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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우유와 치즈 그리고 인삼의 주, 위스콘신


미국 위스콘신주의 소규모 농가에서 치즈를 숙성시키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소규모 농가에서 치즈를 숙성시키고 있다.

우유 먹으면 키가 큰다, 우유 많이 먹어서 키가 큰가 보다. 이런 소리 많이 들어보셨습니까? 실제로 우유와 키와는 상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영양학적으로 우유는 정말 좋은 식품이라고 하죠. 미국 사람들의 우유 사랑도 대단해서, 우유와 치즈는 식탁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것 중의 하나인데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우유와 치즈를 많이 생산하는 곳입니다. '낙농의 주'라 불리는 위스콘신주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우유와 치즈 그리고 인삼의 주, 위스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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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주는 미국 중북부에 있는 곳입니다. 간혹 미국 사람들 중에서도 위스콘신주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위스콘신 주에서 4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위스콘신주 토박이입니다. 윤병철 전 위스콘신 한인회장의 도움말 먼저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윤병철 씨] "시카고에서 1시간 거리, 북쪽에 있거든요. 그리고 5대호 중 하나인 미시건호를 끼고 있어요. 그래서 미시간호의 동쪽에는 미시간주가 있고요. 서쪽에는 위스콘신이 있습니다. 또 간단히 쉽게 어디를 생각하시면 되냐면 '그린베이패커스(Green Bay Packers)' 아시죠. 풋볼팀, 그게 위스콘신 소속이거든요. 슈퍼볼 초대 챔피언도 했고, 여기서 슈퍼볼 대회 개최도 했고 그랬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국 사람들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그린베이패커스로 더 유명합니다. 러시아 사람들도 위스콘신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그린베이패커스가 어디 있는지는 안다고 한다더라고요."

이웃한 일리노이주의 대도시 시카고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시카고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하면 대개는 "아!" 하며 알겠다는 반응을 보이고요. 1900년대 초 위스콘신주에 있는 작은 도시 그린베이에서 생겨난 명문 프로풋볼팀 '그린베이패커스' 덕분에, 위스콘신주는 몰라도 그린베이패커스가 있는 곳 하면 고개를 끄덕거린다고들 하네요.

위스콘신이라는 주 이름은 위스콘신주를 흐르고 있는 위스콘신 강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위스콘신주의 면적은 약 17만km²,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는 23번째로 넓고요. 인구는 2017년 기준, 약 580만 명, 50개 주 가운데서 20위입니다. 80% 이상이 백인이고요. 흑인이 6% 정도, 아시안이 2%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스콘신주의 한인 인구는 약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네요. 위스콘신에서 40년째 살고 있는 윤병철 씨가 소개하는 위스콘신 주민들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윤병철 씨] "독일, 러시아, 폴란드인 후손들 많아서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편입니다. 외부 문화 잘 안 받아들이는 곳이죠. 배타적인 편입니다. 처음에는. 왜냐면 일자리 빼앗으러 왔나 해서. 하지만 사귀고 나면 아주 친구처럼 대하는 사람들입니다. 더 친하죠."

위스콘신주는 빙하기 시대 흔적부터 드넓은 녹지대, 험준한 산지까지 매우 다양한 지형을 갖고 있습니다. 위스콘신 주민 김창민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김창민 씨] "위스콘신주는 1만 년 전 빙하가 최후까지 남아 있던 지역이에요. 그래서 그 빙하가 녹아서 호수가 됐죠. 1800년대까지는 인디언들만 살았어요. 위스콘신주는 프랑스 사람 장 니콜레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그린베이에 와서 인도로 가는 길을 찾으러 왔다가 그린베이에서 처음 개척이 시작됐죠. 이민자들이 독일, 프랑스, 북구라파 이런 낙농 하는 지역에서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위스콘신은 프랑스령이었다가 영국령이 됐다가 최종적으로 1848년에 미국의 30번째 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위스콘신주는 '낙농의 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윤병철 위스콘신주 전 한인회장 도움말입니다.

[녹취: 윤병철 씨] "아메리칸 데어리랜드(America's dairy land)라고 하거든요. 여기는 농장이 많고 풀밭이 많고 초원이 많아서, 우유와 치즈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요새는 얼마 전 뉴스를 보니까 이제 위스콘신이 아니고 캘리포니아라고, 그쪽에서 더 많이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100년 넘게 낙농의 주로 불려왔고요. 위스콘신 자동차 번호판에도 '아메리칸 데어리랜드'라고 적혀 있습니다. 자동차 번호판도 치즈를 상징하는 노란색이었는데요. 요새는 하얀색으로 바뀌었어요. 지금도 옛날 노란 번호판을 보관하는 집도 있습니다."

미국 식품점에서 파는 우유나 치즈, 버터 같은 낙농 제품의 절반 이상이 위스콘신주에서 나온 거라고 말할 만큼 낙농업은 위스콘신주 경제를 뒷받침해왔는데요. 낙농업자 닐 버켄 씨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닐 버켄 씨] "저는 20년 정도 이 일에 종사해왔습니다. 그동안 시장이 침체돼서 경제적으로 좀 많이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괜찮은 편이에요. 기업화하고 있는 농장들, 국제화, 무역 협상 같은 것들이 전통적인 농가를 뒤집어 놓았죠. 사람들은 언제나 변화를 싫어하지만 어쨌든 뚫고 나가야만 합니다. 미국 우선 정책으로 시장을 얻었어요. 그런데 또 한편, 미국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게 먼저인 건 맞지만 궂은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입니다. 일손이 부족할지도 모르거든요. "

현재 미국산 유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붙으면서 시장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국제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그나마 한 시름 놓고 있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위스콘신주는 또, 인삼으로도 유명합니다. 인삼 하면 한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를 떠올리기 쉬운데, 미국에서 인삼이라니, 좀 의외다 싶으실 텐데요. 위스콘신 한인들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김창민 씨/ 윤병철 씨] "인삼 생산주입니다. 산림이 많고, 토질이 적합해서, 인삼 생산이 많습니다. 야생 인삼 캐러 다시는 한국 분도 있고, 중국에서 쓰이는 인삼에 미제가 더 많습니다." / "여기 인삼이 있어서 심마니들 많이 오셔요. 홍삼, 수삼 많아요. 미국 분들이 재배하는데, 중국에 수출해 한약재로 쓰입니다. 시중에 있는 인삼, 홍삼은 위스콘신 것이 많아요. 인삼은 산악지대에 많이 자라는데, 그린베이 서쪽 와사라는 도시 쪽 산세가 험해서 겨울엔 스키장으로 쓰고 여름엔 골프장, 인삼밭으로 씁니다."

계속해서 위스콘신주의 날씨는 어떤지 윤병철 씨 소개로 들어보시죠.

[녹취: 윤병철 씨] "날씨는 한국의 평양 날씨와 비슷합니다. 여기가 위도상 42도에서 44도 거든요. 여름 80도 정도고요. 겨울은 아주 추워요. 그린베이 경기하는데 영하 40도 정도 될 때도 있어요. 심지어 남자가 소변 떨어짐과 동시에 언다는 낭설도 있고 그만큼 춥다는 이야기죠. 겨울은 11월부터 4~5월까지 거의 6개월 겨울이고요. 여름은 아주 좋아요. 여름은 아주 좋아서 보통 85도, 90도 아주 좋습니다. "

그러니까 섭씨로 여름에는 약 26도에서 32도 정도, 겨울 아주 추울 때는 섭씨로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는데요. 특히 미시간호의 영향으로 한 번씩 폭설이 내린다고 하네요.

하늘에서 바라본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시내.
하늘에서 바라본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시내.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위스콘신주의 주도는 '매디슨'이고요. 가장 큰 도시는 미시간 호수 서쪽에 있는 '밀워키'입니다.

[녹취: 윤병철 씨] "주도가 매디슨인데요. 매디슨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대학촌입니다. 여름 방학 때는 학생들이 다 떠나서 거의 죽은 도시가 돼요. 밀워키는 시카고라는 큰 도시가 가깝게 있고, 반쪽이 호수라서 도시가 제대로 크지 못했습니다. 다른 도시는 다운타운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는데, 밀워키는 호수 반대쪽으로만 나가게 되고, 성장 속도가 조금 더딘 편입니다. 뉴욕에서 LA 갈 때 시카고를 거쳐 가지만 밀워키는 안되거든요. 그래서 외지고, 교통량이 발전하지 않았어요. "

대신 밀워키는 미시간호와 가깝게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물이 하도 깨끗해서 맥주 회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하네요. 대표적인 맥주가 미국 식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밀러' 맥주고요. 생맥주나 수제 맥주를 파는 곳들도 많다고 합니다.

[녹취: 윤병철 씨] "그래서 여름에는 맥주의 천국입니다. 주중에도 도시에서 트럭으로 길거리에 빵 장사하듯 맥주를 팝니다. 생맥주라서 너무 맛있어요. 맥주 회사가 밀워키 경제의 10% 이상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혹시 음주율이 높지는 않을까 싶은데요. 아니나 다를까, 해마다 순위가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위스콘신주의 음주율,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높은 편이라고 하네요

[녹취: 윤병철 씨] "위스콘신이 음주율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맥주를 만드니까, 특히 맥주를 만드는 밀워키 부근이 더 높더라고요. 위스콘신주에서도 밀워키 사람들이 많이 마시거든요. "

또 하나, 요즘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무역 전쟁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죠. 오토바이의 대명사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dson) 본사도 밀워키에 있다고 하네요.

[녹취: 윤병철 씨] "할리 데이비슨 본사가 여기 있고 5년마다 한 번씩 행사를 합니다. 유명인사들 많이 오는데 실베스터 스탤론도 오고, 제이 리노도 오고,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오고. 술과 모터사이클 인생을 즐기자..."

어쩐지 한여름 밀워키를 찾으면, 짜릿하고 즐겁고 유쾌한 정취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시간이 다 됐네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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