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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국제 의원들 “한국 정부와 국회, 북한 인권 문제 제기해야”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이 22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제15차 총회를 개최했다. IPCNKR 사진제공.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이 22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제15차 총회를 개최했다. IPCNKR 사진제공.

한국과 일본 등 10개국 국회의원들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문제가 반드시 제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한 영국대사도 국제 규범의 가치를 존중하는 한국이 초당적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들에 저항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이 22일 서울에서 15차 총회를 열고 한국과 미국 정부에 북한의 인권 문제 제기를 촉구했습니다.

10개국 30여 명의 국회의원들은 이날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직시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국가가 되는 게 사활적 중요성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대화 또는 비핵화 협상에서, 또는 그와 별도의 트랙에서 북한과의 인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맹의 공동 상임의장인 홍일표 한국 국회의원은 `VOA'에, 성명은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 의원들의 우려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홍일표 의원] “남북 평화 무드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인권 문제는 제쳐놓자, 그것은 나중에 어느 정도 이뤄진 뒤에 하자라는 것에 대해 강력한 이의제기의 형태로, 북한 인권 문제를 그렇게 도외시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 의원들의 목소리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연대와 공조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이 문제를 강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이날 열린 총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류 보편적인 인권 문제 제기에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국제의원연맹 공동 상임의장인 마사하루 나카가와 일본 중의원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에 관해 절박한 호소를 위해서 국제 의원들이 모였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장거리 미사일 폐기, 평화협정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납치자 해결, 중국 내 탈북민 문제,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 보장 문제를 4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제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마사하루 의원은 회의 뒤 `VOA'에 이런 목소리를 직접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총회를 서울에서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사하루 의장] “The importance is that we hold the meeting here in Seoul because we all members…

북한 주민들이 인류가 누리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민주주의 지도자의 책무라는 겁니다.

마사하루 의장은 그러면서 이런 목소리는 김정은 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사하루 의장] “we are not attacking Kim Jong-un, but we are saying that unless…”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의 인권을 계속 돌보지 않고 무시하면 북한체제가 오히려 붕괴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김 위원장에게 설명해 모두가 상생할 방안을 시도해야 한다는 겁니다.

뉴질랜드 국회의장을 지낸 데이비드 카터 의원도 인권 사안은 평화뿐 아니라 남북통일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남북 대화에서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터 의원] “I don’t think the human rights issue in North Korea can’t be ignored. Well…”

평화로운 한반도와 남북통일을 적극 지지하지만, 인류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외면하면서 평화를 만들겠다는 시도는 옳지 않으며 이루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IPCNKR이 22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IPCNKR 사진제공.
IPCNKR이 22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IPCNKR 사진제공.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는 이날 축사와 토론회에서 한국 국회가 초당적으로 북한의 잔혹한 인권 유린 등 국제 규범에 도전하는 모든 행태에 대해 함께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대사] “I would certainly encourage our friends in the South Korea National Assembly to join with the effort to resist the challenge…”

이런 저항은 국제사회의 공통 우려 사안인 북한의 핵무기 폐기뿐 아니라 인권 개선 요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스미스 대사는 `VOA'에 영국 정부가 북한에 비판적 개입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치며 대화에서 항상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대사] “it’s very important we focus on this issues that we don’t turn a blind eye…”

북한에서 이뤄지는 잔인한 인권 유린을 외면하지 않고 인권에 관한 우려를 절대 폄하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인권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스미스 대사는 한국과 영국은 국제 규범에 기초한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인류보편적 가치들을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함께 연대해서 저항해야 한다며 북한의 인권 문제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런 접근이 북한 인권 개선에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VOA'에 문재인 정부도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관심이 있다며, 그러나 제재와 압박은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로 발전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게 실질적인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고 증진하는 실효적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은 이날 채택한 공동선언문 12개 항에서 세계인권선언과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등을 강조하며, “북한 정권에 의한 자국민의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권리 침해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인간 본연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과 가치를 무력으로 억누르고 통제하고 있는 북한 정부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고 보장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모든 나라가 탈북민을 보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선진국뿐 아니라 몽골과 필리핀, 과테말라, 터키 등 개발도상국 국회의원들도 참가했습니다.

램자브 군달라이 몽골 국회의원은 `VOA'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몽골 내 많은 북한 파견 노동자들이 송환됐고 새 노동허가증도 발급하지 않는 것은 인권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군달라이 의원] “We have, in my country, a lot of North Korean workers..."

군달라이 의원은 몽골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권 상황에 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며, 이를 제기하지 않으면 많은 주민들이 계속 고통을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홍일표 의원은 지난 2003년 출범한 북한 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이 북한의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뿐아니라 유엔 결의안 채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일표 의원] “각자의 나라에 돌아가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탈북자들을 정식 난민으로 인정해 잘 처우해줘라.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각국 의회가 더 많은 관심과 문제 제기를 하라 이렇게 홍보를 해왔고 그런 인식을 확산시켜 왔습니다. 또 중국에 탈북자 강제북송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공동성명에 계속 넣어 왔습니다. 이런 것들이 유엔 인권결의안 제출에 상당한 힘이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의장을 하고 있고 주로 유럽에서 회의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의 주축인 일본과 EU가 이런 것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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