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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블랙골드러시' 번창하는 석유 산업, 노스다코타


미국 노스다코타주 윌스턴의 석유 굴착기 주변에서 말이 풀을 뜯고 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는 한 개의 주가 둘로 갈라진 곳이 몇 개 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도 캐롤라이나라는 하나의 주에서 2개로 분리돼 나온 거고요.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버지니아주에서 떨어져 나온 겁니다. 미국 중서부에 있는 노스다코타주와 사우스다코타주도 이름만으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원래는 하나였다가 두 개로 나눠진 건데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중서부에 있는 노스다코타주 이야기입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블랙골드러시' 번창하는 석유 산업, 노스다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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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다코타는 미국 중서부의 드넓은 평원 지대, 이른바 '대평원(Great Plains)'이라고 하는 곳에 있습니다. 중서부들 주 중에서는 캐나다와 가까운 북쪽에 있는 곳이죠.

'다코타(Dakota)'라는 말은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들인 인디언 말로 '친구, 동맹자' 이런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다코타 지역이 남북으로 갈라지기 전에는 알래스카, 텍사스,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컸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땅이 너무 커서 관리가 힘들어지자, 남과 북으로 나누자는 주민들의 요청이 나왔고요. 결국 1889년 2월, 연방 의회가 이를 승인하면서 둘로 나누어졌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2일, 같은 날에 노스다코타가 39번째로 먼저 연방 가입에 서명했고요. 이어서 사우스다코타가 40번째로 연방에 가입한 게 오늘날, 노스다코타주와 사우스다코타주의 탄생 배경입니다.

노스다코타주의 면적은 약 18만km², 둘로 나눠었는데도 여전히 큽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는 19번째고요. 북한의 1배 반 정도 되는 크기죠? 노스다코타 주민 구원회 씨에게 노스다코타주의 풍경은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구원회 씨] "진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노스다코타입니다. 동쪽과 서쪽은 아주 다른데, 동쪽 노스다코타는 산이 없고 그냥 들만 있어서, 해가 땅에서 솟아나 땅으로 지는 걸 볼 수 있는 곳이 동쪽 노스다코타고요. 서쪽으로 가면 로키산맥의 줄기가 노스다코타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능선이 많고 아름다운 목축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스다코타는 가장 좋은 게 뭐냐면 공기가 맑은 것, 물이 깨끗한 것, 자연이 아주 좋습니다. 영어로 '프레리(Prairie)'라고 하죠. 한없이 전개되는 들판, 거기에 농산물이 자라고 목축지가 한없이 전개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사람들이 산이 아름답다, 바다가 좋다 하지만 노스다코타에 와서 들판을 자동차로 운전하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스다코타가 이렇게 드넓은 땅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미국의 '홈스테드법(Homestead Act)' 때문입니다.

당초 이 지역은 초기 유럽의 개척자들도 왔다가 두 손 들고 떠날 만큼 척박하고 건조한 땅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거의 방치돼 있다시피 했는데요. 1860년대 미국 정부가 서부 지역 개척을 위해 토지를 무상으로 주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네, 바로 '홈스테드법'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이 다코타 지역까지 몰려왔는데요. 하지만 워낙 건조한 지역이다 보니 개발이 되려면 우선 물 문제가 해결돼야 했고요. 연방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관개 사업을 한 게 오늘날 농업주, 노스다코타의 기반이 됐습니다.

노스다코타주의 인구는 2017년 기준, 76만 명 정도 됩니다. 인구밀도 순위가 50개 주 가운데서 47위로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노스다코타주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스다코타의 석유 산업이 활황을 맞으면서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옛날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금을 찾아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던 '골드러시(Gold Rush)'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검은 석유를 빗대 '블랙골드러시(Black Gold Rush)'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낸시 호더 노스다코타주립대 교수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낸시 호더 교수] "석유와 셰일가스 산업이 지금 노스다코타의 거대 공룡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기록적으로 인구도 늘었습니다. 노스다코타주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준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저희 노스다코타주는 일자리 창출에 굉장히 높은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일손이 부족한 지경입니다."

인구가 급작스레 늘다 보니 문제점도 생기고 있는데요. 수많은 노동자가 몰려왔지만, 이들이 살 집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택 건설 사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집값이 너무 뛰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실 부족 현상도 겪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노스다코타 토박이 존 몬거 씨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녹취: 존 몬거 씨] "저는 여기서 나고 자랐습니다. 노스다코타는 전에도 이렇게 호황을 누리다 석유값이 떨어지면서 급격히 침체된 경험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온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학교에 몰려오면서 교실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어떤 학교는 임시로 간이식 이동 교실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 시설도 낡고 구식이라 불편한 게 많습니다. 당연히 학교는 많이 생겨야 합니다. 필요하니까요."

그래도 일자리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 다른 곳도 많은데, 노스다코타는 불황을 모른다고 하니 행복한 비명인지도 모르겠네요.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의 브로드웨이 거리.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의 브로드웨이 거리.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노스다코타주의 주도는 '비즈마크(Bismarck)'라는 곳인데요. 어쩐지 영어식 발음은 아닌 것 같죠? 네, 독일의 비스마르크 재상의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해요.

미국의 도시 이름인데, 왜 독일 재상의 이름을 땄을까, 의아해하실 분도 있을 텐데요. 원래는 '에드윈턴(Edwinton)'이었는데요. 독일 이민자들이 더 많이 이곳에 오도록 할 목적으로, 1873년 당시 독일의 명재상이었던 비스마르크의 이름을 따서 비즈마크로 고친 거라고 하네요.

노스다코타의 가장 큰 도시는 '파고(Fargo)'고요. 노스다코타 주민들은 대부분 파고와 비즈마크 등의 도시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스다코타의 날씨, 북쪽에 있다 보니 꽤나 추울 것 같은데요. 파고와 비즈마크의 경우, 최고 평균 섭씨 10도, 최저 섭씨 0도에서 영하 1도 정도 된다고 합니다. 주민 구원회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구원회 씨] "한국에 비교해서 본다면 개성이랄지, 그 정도 되겠죠. 겨울 날씨는 몹시 춥습니다. 추울 때는 화씨로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데, 겨울에도 낮에는 햇빛이 반짝 나서 기온은 그렇게 낮더래도 피부로 느끼는 추위는 그렇게 춥지 않아요. 그리고 여름 날씨는, 아마 미국에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겠죠. 그늘에 앉아 있으면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름에는..."

사실 어찌 보면 기후나 자연환경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구원회 씨는 노스다코타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꼽네요.

[녹취: 구원회 씨] "인심이 넉넉합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옮길 계획도 있었는데요. 정말 이 지역 사람들은 친절하고 범죄도 없고, 차를 잠글 필요도 없고 집도 그렇고 파고는 특히 교육도 좋고요. 다른 큰 도시보다 이곳이 좋은 것 같습니다."

노스다코타는 미국에서 가장 밀을 많이 생산하는 주고요. 석유 산업이 활황을 맞기 전까지 밀 농사는 노스다코타주의 경제를 지탱해왔던 주요 산업입니다. 계속해서 구원회 씨 이야기입니다.

[녹취: 구원회 씨] "밀밭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농사짓는 풍경이 한국과는 아주 엄청나게 다르죠. 노스다코타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처음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바둑판같이 직사각형으로 딱딱 갈라져, 굉장히 큰 농토인데 농가 하나씩에 딱딱 있는 거, 노스다코타주에 있는 농가들은 아주 백만장자 농부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노스다코타주는 면적은 넓지만 내세울 만한 이름난 대도시도 없고요. 서북부의 주들처럼 멋지고 광활한 야생의 숲도 없습니다.

그래도 노스다코타주는 미국 서부시대 카우보이의 향수를 유독 많이 간직하고 있어 가장 미국적인 곳의 하나라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미국의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도 젊은 시절, 이곳의 자연경관에 반해 목장을 만들고 카우보이 생활을 한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를 기념해 노스다코타주에는 지금도 들소와 야생마를 볼 수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또 해마다 노스다코타주의 제임스타운을 비롯해 곳곳에서 마차와 말을 타고 지나가는 초기 서부 개척시대 이주민들의 행렬을 보여주는 행사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대를 살면서도 전통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노스다코타주 이야기, 오늘은 여기까지 들려드릴게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도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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