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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 도발 멈춘 1년..."협상 답보, 대화 끈은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 한국 등과 대화에 나서며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한 지 이제 1년을 맞습니다. 현재 미-북 협상은 답보 상태에 빠졌지만, 1년 동안 양측은 미-한 연합훈련 조정과 미국인 유해 송환 등의 조치를 서로 주고받으며 대화의 끈을 유지해 왔습니다. 박형주 기자입니다.

지난해 핵실험과 함께 17차례 넘게 미사일 발사를 잇따라 감행했던 북한.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를 끝으로 핵,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화 기조로 돌아섰습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풀리기 시작한 남북관계는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 추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우리 국가에 대한 핵 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핵실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5월, 북한은 이른바 '선의의 조치'를 이어갔습니다.

5월 10일, 양국 관계의 큰 걸림돌이었던 억류 미국인 3명을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석방한 겁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전에 억류자들을 풀어준 김정은 위원장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very much appreciate that he allowed them to go before the meeting.”

이어 5월 24일, 북한은 앞서 예고대로 외신 기자들의 참관 하에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와 부속 시설 등을 폭파했습니다.

풍계리 폭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 발표 등 우여곡절 끝에 열린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등 4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공동성명에 따라 7월 27일 한국 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를 송환했습니다.

미군 유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 보기를 고대한다"며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북 협상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답보 상태에 빠졌지만, 양측 모두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달 초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도, 1주일 뒤 "CIA 조종에 따라 불법 입국"했다고 주장한 미국인을 한 달 만에 석방했습니다.

미국도 최근 남북한 경제협력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걸림돌을 일단 제거해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23일 남북철도 공동조사 활동에 대해 제재 예외를 승인했는데, 사실상 미국의 결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날 미 국방부에서도 미-북 협상의 '청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 전해졌습니다.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내년 3~4월로 예정된 미-한 핵심 연합훈련 중 하나인 '독수리 연습'을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은 미-북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이전에도 조정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지난달, 다음 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정이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모든 기회를 주기 위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앞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도 무기한 연기된 바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본격화된 미-북, 남북 대화 재개에도 미-한 연합군사훈련 일정 조정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올해 1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이후로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일정을 축소, 조정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이고 호의적인 언급도 미-북 협상의 끈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김정은 위원장에게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며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as really being tough - and so was he. And we would go back and forth, and then we fell in love, okay?”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멈춘 지난 1년,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양측 간 대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비핵화 조치와 제재에 대한 입장 차이로 비핵화 협상은 답보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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