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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영변 움직임, 플루토늄 생산 징후 아닐 것…장기적 감시시스템 필요”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북한과 이란 핵사찰을 담당했던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기술적으로 2년이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지만, 추후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10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의 '감시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효과적인 IAEA의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보고 매커니즘을 구축해야 하며, 북한의 핵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어떤 핵 활동을 해 왔는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움직임이 관측됐다는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IAEA)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플루토늄 추가 생산과 연결 짓는 분석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보기 어렵습니다. 실험용 경수로는 아직 가동 준비가 되지 않았고, 5 MW 원자로 역시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의 발언만을 가지고 북한이 추가로 플루토늄을 생산하려 한다고 말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일상적으로 하는 원자로 보수 작업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IAEA가 북한의 비핵화 검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준비 작업이 필요합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기본적으로 정보 수집, 전문가 교육, 장비 준비 등이 있습니다. 사찰단을 해당 검증 시설에 익숙하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요. 검증에 사용될 장비는 사실 북한과 어떤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겁니다.

기자)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IAEA의 주된 역할은 무엇입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여러 임무가 있겠지만, 먼저 북한이 어느 선까지 사찰과 검증을 허용할 지가 중요합니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우선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이는 원자로 내 연료량 측정과 시료 채취 작업 등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플루토늄 사용량을 알아내는 거죠. 또 실험용 경수로의 우라늄 농도와 양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농축 시설을 찾아 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몇 기의 무기를 제조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무기 제조 시설을 사찰하는 것도 IAEA의 몫입니다. 이후엔 이 같은 핵 무기 원료 생산 시설, 무기 제조 시설, 농축 공장 등이 재사용될 수 없을 정도로 폐기됐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IAEA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북한과 국제사회가 핵 관련 시설 폐기에 대한 시간표 등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자) 북한이 IAEA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면, IAEA는 기술적으로 어떤 수순을 밟게 되나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가장 먼저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에 명시된 시설이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와 일치하는지 직접 확인합니다. 그리고 해당 시설이 어떻게 설계됐는지 점검한 뒤 봉인 조치를 합니다. 이어 해당 시설에서 어떤 움직임도 없다는 것을 감시할 카메라를 설치하죠. 북한이 핵 물질을 그곳으로 반입하거나 또는 반출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이 과정이 첫 단계입니다. IAEA는 폐기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이후 작업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에 대한 폐기 방안에 어떤 합의를 이루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자) 북한 핵 시설을 직접 사찰하신 적이 있는데요. 북한을 검증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북한이 과연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북한이 핵 물질 보유량과 핵 관련 시설 등을 완전하게 신고하느냐와 관련된 문제죠. 과거에도 이 점 때문에 애를 먹었습니다. 또 북한이 사찰 시기와 장소 등을 제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자) 북한이 핵 관련 시설을 숨기려 할 경우 찾아낼 방법이 없는 건가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비밀 시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또 얼마나 은밀하게 숨겨졌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IAEA가 갖고 있는 정보와 장비 등 모든 것을 동원하면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가 완전한 것인지 여부를 쉽게 밝혀낼 수 있습니다. IAEA는 이를 토대로 지난 1993년에도 북한의 ‘신고서’가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아 냈고, 이란이 신고하지 않은 시설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100% 확신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따라서 추후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감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10년에서 20년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핵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정치 문제와 연결 짓지 않고 순수하게 기술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2년 안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북한이 새로운 핵물질과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고, 보유 중인 핵물질을 반출하는 데까지 말이죠. 하지만 이는 상당히 이론적인 겁니다. 북한이 과연 ‘핵 신고서’ 제출에 얼만큼 협조할 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추가적 조치를 요구할지 알 수 없으니까 말이죠.

기자)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북한 핵 시설이 영구적으로 폐쇄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모든 관련 시설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원자로를 예로 들면 원자로 건물 전체를 없앨 필요는 없거든요. 다만, 원자로에서 핵심적인 핵 관련 부분만 제거하면 되는 겁니다. 그 부분 없이는 원자로를 가동할 수 없으니까요. 농축 시설의 경우는 아주 간단합니다. 원심분리기만 제거하면 되는데, 이 작업은 몇 달이면 끝납니다. 그리고 나서 이따금 빈 공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지만을 확인하면 됩니다. 북한의 핵 과학자, 기술자를 감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아공의 비핵화 과정에도 핵 관련 핵심 과학자들을 모니터 했습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옛 소련의 경우는 핵 과학자가 무려 백 만 명에 달했지만, 북한은 만 명이 채 안 됩니다. 어렵지 않게 해 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기자) 또 다시 북한의 핵 시설 사찰과 검증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면, 어떤 부분에 주력하시겠습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완전한 핵 신고서를 받아내는 겁니다. 또 국제사회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북한이 해외 어디에서 무엇을 반입하고 반출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북한이 시리아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사례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제사회와의 '보고 매커니즘' 구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과학자, 기술자를 면담해 그 동안 어떤 핵 관련 활동을 했는지 알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으로부터 북한의 핵 시설 검증 절차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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