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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을 품은 곳, 뉴저지 (2)


뉴저지주와 뉴욕 맨해튼은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

도시와 도시, 섬과 섬을 연결하는 교량, 다리 아시죠? 그런데요. 미국에는 다리를 잠깐 폐쇄했다가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을 받은 정치인이 있습니다. 바로 뉴저지주의 크리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입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공화당 경선 주자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과 힘겨루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다리길래 이런 거물급 정치인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걸까 싶으실 듯합니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동북부 뉴저지주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을 품은 곳,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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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조지워싱턴 다리 출퇴근 현장음]

뉴저지주와 뉴욕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도시 맨해튼을 연결하는 '조지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는 미국 국내에서는 물론이고요.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다리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2개의 고층 다리로, 상단 8차선, 하단 6차선 해서 총 14차선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아침저녁이면 출퇴근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그런 다리죠. 뉴욕·뉴저지 당국에 따르면 연간 1억200만 대의 차량이 이 다리를 이용하고 있고요. 하루 평균 오가는 차량만도 2011년 기준, 28만대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교통량이 많은 건 뉴저지주와 뉴욕이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뉴저지 주민 장선아 씨 이야기입니다.

[녹취: 장선아 씨] "같은 생활권에 있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죠. 아침이면 뉴욕으로 맨해튼으로 출근하고. 그쪽에 사업장 갖고 있는 분들이 많죠. 살기는 뉴저지에 살고"

그런데 앞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2013년도에 뉴저지주 정부가 이 조지워싱턴 다리의 일부 차선을 며칠간 폐쇄한 겁니다. 이유는 '교통연구'였는데요. 하지만 출퇴근길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교통 혼잡을 가져오면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더구나 이 조치가 자신의 정적을 표적으로 한 정치적 보복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크리스 크리스티 당시 주지사의 인기가 추락했고요. 정치인으로서 입지도 많이 좁아졌습니다. 그러니 이 조지워싱턴 다리가 얼마나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중요한 다리인지 짐작하시겠죠?

뉴저지주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북부지역, 그러니까 뉴욕과 가까운 일대고요. 뉴저지주의 주도는 훨씬 서남쪽에 내려와 자리 잡고 있는 '트렌턴(Trenton)'이라는 곳입니다.

[녹취: 장선아 씨]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은 버겐카운티(Bergen County)라는 곳인데요. 조지워싱턴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뉴욕이에요. 그래서 맨해튼하고 굉장히 인접해 있어요. 버겐카운티 안에 한국분들이 약 90%로, 한국분들이 가장 많고, 그 옆 카운티에도 30% 정도 있어요. 5분밖에 안 되는데도 한인 인구 밀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뉴저지주의 주도는 여기서 한두 시간 걸리는데 트렌턴이라는 곳입니다."

트렌턴은 미국의 독립 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 군대가 영국군을 무찔렀던 중요한 사적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트렌턴에는 곳곳에 이를 기념하는 동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뉴저지주에서 가장 큰 도시는 '뉴어크(Newark)'라는 곳인데요. '뉴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제공항이 있어 잘 알려져 있고요. 또 하나, 뉴저지주에는 아주 유명한 도시가 있습니다. '애틀란틱시티(Atlantic City)'라는 곳인데요. 김선권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김선권 씨] "크게 알려진 곳이 애틀랜틱시티입니다. 카지노, 도박으로 유명한 곳이죠. 그중 하나가 '트럼프 타지마할(Trump Taj Mahal)'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했던 곳입니다. 저도 회의 때문에 가끔 가서 보면 여전히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고 즐기고 있습니다."

장선아 씨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녹취: 장선아 씨] "호텔이 밀집해 있고 2~3시간 걸을 수 있는 '보드워크(boardwalk)'가 아름다운 곳이에요. 게임하러 가는 곳보다는 관광명소이자 맛집들이 있는 곳이고 놀이동산도 있고요. 또 '아웃렛몰(outlet mall)'도 있어요. 도로에 있는 가게들이 다 아웃렛이고..."

애틀랜틱시티는 뉴저지주 남쪽, 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대서양 바닷가 해변을 따라 보드워크, 단단한 나무판자를 이어 만든 길고 튼튼한 길이 나 있어서 아름다운 대서양 풍광을 편하게 즐길 수 있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 도박장들과 화려한 숙박 시설, 각종 오락·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고요. 장선아 씨 말처럼 많은 상점이 아웃렛, 할인점들이다 보니까 놀기도 하고 물건도 싸게 사고, 그러다보니 애틀랜틱시티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요. 뉴저지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뉴저지주는 다양한 이민자들의 삶을 바탕으로 산업이 발전해서요, 채소, 과일 같은 청과물 농사부터 양계와 낙농업, 화학과 의약, 통신과 금융, 중공업 등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산업도 다양하게 발전해왔습니다.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의 한국 식당에서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의 한국 식당에서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뉴저지주가 한인들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언제일까요? 지금부터 130여 년 전, 그러니까 1883년에 조선의 고종이 보낸 보빙 사절단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가는 길에 뉴저지를 잠깐 들린 게 최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1884년에 조선에 갑신정변이 일어나면서 개화파로 일본에 피신해 있던 서광범이라는 사람이 미국에 망명하는데요. 그런데 이 서광범은 보빙 사절단의 종사관이었다고 해요. 아마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보고 느낀 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뉴저지주 한인사에 따르면 이 서광범은 1892년에 뉴저지주에서 미국 시민권을 받는데요. 그래서 최초의 뉴저지 한인이 됐다고 합니다.

현재 뉴저지주에서 한인 인구 밀도가 가장 많이 높은 곳은 뉴저지주의 팰리세이즈파크라는 곳입니다. 인구가 한 2만 명 되는 작은 도시인데요. 그런데 한인 인구는 1만 명 정도, 그러니까 주민 2명 중 1명꼴로 한국계, 한인들이라는 거죠. 상권은 90% 넘게 한인들이 잡고 있어 그야말로 미국 속의 작은 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데요. 한인들이 팰리세이즈파크로 몰려든 이유, 뭘까요? 무엇보다 다양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뉴저지주의 분위기가 첫 손에 꼽히고 있고요. 김선권 씨는 또 하나 한인 이민 역사가 길다는 점을 꼽습니다.

[녹취: 김선권 씨] "아무래도 이민 역사가 길어서, 동일 인종이 있다는 것, 동일 언어를 구사하는 분들이 뉴저지에 있으니까, 친지, 친척들이 있으면 도움이 되죠. 미주 이주를 생각하면서 아무도 없는 곳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어요."

장선아 씨는 뉴저지주가 한인들이 정착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어서라는 대답을 줍니다.

[녹취: 장선아 씨] "한국에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공항도 가까워서 이리저리 여행 다니시기 좋고, 날씨도 한국과 비슷해서 기온 차도 별로 못 느끼고, 비치 가깝고, 박물관도 많고, 산도 많아서 하이킹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말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즐길 것이 많은 곳입니다. 뉴저지주는 조용하고, 하지만 즐길 거리가 굉장히 많은 곳이에요"

장선아 씨는 뉴저지주의 장점으로 또 시대의 흐름을 쫓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나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품어주는 곳이어서 좋다고 말하네요.

[녹취: 장선아 씨] "한 15년 전에 왔는데, 한국에 있다 와서 한인타운에 갔는데 조금 뒤처져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한국은 굉장히 빠르게 변하잖아요. 유행도 그렇고, 건물도 지었다 부쉈다 하는 게 많은데, 여기 오니까 옛날 것 그대로 다 갖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참 좋고, 시대에 쫓아가는게 아니라 내가 그냥 내 안에서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어서 참 좋아요"

뉴저지주 한인 인구는 약 10만 명 정도로 알려졌는데요. 한인 인구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2000년대부터는 한인들의 정치력이 크게 신장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선권 씨]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에요. 미 전역에서 선출직 정치인이 가장 많은 곳, 그중에서도 버겐카운티는 선출직 시의원 포함하고 카운티 의원들을 합치면 14명이 있고요. 교육위원도 선출직인데 버겐카운티에만 15명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버겐카운티에만 30명의 한인이 선출직인 셈이죠."

김선권 씨는 또 하나 한인사회의 자랑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영어와 한글이 함께 적혀 있는 투표용지인데요.

[녹취: 김선권 씨] "투표할 때 미국 동부에서 한글로 제작돼 나오는 곳은 뉴욕과 뉴저지 버겐카운티, 딱 두 군데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정치적 신장에 노력했고 앞장서고 있습니다. 버겐카운티에서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 시장 포함 11명, 교육위원 11명의 한인이 출마하는데요. 지금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6일 중간 선거가 있는데요. 뉴저지주에서는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씨를 비롯해 여러 한국계 미국인들이 여러 선출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팰리세이즈파크에서도 크리스토퍼 정 씨가 시장 선거에 출마했는데요. 만약 이 선거에서 크리스토퍼 정 씨가 당선되면 110여 년 팰팍 한인 이민 역사에서 사상 첫 한인 시장이 탄생하는 거라고 하네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이제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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