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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다음달 파리서 정상회담...트럼프, '카쇼기' 사건 비판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열 계획입니다.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피살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은폐' 사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이 반대 세력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체포와 고문 등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정상회담을 한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3일, 밝혔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가 다음 달 파리에서 열리는데요. 이 기간에 두 정상이 회동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다음 달 양국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3일) 늦게,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마 우리는 그렇게 될 것 같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관련해, 볼튼 보좌관은 두 정상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문제를 비롯해 시리아 내전 사태, 러시아의 미국 개입설 등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지금 양국 간의 가장 첨예한 현안이라면 INF 탈퇴 문제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존 볼튼 보좌관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INF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서인데요. 볼튼 보좌관은 23일 푸틴 대통령과 약 90분간 면담한 후 "매우 포괄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NF가 뭔지 잠깐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양국 간의 조약인데요. 사거리가 500km에서 5천500km인 중·단거리 탄도· 순항 미사일의 생산과 실험,배치를 전면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 INF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20일 INF 탈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볼튼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과 면담 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발언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The problem is that there are Russian INF violating missiles in Europe now”

미국이 INF에서 탈퇴하는 것이 위협이 아니라 러시아의 미사일들이 이미 유럽에 배치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볼튼 보좌관은 또,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3년부터 INF 조약을 계속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공식 탈퇴 통보는 하지 않았지만 적절한 때에 탈퇴 통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러시아는 미국의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며, 미국의 탈퇴는 매우 위험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러시아가 양보할 경우, INF 조약이 유지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가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 INF에 잔류해야 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중국도 INF 조약에 가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향해 '카쇼기 피살'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향해 '카쇼기 피살'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은 ‘사상 최악의 은폐’라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한 발언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Bad deal, should have never been thought about it…"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생각하지 말았어야 할 나쁜 거래였다, 누군가 정말 일을 망쳐버렸고 그들은 최악의 은폐를 했다”며, “누가 그런 생각을 해냈건, 그들은 큰 곤란에 처했을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발언 중 가장 강도가 센 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가와 미국의 동맹 관계의 중요성 또한 역설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사우디 왕가 개입설과 관련, 자신은 살만 사우디 국왕이 사전에 이 사건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지만 왕세자가 여러 차례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강조하면서, 그들의 말을 정말 믿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왕세자가 지금 단계에서 사우디를 가장 많이 움직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만일 누군가가 된다면 그건 왕세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정보 관리들이 지금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건 관련 정보를 갖고 돌아오는 중이라며 최종 판단을 보류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했군요.

진행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23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쇼기 씨 피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우디 정부 관리들에 대한 비자 취소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이 처벌이 미국의 마지막 말이 아니라면서 추가 처벌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모두 몇 명이나 비자가 취소된 겁니까?

기자) 국무부가 기존 비자를 취소하거나 앞으로 비자 신청을 할 경우, 부적격자로 분류한 사우디 정부 관리는 모두 21명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들이 사우디 왕실과 정보기관, 외무부 등 인사들이라고 말했는데요. 국무부는 이들의 구체적인 면면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빈살만 왕세자도 비자 취소 대상자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관리들에 대한 비자 취소,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첫 번째 조치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조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3일, 카쇼기 씨는 사우디 정보요원들과 관리들의 사전 계획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발표하며,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던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후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사우디 왕가가 카쇼기 씨 유족들을 만났다고요.

기자) 네, 살만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가 23일 리야드 야맘마 궁에서 카쇼기 씨의 아들 살라 씨를 비롯한 유족들을 만났다고 사우디 관영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사우디 언론들은 빈살만 왕세자가 경직된 표정의 살라 씨와 악수하는 사진도 공개했는데요. AP 통신은 살라 씨는 카쇼기 씨의 활동 때문에 지난해부터 여행 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국제행사가 열리고 있죠?

기자) 네, 빈살만 왕세자가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 투자행사 ‘미래투자이니셔티브’가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있는데요. 카쇼기 씨 사망 사건으로 주요 인사와 언론사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빛이 바랬습니다. 빈살만 왕세자는 23일 오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고요. 24일에는 토론패널로도 참석했는데요. 사우디 정부가 카쇼기 씨의 영사관 내 피살을 인정한 후 첫 공식 연설이라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빈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씨 사망 사건에 대해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빈살만 왕세자는 카쇼기 씨 사건에 대한 토론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답변했는데요.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은 정당화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말하면서 현재 사우디 정부는 터키 당국과 협력해 모든 사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빈살만 왕세자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이용해 사우디와 터키 관계를 분열시키려는 조직들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어떤 조직들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벽에 아랍어로 '분열'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지난 9월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벽에 아랍어로 '분열'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팔레스타인의 인권 상황을 다룬 국제인권단체 보고서를 검토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라미 함달라 총리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내각이 24일 주례 각료회의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최신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철저한 수사와 권고 이행을 다짐했다고 팔레스타인 매체 ’WAFA’통신이 24일 전했습니다.

진행자) 휴먼라이츠워치가 새로 내놓은 보고서, 어떤 게 담겨 있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에 걸쳐 80건이 넘는 사례를 검토하고 140여 명을 면담한 결과,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이 비판 세력들을 정기적이고 조직적으로 탄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탄압을 해왔다는 겁니까?

기자) 휴먼라이츠워치 측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정파 당국자들은 페이스북에 비판적 글을 게시하거나 언론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 또는 이른바 '불온단체'에 가입하거나 활동했다는 이유 등으로 사람들을 구금, 고문, 구타 등의 행위를 해왔다는 겁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 때문에, 양쪽 모두에서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 등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은 지금 두 개의 조직이 따로 이끌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 끝에 지난 1993년 역사적인 오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의 대표 정파인 ‘파타’가 주도하는 자치정부가 들어섰는데요. 하지만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급진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압승을 거두면서, 10년 넘게 양측의 반목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마스는 현재 가자지구 지역을 독자적으로 통치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휴먼라이츠워치가 이렇게 양쪽 모두를 동시에 비판하고 나선 건 좀 드문 일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양측에 체포와 고문, 폭력 중단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집행할 것을 권고했는데요. 하지만 양측의 반목 상황 때문에 공동 수사를 벌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또, 소셜미디어업계와 인터넷 공급업체들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요구하는 당국의 요청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의 지원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의 점령 정책과 군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해왔는데요. 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유럽과 미국 등 원조 국가들에 대해, 임의 체포와 고문 등과 연루된 기관이나 단체 등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은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 반응은 나온 게 없고요. 미국 정부도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조사를 약속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23일 보고서가 나왔을 때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 모두 아무런 위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강력히 부인했었는데요. 일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은 24일 각료회의에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고 나섰고요. 하마스 측 대변인은 "우리는 고문을 자행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다"며,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서에는 많은 왜곡과 잘못된 정보가 들어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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