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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슨 전 NSC 비확산 국장] “핵물질 생산 중단과 검증이 1단계 조치…시설 폐기까지 6~12개월”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

북한이 1단계 비핵화 조치로써 핵물질 생산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검증을 허용한다면 긍정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고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이 주장했습니다. 존슨 전 국장은 지난 16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선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 증가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시설 폐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면 기술적으로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존슨 전 국장은 과거 6자회담 미국 협상단 일원으로서 북 핵 시설 사찰관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5월까지 국무부에서 이란 핵 이행 담당 부조정관 대행을 지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현재까지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십니까?

존슨 전 국장) 다소 제한된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반드시 나쁜 소식은 아닙니다. 한 동안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었다는 것은 북한이 새로운 설계와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어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고 봅니다. 원자로나 농축 시설 등 핵연료 관련 시설들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죠. 핵무기를 더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계속 축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핵 물질 생산을 중단하기 전까진 비핵화에 많은 진전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자) 북한은 최근 폐쇄한 풍계리 핵 실험장 사찰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찰단이 방문하면 되돌릴 수 없는 폐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나요?

존슨 전 국장) 문제는 사찰단을 어디서 파견할지, 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풍계리 실험장 접근 허용은 북한이 가장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조치였습니다. 이미 폐쇄된 실험장인데다 북한은 핵 무력을 이미 완성했기 때문이죠. 사찰단의 접근이 더욱 필요한 곳은 핵연료 주기를 알아볼 수 있는 영변 핵 시설 등입니다. 핵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하는 게 낫습니다.

기자)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쇄를 효과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존슨 전 국장) 영구 폐쇄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북한 핵 과학자들의 지식을 지우지 않는 한 핵 시설을 다시 세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엄격한 검증법은 있습니다. IAEA가 이란 핵 검증 과정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한 방법입니다. 환경 샘플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기술로 시설 가동 여부와 과거 작업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핵 물질 생산량과 종류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IAEA의 완전한 접근과 검증을 허용한다면 비핵화에 다가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IAEA의 검증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존슨 전 국장) 검증 대상에 따라 다릅니다. 영변 핵 시설처럼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 제조 시설에 대한 IAEA의 검증은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탄두 검증엔 IAEA가 적절한 후보가 아닐 겁니다. 핵무기가 없는 나라 출신이 많기 때문에 참여하는데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핵탄두 검증은 5개 공식 핵보유국들만 할 수 있을 겁니다.

기자) 비밀 핵 시설 존재 가능성이 늘 남는데요.

존슨 전 국장) 미국 정부가 북한 말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숨겼습니다. 미 정부는 알려진 것 외에 핵 시설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할 겁니다. 다른 국가들만 봐도 우라늄 농축을 한 시설에서만 시도하거나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이란도 그랬고 북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따라서 검증 전략엔 미신고 시설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포함돼야 합니다.

기자) 그럼 북한의 핵 신고 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요?

존슨 전 국장) 북한이 핵 신고를 하도록 할 필요는 있습니다만, 완전하거나 정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해야 합니다. 대신 검증 과정을 시작할 때 이 목록을 이용하면 됩니다. 다만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100% 전념하고 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제재 해제나 평화협정 체결과 같은 조치가 이뤄져선 안 됩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 핵 프로그램 때문에 부과된 특정 제재를 완화했지만 다른 분야에 대한 제재는 완화하지 않았습니다. 합의를 어기거나 핵 활동을 재개할 경우 즉각 제재를 다시 부과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북한에도 적용돼야 합니다.

기자) 양측이 수용 가능한 1차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는 어떤 게 있을까요?

존슨 전 국장) 먼저 북한 내 핵물질 생산 시설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것이 최선의 다음 단계일 겁니다. 원자로 가동 중단을 이끌어낸다면 긍정적인 첫 단계가 될 겁니다. 핵 물질 보유량이 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IAEA의 검증과 모니터링도 병행돼야 합니다. 또한 논의의 출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핵 시설 목록을 제공한다면 도움이 될 겁니다. 종전선언이나 제재완화가 이에 대한 상응조치가 될 수 있지만 첫 단계에선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2단계 조치로는 북한이 모든 핵 물질을 제거하도록 하는 겁니다. 미국과 국제기구가 장비 지원 등을 할 수 있지만 북한이 설계한 프로그램이므로 북한 과학자도 폐기와 검증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기자) 핵물질 생산 시설 폐기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존슨 전 국장) 제가 국무부에서 일할 때인 2007년과 2008년 저희 팀은 북한에서 핵 물질 생산 시설의 ‘불능화’에 착수한 적이 있습니다. 폐기의 절반 단계에 해당합니다. 원자로 등 북한이 가동 중단한 시설을 불능화하기 위해 파이프를 절단하거나 관련 장비를 제거하는 작업이었죠. 북한이 다소 지연시키긴 했지만 몇 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폐기의 경우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변에 있는 원자로 핵심 부분에 콘크리트를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경우 되돌릴 수도 없죠. 다만 이후 이뤄질 검증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핵물질 생산 시설 폐기의 경우 북한이 잘 협조하고 국제기구가 충분한 재원을 제공한다면 6개월~1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국장으로부터 북 핵 폐기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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