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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미-북 협상, 핵 프로그램 민수용 전환에 초점 둬야”


래리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래리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원자력발전소 등 민수용으로 전환시키는데 핵 협상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래리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이 주장했습니다. 에너지 부족을 겪는 북한을 설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시켜 핵개발을 평화적 목적으로 돌리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프레슬러 전 의원은 공화당 소속으로 1990년대 상원 군축소위원장을 지내며 파키스탄과 인도 핵 문제를 다룬 바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현재 북한 문제가 어디에 와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데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2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북한이 다소 냉랭하긴 하지만 북한 관련 상황은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상원의원 시절 군사위 군축소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파키스탄과 인도 핵 문제에 깊이 관여하셨는데요. 북한을 어떻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한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등 매우 활발한 NPT 회원국입니다. 북한도 NPT에 가입해 한국과 북한, 양국이 모두 원자력 에너지를 평화적 용도로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도 전기 공급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미국은 북한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여기서 까다로운 부분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핵 폭탄 제조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일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줬고, 추가 협상을 위한 테이블도 열어놨습니다.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한 셈입니다.

기자) 과거 미국이 파키스탄과 인도 핵 문제를 다뤘던 방식으로 북한을 다루는 것이 적절할까요?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파키스탄과 인도는 미국이 다소 실패한 사례입니다. 모두 핵무기를 갖게 됐으니까요. 인도는 예외를 인정 받아 NPT에 가입하지 않아도 됐고, 원자력발전소도 갖고 있습니다. 파키스탄도 원자력 에너지와 핵폭탄을 갖고 있고, 보유 핵무기도 상당히 많아 사실 북한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 무기를 줄이거나 완전히 폐기시키도록 모든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과거 서유럽 경제를 지원했던) ‘마셜플랜’과 같은 경제적 보상이나 원조를 통해 북한을 도울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파키스탄의 ‘조용한 핵개발’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그런 방식을 모방하고 있는 게 아니길 바랍니다. 파키스탄은 상황을 교묘히 모면해 핵무기 보유를 저지당하지 않았습니다. 제 이름을 딴 ‘프레슬러 수정안’이 (1990년) 발효된 이후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경제 원조를 5년 동안 중단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 법에 유예를 적용해 원조가 재개됐죠. 당시 원조를 계속 중단했더라면 파키스탄의 핵 개발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이를 교훈 삼아 대북 제재를 유예해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기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군축 협상의 모습을 보이며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인정하기 싫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가진 핵 보유국입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 또는 인식하든지, 혹은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든 비난하든지 택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책임 있는 핵 보유국이 되도록 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핵협상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어려울 겁니다. 저는 이 모든 핵 논의를 매우 모순적으로 봅니다. 미국을 포함한 5대 강대국(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국가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핵무기 보유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핵확산은 이미 세계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외부 세계의 압박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에서 물러선 경우도 있지만요.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도 핵 확산에 책임이 있으며, 이 또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란과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는 러시아와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국가들은 핵무기를 가진 ‘대리인’를 두고 싶어하니까요. 하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북한은 중국의 ‘대리인’이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사찰을 허용하는 대가로 엄청난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도 번영과 한국과의 통일을 위해 위해 현명한 것이고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강대국들의 상당한 원조와 협력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래리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으로부터 북 핵 문제와 비핵화 협상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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