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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가는 곳, 몬태나


미국 몬태나주 글래시어 국립공원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호수.

사람이 너무 적어서 사람을 귀히 여기는 곳, 사람보다 야생동물이 더 많이 사는 곳. 그런 곳이 과연 있을까 싶으시죠. 네, 바로 미국 서북부에 있는 몬태나 주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몬태나주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흐르는 강물처럼 살아가는 곳, 몬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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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미국의 서북부에 있는 주들을 가면, 광대한 면적에 한 번, 기막힌 자연환경에 또 한 번 놀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몬태나주도 그런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주입니다. 곰, 사슴, 들소 같은 야생동물들이 사람들과 함께 로키산맥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몬태나주인데요. 허화영 몬태나 주립대 교수가 소개하는 몬태나주의 풍경, 먼저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허화영 교수] "몬태나는 스페인어 '몬태나'에서 왔는데,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 자체에 산이 일단 많고요. 강도 많습니다. 큰 강이 4개 정도 되는데요. 강과 산이 어딜 가나 있으니까 공기가 참 맑고 주변 환경이 맑습니다. 강과 산을 뺀 나머지 평지에는 밀을 심고 공장이 거의 없으니까 정말 자연 속에 사는 것 같습니다. 처음 왔을 때 공기가 너무 맑고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끌렸습니다."

몬태나주는 특히 1990년대 미국의 미남 배우 브래드 피트가 출연해 더 유명했던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이라는 영화 속 촬영지로, 영화에는 몬태나의 수려한 자연환경이 잘 소개됐는데요. 주 어딜 가나 그런 영화 속 장면을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몬태나주의 면적은 38만km²,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 1배 반 정도 되는 거죠? 미국 50개주 가운데서는 알래스카, 텍사스, 캘리포니아에 이어 4번째로 큰 주인데요. 하지만 인구는 2017년 기준 100만 명 조금 넘습니다. 허화영 교수 도움말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허화영 교수] "몬태나는 상당히 큰 주인데요. 50개 주 가운데서 4번째로, 대한민국의 4배 정도 되는데, 수원시 인구만도 못한 거죠. 자동차 여행을 하다 보면 10분쯤 가야 집 한채 나타나곤 합니다. 물론 도시는 안 그렇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집들이 띄엄띄엄 있습니다. 주도는 '헬레나'고요. 제가 사는 곳은 '보즈만'이라고 몬태나 주립대학교가 있는 곳입니다. '빌링스'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공업 도시 비슷한데요. 인구가 10만 명 정도 되고요. 나머지는 3, 4만 명 정도 되는 소도시들입니다."

몬태나의 주도인 '헬레나'는 매우 여성스러운 이름을 갖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이름에는 몬태나의 거친 역사가 서려 있다고 해요. 헬레나 지역은 1860년대 수많은 사람이 금을 캐러 미국 서부로 몰려왔던 이른바 '골드러시' 시대 당시 금광촌이었는데요. 처음부터 헬레나라는 이름을 가졌던 건 아니고요. 이름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는데요. 당시 이 지역에는 미네소타나 알래스카에서 온 광부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자기 고향에 있는 헬레나라는 마을을 본떠 부르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광부의 연인 이름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허화영 교수도 그중 하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허화영 교수] "예전에 여기는 주된 산업이 광업이었어요. 금, 구리 같은 게 많아서, 그래서 몬태나주의 애칭이 '보물주(The Treasure State)'라고 하는데요. 당시 광부들이 금요일만 되면 헬렌이라는 여성이 운영하는 술집에 갔다고 합니다. 워낙 헬렌이라는 여자가 이쁘고 사업 수단이 좋아서 인기가 아주 많았는데요. 광부들이 일주일 동안 번 돈을 가지고 "헬렌으로 가자, 헬렌으로 가자" 해서 그 지역이 헬레나가 됐다고 합니다. "

몬태나주의 주민들은 90%가량이 백인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약 7%, 아시안이 1% 정도 되고요. 흑인은 1%도 채 안 되는 편입니다. 요즘은 중동권 이민자들과 은퇴 후 노후 생활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인구 유입이 조금 늘고 있는 편이라고 하네요.

[녹취: 허화영 교수] "그래도 요즘 보즈만이나 헬레나 같은 곳에 인구 유입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보즈만은 매년 살기 좋은 소도시 조사에서 상위에 오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유입이 늘고 있는 편이긴 한데요. 젊은 사람들보다는 은퇴 후 노후를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몬태나주의 날씨는 어떨까요? 아무래도 미국 맨 위쪽에 있으니까 춥지 않을까 싶은데요. 몬태나주에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허화영 교수가 소개하는 몬태나 주 날씨입니다.

[녹취: 허화영 교수] "처음에 여기 왔을 때는 추웠어요. 섭씨로 영하 30도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40도까지 내려간 적도 있고요. 그런데 요즘은 따뜻해졌어요. 지구 온난화 영향 때문인지 요즘은 가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고 대부분은 10도 안팎으로 예전보다는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대신 눈은 많이 옵니다. 온 천지가 하얗죠.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전나무에 눈이 쌓여 있어 굉장히 예쁩니다. 아무데나 사진을 찍으면 달력 사진이 나옵니다."

몬태나는 4계절 중에서는 여름이 가장 지내기 좋다고 하네요.

[녹취: 허화영 교수] "여름이 제일 살기 좋죠. 왜냐하면 아무리 더워도 30도를 넘지 않고요. 건조한 지역이다 보니 그늘만 들어가도 시원하고, 그래서 여름이 살기 좋고요. 관광객들도 여름에 많이 찾아오는 편입니다. 봄, 가을은 짧고요."

미국 몬태나주 웨스트 옐로우스톤 인근 고속도로를 따라 들소가 풀을 뜯고 있다.
미국 몬태나주 웨스트 옐로우스톤 인근 고속도로를 따라 들소가 풀을 뜯고 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몬태나주의 공식 별명은 앞서 들으신 것처럼 '보물주'입니다. 금, 구리 같은 광물, 보물이 많아서기도 하고요. 또 보물처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리고 또 하나 별명이 있는데요. '빅스카이컨트리(The Big Sky Country)'라고 그대로 직역하면 '큰하늘주'쯤 되겠는데요. 워낙 하늘이 푸르고 맑아서 더 커 보이는데다, 또 사람은 적고 건물은 없다 보니까 탁 트인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몬태나주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허화영 몬태나 주립대 교수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허화영 교수] "인구가 적다 보니까 사람이 그리워서 굉장히 친절한 편입니다. 사람이 귀한 곳, 사람 만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곳입니다. 사람이 적어서 조금만 나가도 사람 만나면 친절하고 귀히 대합니다."

그래서 몬태나주는 종종 미국에서 가장 친절한 주로 꼽히기도 합니다. 또 주민들이 보수적이긴 하지만 썩 배타적이진 않다고 해요. 지난해 몬태나의 주도 헬레나의 시민들은 난민 출신 후보를 시장으로 선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1994년 라이베이라에서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온 가난한 흑인 가장이 20여 년 만에 백인이 대부분인 헬레나시의 시장이 된 것입니다. 몬태나주 최초의 흑인 시장이기도 한데요. 윌못 콜린스(Wilmot Collins) 시장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윌못 콜린스 헬레나시 시장] "시장에 당선됐다는 걸 알고 정말 많이 웃었어요. 라이베리아에서 나올 때는 그저 제2의 기회를 갖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미국은 저에게 또 한 번의 인생의 기회를 줬습니다. 제가 미국의 시장에 될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이 사회가 제게 준 것의 절반만 돌려준다 해도 제 삶은 완성되는 것입니다. 헬레나 시민들이 저에게 그들을 위해 일할 기회를 줘서 기쁩니다. 물론 힘을 다해 일할 생각입니다."

몬태나주에는 한국계 미국인, 한인들이 약 300명 정도 살고 있다고 하니, 정말 적은 편이죠?

[녹취: 허화영 교수] "한국분은 약 300명 정도 남짓 되는데요. 그 300명이 4~5개에서 나눠 살고 있어요. 50명 정도씩, 대학 도시가 두 곳 있는데, 그 곳은 주로 학교에 근무하거나 학교 관련 일하시는 전문직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인회 주최로 일 년에 한 번씩 모임도 갖고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분이 많이 없어서 한국 상점, 식당 없다시피 해서 한인들 살기 힘들었는데요. 요즘은 인터넷 온라인 구매가 많이 발전해서 이제는 그렇게 고민 안 하시고 사셔도 됩니다. "

재밌는 것은 몬태나주는 사람은 적은 대신, 곰, 들소, 사슴 같은 야생동물을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해요. 오죽하면 몬태나 사람들은 운전하다 곰을 발견해도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고 하는데요.

[녹취: 허화영 교수] "어딜 가나 산이 있어서 산에는 곰이 살아요. 보통 때는 산에 있는데 요즘 같은 가을, 동면 들어가기 전에 민가로 내려옵니다. 저희 근무하는데도 얼마 전 곰이 발견돼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어요. '그리즐리 베어(Grizzly Bear)'라고 굉장히 덩치가 크고 난폭하고 위험한데요. 그래서 여기는 중학교 때부터 곰 대처법을 배우고 웬만한 상점에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최루탄 같은 '베어스프레이(Bear Spray)'를 항상 팔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곰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모습, 자연 속에 살아가는 몬태나의 독특한 풍경인 듯합니다. 보물 같은 수려한 산과 강, 바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마치 한 폭의 사진 같은 풍경들이 한없이 펼쳐지는 곳.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과 벗 삼아 자연 속에 여유롭게 살고 있는 몬태나주 사람들의 모습은 번다한 세상사에 시달린 도시인들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꿈꾸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이제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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