 행정부들 보다 (북한 인권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그 사이에도 유엔에서는 인권 문제로 북한을 계속 압박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규명과 처벌을 계속 촉진하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지속적으로 밝혔습니다.

실제로 트럼트 대통령은 지난 7월, 현행 북한인권법을 오는 2022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또한, 국무부는 지난 6월, 북한을 16년 연속 세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목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가 지난 5월 국무부에서 연례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심각한 종교 탄압 등 인권 침해를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가 지난 5월 국무부에서 연례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심각한 종교 탄압 등 인권 침해를 지적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연말에 접어들면서 북한 정권을 겨냥한 인권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재무부는 지난 10일,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관련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권의 핵심 관리 3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어 국무부는 11일, 북한을 17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달 2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신매매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특정 자금의 지원을 금지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 see the Trump administration being very aggressive on the sanctions in putting pressure on the regime.”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제재를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헨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이 같은 일련의 인권 압박이 북한 정권에 대한 분명한 경고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들은 앞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좀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어떤 양자대화에도 인권 문제가 체계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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