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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2018 북한] 1.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한반도 긴장 해소, 협상은 '교착'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했다.

2018년 한반도에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며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멈췄고, 미국과 한국은 연합 군사훈련을 유예했습니다. 하지만 미-북 협상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VOA가 다섯 차례로 나눠 보내드리는 연말기획, 오늘은 첫 순서로 미국과 남북한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주요 움직임들을 박형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미-북 정상은 70년 만에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feel really great and we’re going to have a great discussion and, I think, tremendous success, it will be tremendously successful..."

[녹취: 김정은 위원장]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두 정상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력 등 4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이후 비핵화 조치와 제재에 대한 입장 차이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맞잡은 손을 들어올렸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맞잡은 손을 들어올렸다.

남북 정상회담도 11년 만에 재개돼 올해만 모두 세 차례 열렸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어서 오세요. 오시는데 힘들지 않았습니까."/ "뭐,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4월 27일 김 위원장은 북한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목표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다시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열린 두 번째 회담은 좌초 위기에 빠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불씨를 되살렸습니다.

또 9월 문재인 대통령은 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핵∙미사일 실험과 제재 동참으로 악화했던 북-중 관계도 올해 해빙기를 맞았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김정은 동지께서 또다시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역사적인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 게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 정세의 급변화는 올 초 북한의 전격적인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시작됐습니다.

[현장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Korea! 여러분 지금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입장하고 있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이 기간 연합훈련 일정을 조정해 대화 분위기를 조성했고, 북한은 선수단과 함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특사로 파견했습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오른쪽부터), 김학송, 김상덕 씨의 귀국을 직접 환영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오른쪽부터), 김학송, 김상덕 씨의 귀국을 직접 환영했다.

화해 분위기 속에 북한 측의 '선의의 조치'도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5월, 양국 관계의 큰 걸림돌이었던 억류 미국인 3명 석방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very much appreciate that he allowed them to go before the meeting.”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일"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습니다.

또 같은 달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음: 풍계리 폭파]

미국·한국·중국 등 외신 기자단이 폭파 현장을 지켜봤지만, 전문 사찰단의 참관은 배제돼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이후 북한은 폼페오 장관과 국제 사찰단의 풍계리 방문에 합의했지만, 사찰단의 방문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8월 초에는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55구가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녹취: 현장음]

'싱가포르 공동성명' 중 일부가 처음으로 이행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친절한 행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8월 하와이 펄하버-히컴 합동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크레이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부국장이 유해가 담긴 관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지난 8월 하와이 펄하버-히컴 합동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크레이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부국장이 유해가 담긴 관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미국도 주요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유예하며 대화의 끈을 이어갔습니다.

남북한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후속 조치를 이어가며 관계 진전을 모색했습니다.

[녹취: 군사분계선 현장검증]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안내책임자 육군 상좌 리종수라고 합니다. 성함 어떻게 부르십니까?”

특히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0개를 각각 시범 철수했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워싱턴에서는 비핵화보다 앞서가는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대북 조율을 위한 미-한 '실무그룹'이 가동됐습니다.

대화 중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히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단행된 독자 제재만 9차례.

최근엔 북한 정권의 2인자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 3명을 인권 유린 책임자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VOA TV 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번 제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지와 더불어 고질적인 검열과 인권 침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여준다며..."

이에 북한은 미국이 제재와 인권 비판으로 핵 포기를 압박한다면 비핵화 길이 영원히 막힐 수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유엔은 14년 연속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Situation of human rights in DPRK, the third committee adopted draft resolution one without the vote. May I take assembly wishes the same....It is so decided….”

책임자 처벌과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촉구하는 강도 높은 표현이 5년 연속 포함됐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는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북한은 북한 사회 전복을 꾀하는 적대세력의 정치적 음모라고 반발했습니다.

올 한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은 멈췄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라졌다고 공언했습니다.

[녹취 : 트럼프 대통령] "The missiles have stopped. The rockets have stopped."

하지만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부진한 데다 최근에는 아예 두 달 넘게 양측 대화가 끊겼습니다.

현재의 협상 답보 상태가 계속되느냐, 미-북 2차 정상회담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느냐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2018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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